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줄기세포는 재생의학적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도구이자 타겟입니다. 현재 소위 말하는 ‘세포치료제’는 대부분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윤리적 이슈에서 자유로운 성체줄기세포 중, 중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stromal cells, MSCs)는 쉬운 접근성, 대량생산성, 낮은 면역원성, 분화 유연성, 보관성 때문에 재생의학 분야에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으며 현재도 진행중에 있습니다. 중간엽줄기세포 활용 초기, 학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이식, 생착, 생존, 분화, 재생으로 이어지기 보다 오히려, 대부분 이식부위로의 불안전한 생착과 매우 낮은 생존율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럼에도 파라크린 기작에 기반한 치료효과를 보여주는 많은 연구와 전임상, 초기임상 시험들이 있습니다. 물론, 유효성과 안전성에서 부족한 일관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다양한 전략들을 접목하여 보완하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파라크린 효과라는 패러다임 변화를 거치면서, 줄기세포 유래 배양액(Conditioned medium)과 엑소좀(Exosome)을 포함하는 세포외 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를 활용한 연구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살아 있는 세포를 이식하는 것이 아닌 줄기세포 유효 분비물(trophic factors, cytokines, extracellular matrix (ECM) components, and several types of vesicle, etc.)을 활용하는 cell-free 접근입니다. 살아있는 줄기세포 이식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세포가 없는 세포치료제’라 할 수 있습니다.
시작은 생체거대분자 전달 시스템이었습니다. 정확히는 세포를 키운 배양액내 유효물질들을 나노 및 마이크로 사이즈 전달체에 담지하여 외부환경 각종 요인들로부터 보호받으며 전달체로부터 약물 방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출발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바이오의약품으로 단백질과 같은 거대분자를 사용하는 것은 고순도로 정제된 것들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줄기세포 배양액은 분비 거대분자들 외에도 수많은 salt들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약물전달시스템이나 조직공학적 활용에는 상당한 제약을 가져옵니다. 특히, 이러한 유효물질들이 상당히 진보된 현재의 다양한 전략/기술들이 활용될 수 있음에도 제조공정에서 여러가지 극복해야 할 장애들이 생깁니다. 저희 방법을 통해 검증한 결과, 동결건조된 10 mL 배양액의 무게는 165~185 mg이였고 이중, 분리된 거대분자들의 무게는 3~5 mg 즉, 무게대비 전체의 2~3%에 불과했으며, 95%이상의 salt가 대부분의 무게를 차지하였습니다. 현재 연구에서 저희가 중점을 두었던 것은 다재다능한 줄기세포 분비 유효물질 확보 및 활용에 있어 단순성과 효율성, 실용성이었습니다. 즉, 조직공학적 접근과 약물전달에서 대표적으로 응용되는 주입식 하이드로젤과 나노입자에 적용할 수 있는, 그러면서 제조 간소화 및 활용 유연성, 제어가능성, 시간과 비용절약, 실현가능한 원천물질을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하나, 이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것은 치료제 개발경쟁이 치열한 ‘엑소좀(Exosome)’ 이었습니다. 현재 다양한 전략과 기술로 꾸준히 향상되고 있지만, 전통적인 방법의 엑소좀 분리는 다소 낮은 생산량(yield)과 순도, 많은 시간, 노력, 비용이 요구됩니다. 예를 들어, 10 mL의 줄기세포 배양액으로부터 분리된 엑소좀내 단백질의 무게는 0.01mg 미만입니다. 대부분의 in vivo 실험에서 마우스 한 마리 당 유효 엑소좀 단백질 도스(Dose)가 0.01~0.1mg임을 감안, 더 나아가, 인간에게 적용해야 할 유효 도스는 이보다 훨씬 높은 것을 감안하면 다른 이슈들을 차치하고 엑소좀의 대량생산 방법 개발은 시급한 과제입니다. 생산 및 분리 공정에서의 복잡성, 보관성에서도 상당한 기술집약적 접근이 요구되어집니다. 반면, 현재 연구에서 사용된 알코올을 사용한 침전 방법은 누구나 접근가능한 널리 알려진 단순한 공정입니다. 물론, 유효성과 안전성에서 엑소좀과의 비교 연구가 더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제조공정을 고려했을 때, 현재 연구에서의 방법은 활용 접근성에서 강점을 갖습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재 방법은 엑소좀이나 탈세포화된 세포외기질(Decellularized extracellular matrix)을 활용하는 접근과 마찬가지로, 구성하고 있는 생리활성물질들과 관련 생물학적 기작이 규명되어야 할 숙제를 여전히 갖고 있습니다. 본 논문은 알코올을 사용한 침전 방법을 활용하여 파우더 형태의 줄기세포 분비 유효물질을 확보하였고, 파우더 형태의 장기보관성, 해당 파우더의 유효성과 안전성, 재생능을 프라이머리 케라티노사이트 통해 검증하였습니다. 부수적으로, 이종 유래 혈청이나 단백질 또는 feeder 세포가 필요한 전통적 케라티노사이트 배양법이 아닌, 인간 줄기세포 분비물질을 적용하여 xeno-free 환경에서의 장기배양과, 이 세포를 인간 fibroblast와 함께 배양하여 체외 피부 표피조직 재건 가능성을 검증하였습니다. 약물 전달 전략으로, 상처치료를 위한 주입식 하이드로젤 시스템과 헤어 재생을 위한 나노입자 중재 피부투과로 피부 재생의학적 접근으로 중간엽줄기세포 유래 유효물질들의 치료능과 재생능을 검증하였습니다. 현재 논문전에 중간엽줄기세포 유래 분비물과 관련하여 상당한 연구데이터와 선행논문들이 있었습니다. 국내 줄기세포 분야 최고 전문가중 한 분인 유승권 교수님을 통해 많은 공부와 학문적 조언을 받았고, 이렇게 축적된 database와 다양한 전문성을 갖은 저자들의 지식과 경험이 합쳐져 검증 가능했던 아이디어였습니다. 이 간단한 cell-free 재생의학적 접근을 통해, 중간엽줄기세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줄기세포 및 기능성 세포들의 분비물을 다기능성 치료물질 및 생체재료로 활용함으로써 다양한 임상 환경에서의 광범위한 적용 유연성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의 배경은 생물전공과 생체재료를 사용하는 약물전달시스템과 조직공학 석사 연구를 하였고 이의 공정화를 위한 디바이스 활용 및 시스템 설계를 위해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하였습니다. 이후, 줄기세포를 활용 및 표적으로 하는 응용은 박사학위가 끝나고 고려대학교 기능조절 실험실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박사과정이란 생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책임 교수님의 배려 덕분에 줄기세포 및 이를 활용한 재생의학분에서 다양한 공부와 많은 경험을 하였습니다. 현재는 가톨릭 의과대학 기능성 세포치료센터에서 세포, 단백질, 유전자 등을 활용하는 바이오 의약품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다학제간 융복합을 위한 길을 걷고 있습니다. 두 기관 모두 국내 대표적인 각분야 연구자분들의 다학제간 융복합을 위한 유기적 협력이 가능한 시스템과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앞서 말씀드렸듯, 저는 학제간 융복합을 하고 싶어 자연대, 공대, 의대를 오가며 다양한 공부와 경험을 쌓았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학제간 융복합이 중요한 시대이지만 아직까지 국내 환경은 매우 보수적이지 않나 생각을 해봅니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하는 동안 느낀 것은 학문간 이동 및 접목의 자연스러움과 환영이었습니다. 새로운 발상을 하고 새로운 영향을 줄 수 있는 학풍을 많이 보았습니다. 반면, 국내에서는 이것이 매우 제한적이고 보수적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과 미래 먹거리를 생각했을 때, 더 이상 Second follower가 아닌 First mover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각 분야에서 정보제공과 교육은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는 시대이고 더 세분화, 전문화되어 진화해 가고 있습니다. 더구나, 실용적인 측면보다는 화려하고 이슈성이 있거나 그때그때 트렌디한 연구주제가 학술저널 영향지수나 연구수행평가에 더 반영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학제간 융복합이 시대적 사명인 만큼, 계속해서 업데이트 되는 학술적 트렌드를 공부하고 적응하며 각분야의 새로운 기술들을 계속해서 접목하는 노력과 그 결과에서 오는 보람은 충분한 가치와 비전이 있다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현재 연구는 간단히 공학적 마인드가 많이 작용한 연구 방향이었고 결과였습니다. 이 뒷배경에는 각 분야의 복잡한 학문적 배경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제 다양한 학문적 배경과 경험에서 온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수많은 연구결과를 통해 검증되어 온 훌륭한 치료 유효물질을 얼마나 간단하고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와 이렇게 확보된 치료 후보물질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느냐, 다음으로 조직공학용 제재 적용에서 이 물질의 활용 유연성을 검증한 것입니다. 많은 검증이 필요하지만 Proof of concept 연구이자 실현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연구입니다. 생물, 재료, 전자 등의 전공을 거치면서, 바이오 의약품 개발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각 분야에서 들여다보는 관점의 다름과 복합유연적 경험과 도전의식이 없을 시, 하고 있는 연구들의 진행에서 두려움, 다른 접근 방법 거부, 정체, 포기 등을 직간접적으로 많이 경험하였습니다. 물론, 필요에 따라, 목적에 따라, 상황에 따라 이 관점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각도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그리고 한 분야에서의 장애가 다른 분야에서는 쉽게 풀릴 수 있는 그러한 경험을 갖고 싶다면 다른 전공으로의 도전을 두려워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입니다. 특히 내가 하고 있는 것에 전문성을 갖고 있지 않은 다른 분야의 관점이나 이야기도 충분히 좋은 아이디어와 문제해결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 혁신적 아이디어가 나온다 믿습니다). 앞으로는 국내로 진학하시는 분들도 그렇고 해외로 진학하시는 분들도 이와 같은 많은 경험을 직간접적으로 겪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미래 세대는 생물, 물리, 화학, 재료, 전자, 의약 등 다양한 학문분야의 융복합을 통해 손상된 조직을 치료 및 재생하고, 집약된 첨단 기술적 수단을 동원하여 치료전략의 실체화를 위한 플랫폼들을 개발하고, 이를 안전/안정하게 상품화 및 대량화까지, Bench to Bedside까지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첨단의료 융복합을 위해 여러 기능성 재료 및 시스템 개발을 바탕으로 재생의학적 접근에서, 다양한 분야들의 장점을 융합하기 위해 15년 이상 연구 경력을 쌓았고,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 줄기세포 활용과 내인성 줄기세포 활성화를 위한 재생의학을 재생공학으로 치환하기 위한 연구들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이는 세포 및 유전자, 단백질 기반 바이오의약품 개발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연구들입니다. 앞으로의 행보가 여러가지 환경에서 어떻게 진화될지 모르겠으나 제가 할 수 있는 여건안에서 학제간 융복합에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현재 연구는 1저자들을 필두로 각 공동저자들의 수많은 실험 결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각각의 파트에서의 전문성과 경험을 갖은 연구자들이 만들어 놓은 결실입니다. 저는 그저 이들의 전문성에 근거한 결과들을 모아놓은 역할을 하였고, 특히, 고려대 유승권 교수님의 축적된 전문성과 경험들이 바탕이 되어 한편의 결과물로 출판되었습니다. 다시한번, 모든 저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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