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 Salmonella enterica serovar Typhimurium과 같은 병원성 세균은 숙주의 장내에서 증식하기 위해 일반적인 장내 공생미생물과는 다른 생존전략을 구사합니다. 예를 들어 숙주가 Salmonella에 감염되면 장내 염증반응이 일어나게 되고, 이로 인해 장내 환경은 Salmonella가 좋아하는 환경으로 변하게 됩니다. Salmonella와 같은 특정 병원균만 이용할 수 있는 nutrients가 증가하며, 장내 산소가 증가하여 Salmonella가 산소를 이용한 호흡을 통해 발효를 할 때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Salmonella는 산소 이외에도 다양한 물질을 최종전자수용체로 이용하여 무산소 호흡을 할 수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본 논문에서 언급되는 주요 pathway인 fumarate respiration입니다. Salmonella와 E. coli같은 통성혐기성 세균은 일반적으로 fumarate reductase를 코딩하는 유전자인 frdABCD를 가지고 있으며, 장내 염증환경에서 증가하는 fumarate를 최종전자수용체로 이용하여 증식함으로써 산소호흡과 무산소호흡 모두를 이용한 방법으로 장내 공생미생물과의 생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가지 더.. Salmonella는 아미노산인 aspartate를 fumarate로 전환시켜 주는 효소를 코딩하는 유전자인 aspA (aspartate-ammonia lyase)를 가지고 있으며, 위의 효소를 이용하여 장내에 존재하는 aspartate를 단순한 nutrients가 아닌 최종전자수용체인 fumarate의 source로 이용하여 무산소호흡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증식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Salmonella의 숙주 감염으로 인해 활성화된 장내 면역세포가 만들어내는 활성산소 (ROS)는 장내 공생미생물을 죽이게 되고, 미생물이 파괴되면서 발생되는 aspartate는 fumarate의 주요 source로 이용됨으로써 최종적으로 장내 미생물이 Salmonella에게 경쟁자가 아닌 오히려 증식 이점을 가져다 주는 형태가 됩니다. 저는 본 연구를 통해 Salmonella가 숙주의 장내 아미노산을 이용하여 증식하는 새로운 생존전략을 발견하였고, 이를 통해 아미노산 관련 대사의 흐름이 보여주는 새로운 관점의 병원균-장내 공생미생물-숙주의 상호작용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Salmonella Typhimurium은 E. coli와 함께 가장 오랫동안 연구된 미생물 중 하나이며 현재까지도 전세계의 수많은 연구자들이 매일 다루는 우리에게는 아주 친숙한 병원성 세균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in vitro조건에서 많은 실험이 이루어 졌으며, 숙주의 장내 환경에서 장내 공생미생물과 숙주와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 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현재까지 발견된 모든 in vitro실험 결과들을 숙주의 장내 유사 환경에서 한번 더 검증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얘기이며, Germ-free 마우스 등을 이용한 연구까지 포함한다면 기존에 쌓인 방대한 양의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한 완전히 새로운 분야의 문이 열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약간 old한 방식의 연구라고 보여질 수도 있고, 연구의 세계에 막 발을 들인 분들께는 조금 덜 흥미로울 수 있지만 미생물이 모든 세포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이며, 가장 완벽한 single-cell organism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 본 연구의 대부분이 진행된 곳은 미국 남부 테네시주에 위치한 밴더빌트대학교병원 (Vanderbilt University Medical Center)입니다. PI인 Dr. Mariana Byndloss는 UC Davis에서 Postdoc을 하던 시절 저의 사수 였고, Vanderbilt에서 offer를 받은 후에 이직하여 함께 연구실을 open하고, 셋팅하며 고생을 함께한 저의 베프이자 존경하는 과학자입니다.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Vanderbilt University는 의생명과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성과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는 기관이며, Vanderbilt University Medical Center는 미국 남부에서 손가락 안에 꼽히는 최고의 병원이자 연구기관으로서 임상의와 기초과학자 모두가 함께 직/간접적으로 교류하며 디스커션을 하고, 공동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항상 열려 있는 곳입니다. Dr. Mariana Byndloss 연구실은 병원성 세균 (Salmonella Typhimurium)이 숙주의 대장 내에서 어떻게 공생미생물 및 숙주와 상호작용하며 증식하고 최종적으로 질병을 일으키는지를 다양한 실험동물 모델을 이용한 동물실험 및 분자생물학적 실험 기법을 이용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구식 고지방 식이와 같은 부적절한 식이 및 항생제 오남용으로 초래된 장내 미생물 군집의 불균형 (Gut dysbiosis)이 다양한 인체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Vanderbilt에서는 최초로 Germ-free mouse 시설을 구축하였고, 시설이 크지는 않지만 독립적으로 관리하며 사용하고 있어 얼마든지 원하는 실험을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병원을 통해 실험에 필요한 다양한 환자의 샘플을 제공 받을 수 있고, 언제든지 최신의 연구시설 및 장비들을 사용할 수 있는 연구 친화적인 환경은 의생명과학을 전공하는 연구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젊고, 유능하고, 열정적인 PI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연구 성과가 많이 기대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 연구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연구를 막 시작했던 대학원 시절과 Postdoc 초반에는 제가 직접 한 실험들의 결과를 확인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보람과 희열을 느꼈지만, Postdoc 후반과 PI로서 제자들을 가르치는 지금은 제가 지도한 학생들이 대학원 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볼 때 연구자로서 새로운 보람과 뿌듯함을 느낍니다. 이전의 나와 지금의 내 모습 중에 어느 것이 연구자로서 더 행복했던 나였는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가끔은 연구실에서 “아아”를 마시며 정신없이 신나게 논문을 찾고, 선후배들과 디스커션하며 새로운 실험들을 디자인하고, 한바탕 싸운 후에 밤늦게 까지 소주 한잔 하며 풀어버리던 그 시절 열정적으로 공부하던 제 모습이 많이 그립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어엿한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인정받고 제자들을 가르치며 새로운 연구프로젝트를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제 모습에서 새로운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앞으로 제가 연구할 수 있는 남은 시간동안 주변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함께 노력하며 성장할 수 있는 “파이팅” 있는 연구자로서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인체 내 미생물 군집유전체를 다루는 학문으로서 인체 대부분의 질병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나 자세한 메커니즘은 알려진 것이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아직은 발전 가능성이 무한히 열려 있는 학문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작게는 미생물 연구부터 시작해서, 숙주 세포와 그들의 면역시스템, 미생물-미생물, 미생물-숙주 상호작용, 장내 환경에 영향을 주는 식이, 항생제 및 스트레스까지 다양한 각도에서의 접근이 필요한 학문입니다. 우리 몸에 살고 있는 미생물의 종류가 수천종이 되고, 현재까지 알려진 질병도 무수히 다양하며 남녀노소 그리고 생활 환경에 따라 장내 미생물의 종류와 양도 천차만별 이기에 아직은 알려진 것이 없고, 그만큼 공부가 많이 필요하지만 다양한 인체질병을 예방, 진단 및 치료하는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학문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미생물학, 세포생물학, 분자생물학 공부를 시작으로 면역학 및 관련 논문을 읽으며 꾸준히 공부하면서 마이크로바이옴의 세계에 빠져드시면 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Science는 collaboration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내 주변사람들 모두가 함께 성장해야 좋은 연구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라는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경쟁 보다는 “응원”과 “배려”의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며 행복한 연구 생활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착하게 살아야 복이 들어옵니다. ^^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 저는 현재 POSTECH 생명과학과에서 조교수로 재직중이며 마이크로바이옴과 인체질병의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장내에 서식하고 있는 세균의 대사체계 및 병원성 유전자 발현 패턴 그리고 그들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인체의 건강 및 질병에 주는 영향을 연구할 때 보통 숙주의 면역시스템을 들여다 봅니다. 장내 미생물이 생산하는 대사산물이 숙주의 면역시스템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고, 최종적으로 숙주가 질병을 얻게 되는 과정을 연구하시는 분들은 많지만, 가장 기본적인 미생물 자체에 대하여 연구 하시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저는 장내에 서식하고 있는 다양한 미생물들의 생활사를 연구하며 이들의 대사체계와 서로 간의 상호작용을 이해함으로써 인류가 아직 정복하지 못한 다양한 질병의 치료제로서 마이크로바이옴이 이용될 수 있도록 그 토대를 마련하는 기초연구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 본 연구의 시작은 제가 2017년 9월 UC Davis School of Medicine에 Postdoc으로 있을 당시입니다. Dr. Andreas Baumler 연구실에서 미국 생활을 시작하였고, 이곳에서 Postdoc으로서 처음으로 낸 아이디어가 드디어 7년만에 빛을 보게 되어 요즘 아주 큰 후련함과 행복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마지막으로 제 1저자로서 발표하는 논문이 되기에 저에게는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Andreas와 함께 아주 커다란 Salmonella metabolism 지도를 펼쳐 놓고, 커피를 마시며 3시간 동안 함께 화살표를 따라다니며 본 연구의 아이디어를 제안하게 되었고, 이제 막 한국에서 날아온 영어도 잘 못하는 fresh한 Postdoc을 전폭적으로 신뢰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Dr. Andreas Baumler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이후 연구가 마무리 될 때까지 가까운 친구로서 때로는 연구 동료로서 저를 늘 지지해 주었던 Vanderbilt University Medical Center의 Dr. Mariana Byndloss 교수님께도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본 연구를 마무리 하는데 마지막까지 애써준 공동 제1저자인 제 부사수 Nicolas Shealy 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 그의 연구 여정에 펼쳐질 희망차고, 밝은 내일을 응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큰 힘이 되어 주는 사랑하는 저의 아내이자 우리 아이의 엄마 그리고 저의 영원한 베프 박부경님께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Salmonella Typhimurium
# Microbiota-Pathogen-Host Interaction
# Anaerobic fumarate respi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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