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수차례의 인플루엔자 팬데믹 기간 동안 5천만 명이 넘는 인류가 사망했으며 다양한 사인들 중 하나는 호흡기 세균 중복 감염 (Secondary bacterial infection)으로 인한 균혈증 및 폐렴 등과 같은 질병들이었습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COVID-19)에서도 세균 중복 감염으로 인한 사망 환자들이 많이 보고되었습니다. 다양한 항생제 개발 및 약물 처리를 통해 현재는 사망률이 많이 감소되었지만 새로운 항생제 저항성 세균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면서 여전히 세균 중복 감염에 대한 치료법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따라서 세균 중복 감염을 유발하는데 관여하는 신체적 원인 인자를 찾아 불활성화 및 억제시키는 방법들이 최근에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많은 연구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호흡기 상피세포는 구조적으로 외부환경과 맞닿아 있어 다양한 외부 자극, 유해물질, 병원체들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1차 방어벽입니다. 이런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호흡기 상피세포에서 많은 연구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저는 직접적으로 바이러스나 세균이 가장 먼저 노출되는 호흡기 상피세포에서 세균 중복 감염에 관여하는 원인 인자를 찾고 초기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대표적 호흡기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상기도 및 하기도 상피세포에 감염하여 단백질체학 분석 (Proteomics analysis)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 시 호흡기 상피세포의 다양한 세포 수용체 중 CD47 (Cluster of Differentiation 47)의 발현이 증가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더불어 바이러스 감염 시 세포 연접 (Tight junction) 단백질 중 하나인 ZO-1 (Zonula Occludens-1)의 발현이 감소되어 세포 장벽 기능이 저하되면서 호흡기 공생 세균인 Staphylococcus aureus (S. aureus)의 중복 감염의 유발이 증가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바이러스 감염 시 호흡기 상피세포의 CD47이라는 세포 수용체가 S. aureus 표면 단백질인 FnBP (Fibronectin Binding Protein)의 부착 (Attachment) 장소로 역할을 하여 세균 중복 감염을 유발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부착 현상은 세균의 상피세포 내부로의 침입 (Invasion) 정도에도 영향을 주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를 통해 세균은 혈액 내로 이동되어 균혈증 (Bacteremia)을 유발하면서 전신 세균 감염을 발생시켜 마우스 생존률 (Survival rate)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대식세포의 포식 작용을 회피하기 위해 암세포 표면에서 발현된다고 알려져 있는 CD47의 역할과는 달리 호흡기 상피세포에서의 CD47의 새로운 역할을 확인하였다는 점 또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생체외ᆞ내 (In-vitro, In-vivo) 모델에서 호흡기 상피세포를 구성하는 세포인 섬모세포 (Ciliated cell) 특이적 CD47 결핍 또는 중화 항체 매개 CD47 불활성화가 바이러스 매개 세균 중복 감염에 의한 생존률, 염증 정도 및 병증을 최대 45%까지 개선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CD47이라는 단백질이 세균 중복 감염에 의한 다양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후보 물질로 사용될 수 있음을 밝혔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유지환 교수님의 지도를 받아 석사 및 박사 학위 과정을 수행하였으며 8월 학위수여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저희 실험실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본인이 하고 싶은 연구를 교수님께서 전적으로 지지해주신다는 점이며 그로 인해 저 또한 무사히 연구를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편안한 분위기에서 실험실 동료들과 생활하면서 연구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큰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제가 생활하고 있는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 (ABMRC)는 여러 최신 실험 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브란스 병원과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 연구에서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의 도움으로 환자 검체를 제공 받아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적 수준의 동물사육실과 ABSL-2, 3등급 시설이 위치하고 있어 원활한 마우스 공급이 가능하며 원하는 시기에 감염 실험이 가능하기에 이번 연구가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최근 코로나19 사태처럼 예고 없이 찾아오는 다양한 호흡기 감염병들이 인류 역사에 있어 수차례 있었으며 많은 대비와 예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가 컸던 것 같습니다. 이번 사태에서 명확한 치료제가 없어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고 앞으로 언제 어떻게 불시에 찾아올 지 모르는 호흡기 감염병을 예방 및 치료법 개발에 이바지하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수많은 연구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밝혀지지 않았던 부분을 발견하고 이를 인정받아 최종적인 논문 게재 승인을 받았을 때 매우 뿌듯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본인이 관심있는 분야를 실제로 직접 연구한다는 것은 여러 생각이 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어렵다, 힘들다’ 라는 생각을 수차례 했던 것 같습니다. 혹시 이러한 고민을 하는 후배분들이나 학생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정말 원하고 흥미 있는 연구를 해야 예상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거나 고난에 빠지더라도 다른 상황에 비해 더 빨리 극복하고 다시 고민할 수 있게 되는 것 같고, 논문 또한 흥미를 갖고 더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긍정적인 사고를 많이 가지셨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저 또한 많이 부족한 부분이지만 실험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았을 때도 돌이켜보면 단순한 실수나 원인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정말 힘들고 마음을 다스리기가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누구나 매번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다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분명 연구 생활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해당 연구실에서 후속 과제로 진행 중인 항바이러스 관련 주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 후에는 학위 과정 동안 진행했던 연구와 함께 보고 느꼈던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중개면역학 연구를 통해 새로운 치료법 개발 등과 같은 더 넓은 시각에서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연구를 넓혀 나가고자 생각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학위 과정 동안 다사다난한 일들이 많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는 저 혼자만의 결과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연구 초반에 실험적인 세팅에 있어 고생을 많이 했었고 좌절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항상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시고 여러 방면에서 해결책을 알려주신 지도교수이신 유지환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이번 연구를 진행하면서 많은 가르침을 주시고 제가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여러 방면에서 도움을 주신 정연욱 연구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두 분이 없었더라면 이번 연구를 무사히 마무리 짓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실제 환자 검체를 이용하여 바이러스 감염 실험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김창훈 교수님, 조형주 교수님, 그리고 Revision 기간에 많은 도움을 주신 나민석 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매일 동고동락하면서 같이 지내 온 지민, 다은, 승한, 태현, 경은, 우성이에게도 실험적, 생활적인 측면에서 많은 도움을 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 인터뷰를 작성하는 이 시점에도 열심히 본인 연구를 하는 우리 실험실 동료들에게도 머지않아 좋은 결과들이 찾아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학위 과정 동안 너무 많은 분들께 제가 해온 것에 비해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너무 많아 한 분씩 언급하기 힘들지만, 힘들 때마다 여러 방면에서 위로와 힘이 되어 주셨던 분들께 한 분씩 찾아 뵙고 인사 드리면서 제가 받았던 부분들을 앞으로 조금씩 보답하며 살아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불확실한 긴 여정을 시작 할 때 저의 선택과 미래를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고 항상 옆에서 힘이 되어주는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