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은 최근 들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약 5% 정도의 플라스틱만이 회수 및 재활용이 되며, 70% 이상의 플라스틱은 매립되거나 자연으로 유출되고 있습니다. 특히 폴리우레탄은 우수한 물성으로 인해 핸드폰 케이스, 신발 밑창, 의료 기기, 자동차 부품 등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으나 상용화된 재활용 기술이 없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수명이 다한 폴리우레탄은 대부분 매립되거나 무분별하게 버려져 환경 오염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해당 논문에서는 폴리우레탄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생분해가 가능한 생체 복합 폴리우레탄을 개발하였습니다. 폴리우레탄을 분해할 수 있는 박테리아를 포자 형태로 고분자 가공 과정에서 첨가하였습니다. 고분자 가공 과정은 섭씨 135도 이상의 고온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세균은 살아남기 힘듭니다. 따라서, 본 연구팀은 진화공학적 접근방법을 이용하여 박테리아 포자의 열안정성을 극적으로 향상시켰습니다. 개량된 포자는 고분자 가공 과정 이후에도 100% 가까이 살아남았습니다. 또한, 박테리아 포자는 고분자 강화제로 작용하여 폴리우레탄의 인장 물성(toughness)을 37% 향상시켰습니다. 기존의 생분해성 폴리우레탄들은 일반적인 폴리우레탄에 비해 물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폴리우레탄의 응용 분야 및 제품 수명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생분해성 생체 복합 폴리우레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오히려 박테리아 포자가 고분자의 인장 물성을 향상시키는 결과를 최초로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본 연구에서 사용한 고분자 가공 기술은 고온 용융 압출 방식으로, 고분자 제품을 만들 때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이며, 향후 파일럿 또는 산업 규모로의 대량화가 용이한 기술입니다. 마지막으로, 폴리우레탄 내에 담지된 박테리아 포자는 생물학적인 활성이 없는 동면 상태입니다. 따라서, 박테리아 포자가 함유된 폴리우레탄 제품을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때는 생분해가 시작될 가능성이 낮습니다. 생체 복합 폴리우레탄이 매립 또는 투기 되었을 때, 토양에 있는 영양분이 포자를 활성 상태로 깨워야 생분해가 시작됩니다. 활성 상태로 전환된 박테리아는 폴리우레탄의 생분해를 2배 이상 촉진하였으며, 생체 복합 폴리우레탄이 5개월 만에 90% 이상이 분해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박테리아는 인체 및 자연에 무해한 고초균입니다. 고초균은 프로바이오틱 제품으로 섭취되고 있으며, 각종 발효 식품에서 발견되는 인체에 유익한 박테리아입니다. 따라서, 본 연구팀이 개발한 생분해성 생체 복합 폴리우레탄은 인체 및 자연에 유해하지 않고, 토양에 버려진 이후에 생분해가 시작되기 때문에 제품 수명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향상된 물성을 바탕으로 고분자의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유망한 생분해성 대체재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거대 글로벌 화학 기업인 BASF와의 협업을 통해, BASF에서 실제 판매하고 있는 폴리우레탄을 연구 전반에 걸쳐 사용하였습니다. 물성이 검증된 상용 폴리우레탄의 인장 물성을 한 단계 더 향상시키는 동시에 생분해성까지 향상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소속의 Jonathan Pokorski 교수 연구팀 및 Adam Feist 박사 연구팀을 중심으로, BASF 및 University of Georgia 소속 Jason Locklin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수행되었습니다. Pokorski 교수팀은 생체 물질과 고분자를 결합시킴으로써 기존의 고분자가 보일 수 없는 복잡한 생체 활성을 고분자에 도입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생분해성 고분자, 자극반응형 고분자, 항균 고분자, 전도성 고분자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Feist 박사팀은 자동화된 진화공학 플랫폼을 이용하여 박테리아의 형질을 개량하는 연구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BASF는 다양한 폴리우레탄 제품을 개발 및 판매하고 있으며, 생분해성 폴리우레탄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Locklin 연구팀은 본 연구에서 폴리우레탄의 생분해를 정량 평가하였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위에서 소개한 네 연구팀 간의 긴밀한 협업이 있었기 때문에 본 연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본 과제를 지원해 준 미국 Department of Energy 관계자들도 매월 열리는 공동 연구팀 간 온라인 정기 미팅에 자발적으로 참석하여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본 논문의 공동 1 저자인 Feist 연구팀 소속 노명현 박사님(현 KRICT 소속)과의 공동 연구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같은 한국인 연구자를 만나 더욱 긴밀하게 공동 연구를 할 수 있었고, 연구 외 여가도 종종 같이 즐기면서 즐겁게 공동 연구를 했던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생체 물질과 합성 재료를 결합하는 Engineered Living Materials(ELMs) 분야는 굉장히 유망한 분야입니다. 생체 물질들은 자극반응성, 자가치유력, 자가변형력 등 합성 재료가 가지지 못하는 복합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합성 재료들은 물리/화학적인 특성을 인간이 조절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둘을 결합한다면 각각의 개별 물질로는 달성할 수 없는 상승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연구를 수행하며 화학, 생명공학, 재료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고 향후 커리어가 다양해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 및 플라스틱 재활용 연구는 미국에서 점차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National Science Foundation, Department of Energy 등의 기관에서 관련 과제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생분해 실험 자체가 수개월 동안 모니터링 해야하는 경우가 많고, 재현성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엄격하게 통제해야 하는 등 어려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본인이 개발한 물질이 실제로 점차 분해되는 것을 볼 때 느낄 수 있는 보람도 있습니다.
ELM이나 친환경적 플라스틱 분야로 유학을 준비하신다면 좋은 기회가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후속 연구를 통해 파일럿 규모에서 생체 복합 폴리우레탄을 제작하고 인장 물성 및 박테리아 포자의 활성을 분석 할 예정입니다. 또한, 폴리우레탄 뿐 만 아니라 다른 고분자로 범위를 확장하여 생분해성 생체 복합 고분자를 개발할 예정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해당 연구에 대해 궁금한 부분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Biodegrad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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