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비만으로 인한 당뇨병 등 만성대사질환과 심뇌혈관질환은 현대 사회의 가장 흔한 사망원인입니다. 또한, 비만은 최근 몇 십년동안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현대 가장 중요한 보건 문제입니다. 비만의 가장 중요한 발병 원인은 과도한 식욕에 의한 해로운 식습관입니다 식욕을 조절하는 뇌중추에 대한 여러 연구들 중에서 본 연구는 인간과 가장 유사한 원숭이에 대해 가측 시상하부 (lateral hypothalamus)의 신경을 화학유전체(chemogenetics) AAV 바이러스 방법으로 조절하여 식욕 조절을 입증한 논문입니다.
특히 이 연구는 쥐에서도 같은 가측 시상하부에 대해 식욕 역할을 규명하여 발표했던 연구결과(2023 Nature Communications)를, 환자 적용으로 확장하기 위해, 인간과 유사한 원숭이에서 같은 역할을 다시 검증했다는 중요한 의학적 의미가 있습니다.
이 논문은 여러 기관들의 긴밀한 협력으로 가능했습니다. 2018년 한국뇌신경과학회 포스터장에서 우연히 국가영장류센터 이영전 박사님을 만나고, 이후 수차례 서로 찾아가고, 국가/민간 과제를 시도하고 실패 끝에 국가과제에 선정되어 연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원자력의학원, 인천대학교의 여러 연구자들이 각자 전문분야 역할을 맡아 수행한 다기관 협업연구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특히 부드럽고 배려 깊은 리더십을 보여주신 국가영장류센터 이영전 박사님 덕분에 가능했던 연구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이영전 박사님께 무한한 마음을 전합니다.
[2018년10월 이영전 박사님과 함께]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뇌인지과학과, 의과대학 의과학과/해부학교실의 Functional Neuroanatomy of Metabolism Regulation 은 동물 모델 연구와 임상시험 각각의 독특한 실험적 장점을 활용하는 중개 연구를 수행합니다. 동물모델에서는 생물학적인 기전을 직접적으로 규명할 수 있는, 수술적 모델, 약물 투입 모델, 질환 모델, 유전자 조작 모델 등을 활용합니다. 임상시험을 통해서는, 설문지, 인지 과제, 표현형 평가들을 사용하여, 종합적인 신경기능분석을 수행합니다. 인간 조직 연구를 통해서, 기초생물학적인 연구에서 새로 발견된 발병 원인 물질들의 위치와 발현양 등을 직접적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임상시험을 통해, 새로 개발한 치료법의 임상적 효용성을 검증합니다. https://fnmr.snu.ac.kr/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비만 환자를 진료하던 대학병원의 내분비내과 교수였습니다. 가이드라인대로 진료를 반복하기 보다는 근본적인 비만의 원인을 찾아 보다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개발하고, 우리 사회가 다시 건강한 사회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연구를 하고 싶다는 결심을 하고, 10년전 진료현장을 완전히 떠나, 기초 연구실을 시작해 연구에만 100% 집중하고 있습니다.
동물의 기초생물학적 기전과 환자들의 임상적 현상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어, 동물과 환자를 통합하여 이해하고 함께 연구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지난 10년간 비만과 식욕이라는 좁은 연구분야에서 동물과 환자 연구 연결에 집중하여 지금은 어느정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직접 1개의 논문에서 동물연구결과와 사람연구결과를 같은 과학적 방법으로 연결하는 연구들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어느 연구실에서도, 저희 연구실만큼 동물과 환자를 동시에 이해하며 비만과 식욕을 연구하는 연구실은 없다고 자부합니다. 대학원생으로서 동물과 환자를 동시에 이해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생명과학 분야 학생들과 심리학, 의학, 의과학, 식품영양학 등 학부 배경의 학생들이 좁은 식욕 주제 안에서 깊이 토론하는 문화속에서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졸업생 중에서도, 국내외 포닥으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는 경우부터, 유명 제약회사에 취직하는 경우까지 기초와 응용 분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생명과학 분야 학부생 중 실제 환자와 인간심리에 매우 가까운 연구와 실용화 적용을 가까이서 직접 하고 싶은 학생들이나, 심리학, 의학, 의과학, 식품영양학 분야 학생들 중 환자 병인에 대한 동물모델 실험적 입증에 대해 관심이 많은 학생들을 특히 환영합니다. 또한 특히 식욕이라는 주제로 시작해서, 욕망, 쾌락, 중독 등 심리학적 근원적인 질문에 도전해보고 싶은 학생들이나, 인공지능 도구들을 활용하여, 신경신호, 행동 데이터 등을 분석하고 싶은 학생들도 환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제는 어느 나라에서 연구하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각각 연구실이 얼마나 도전적인 연구를 열정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좋은 연구 환경이 있는지가 중요하지, 어느 나라로 간다고 해서 자동으로 커리어가 성공하는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도전해서 이루지 못할 연구는 없습니다. 몇 십년전처럼 장비, 시약, 정보 등 연구에 중요한 모든 요건들이 우리나라에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던 그런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우리나라의 좋은 연구실들은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의 기회들이 있습니다.
연구활동의 수준과 방식에 대해 논문이나 연구실 홈페이지 등을 통해 조사를 해서, 본인이 지향하는 커리어 취향에 가까운 곳들을 목록을 만들어서, 학부시절부터 짧게 라도 직접 연구실에 들어가 인턴 활동을 해보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첫번째 방향으로, 식욕 연구에 더 나아가, 욕망이란 무엇인지? 쾌락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우리는 중독되어가는지? 심리/철학의 근원적인 질문들을 동물과 사람에 대해 실험적으로 입증할 계획입니다. 우리 생각과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나 자신에 대해 이해해가는 과정이 매일매일 흥분되고 기대됩니다.
두번째 방향으로, 식욕 연구가 직접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게 할 계획입니다. 현재 유행하는 삭센다, 위고비 등 GLP-1 계열 식욕억제제를 능가하는 보다 근본적인 식욕과 음식중독을 치료하는 약과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여 바이오/제약회사에 기술이전할 계획입니다. 또한, 뇌자극 전자약 의료기기와 디지털치료제 서비스를 개발하여 의료기기/디지털헬스케어 회사와 함께 실용화할 계획입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과거 과학자들이 노력하여 법, 정책, 문화를 통해서, 아편과 담배 문제에 대해 승리했던 것처럼 인류가 음식중독과 비만 문제로부터 근본적으로 벗어날 수 있는 사회문화정책 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창조자 주관자이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대학원 입학전부터 다기관 리더로서 어려운 조율과 학술적 리드를 맡아온 하재선 선생님과 의대과정 중에서 수리과학부 복수전공하고 인공지능 코딩으로 기여한 백인혁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번 너무나 좋은 연구 기회를 허락해주신 국가영장류센터 이영전 박사님께 큰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큰 도전 함께 할 일에 기대됩니다. 경제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순수한 꿈을 찾아 도전할 수 있게 허락해주시고 가정일의 약속을 늘 어기는 남편을 너그럽게 이해해주시는 사랑하는 아내 홍은실과 아들 최준용 딸 최윤서에게도 감사를 표합니다.
#식욕
# 뇌과학
# translational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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