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암은 전 세계적으로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수술, 항암 화학 요법, 방사선 치료 등의 방법이 사용되어 왔습니다. 최근에는 환자가 가지고 있는 자체적인 면역 체계를 활성화시켜 암 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인 면역 치료법이 개발되어 항암치료의 패러다임을 혁신하고 있습니다.
이중항체 기술은 이러한 면역 치료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기술 중 하나로, 두 개의 서로 다른 항원을 동시에 결합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T세포 결합 이중항체 (Bispecific T cell engager, TCE)는 T세포와 종양 세포를 동시에 연결해 T세포가 종양을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형태로, 최근 몇 년 사이에 많은 T세포 결합 이중항체들이 FDA 승인을 받으며 항암 면역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술은 혈액암 치료에는 뛰어난 효과를 보이지만, 고형암 치료에는 적용이 어렵습니다. 이는 고형암의 경우, 충분한 수의 T세포가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하더라도 기능적으로 탈진 상태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중항체가 고형암에서도 효능을 보일 수 있도록 하는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수행한 연구는 Fc-결합 IL-7 재조합 단백질(rhIL-7-hyFc)이 고형암에서 종양 내 CD8 T 세포의 환경을 변화시켜 이중항체의 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고형암에서 CD8 T 세포의 수와 기능이 이중항체의 효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규명하고, IL-7 치료제를 통해 이를 조절하여 이중항체의 항암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저는 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 세포면역학 연구실에서 이승우 교수님의 지도하에 연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주로 동물 모델을 활용하여 기초 면역학 연구와 면역치료법 개발에 주력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오가노이드 시스템, 유전체 분석, 바이오인포매틱스 등 다양한 실험 기법을 도입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또한, 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임상 샘플에서 도출된 가설을 동물 모델을 통해 검증하는 중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 속에서 테크니션 선생님들의 전문적인 지원 등 여러 가지 연구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어서 동기부여가 명확한 학생들이 스스로 연구를 이끌어 나가기에 이상적인 조건의 연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점차 복잡해지는 기술의 발전 속에서 면역학 분야에서 연구 활동을 하는 것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과제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유전체 분석 기술의 발달로 인해 생물학적 빅데이터들이 등장하고 이러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기 위해 생물정보학이 필수적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주로 실험을 통해 연구를 진행했던 연구자가 생물정보학에 대해서도 전문성을 갖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른 연구자들과의 협업과 유연한 사고방식이 점차 필수적으로 느껴집니다.
이번 연구 역시 다양한 협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습니다. 저희 연구실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강원대학교, 네오이뮨텍, 제넥신 및 여러 의료기관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여러 기관과 개인의 도움을 받아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이러한 도움들을 다행히도 의미 있는 연구결과로 도출할 수 있었다는 것에 기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대학원 생활이 참 쉽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입니다. 저 역시 대학원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에,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후배들에게 몇 마디 전하고 싶습니다. 이제와 대학원 과정을 돌이켜 보았을 때, 생각이 나는 것은 성장하고 있을 때에는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잘 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저 역시 처음 연구를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현재의 제가 확실히 성장한 부분이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창 연구를 진행할 때는 제가 성장하고 있다고 많이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실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대학원 과정이 버겁다고 느껴질 때에는 이 길이 맞는 건가 의심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아가다 보니 어느새 주도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논문이라는 결실을 맺고, 성장한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배 분들이 있다면, 지금 당장 눈 앞이 어둡고 힘들더라도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조금은 성장한 자신을 보며 신기해 할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연구에서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IL-7과 이중항체의 병용 투여가 인간의 종양에서도 유효할 지에 대해 직접적으로 확인하지 못한 것입니다. 향후 연구에서는 임상 샘플을 활용하여 이 부분을 검증하고, 가능하다면 임상 시험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앞으로는 중개 연구를 통해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연구 과정에서 아낌없는 조언과 세심한 지도를 해주신 이승우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세포면역학 연구실의 모든 구성원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항상 응원해 주시고 힘이 되어주신 가족분들과 제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도 진심 어린 고마움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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