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항생제의 등장은 의료 분야에 큰 전환점을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간 등장한 항생제 내성균은 전 세계 의료 시스템에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병원, 특히 대학 병원의 중환자실에서는 이러한 내성균 감염이 환자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주요 요인입니다. 이에 따라 연구진들은 항생제 내성균 감염의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카바페넴(Carbapenem)은 다양한 세균 감염 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로, 일종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최근 카바페넴 내성 폐렴균인 Klebsiella pneumoniae를 포함한 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 (CRE)의 등장은 이 마지막 보루가 무너질 위험에 처하게 하였습니다.
카바페넴 내성 균주들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서 많은 연구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CRE의 등장 초창기에는 항생제의 과도한 사용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만, 최근에는 비 항생제의 사용도 CRE의 장내 감염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진은 항생제와 더불어 중환자실에서 빈번히 사용되는 약물인 PPI (양성자 펌프 억제제 - Proton pump inhibitor)의 영향성을 주목하였습니다. 여러 연구에서 PPI의 사용과 CRE균의 장내 정착 가능성의 통계학적 이론이 제시되었으나,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었습니다. 우리 연구진은 비 항생제 약물인 PPI가 CRE 균 감염에 대한 위험요소임을 재 확인하고, PPI가 CRE 균을 포함한 장내 미생물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설명하였습니다. 우리 연구진은 PPI가 CRE 균을 포함한 장내 미생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비 항생제 제제가 CRE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밝힐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였습니다.
에피소드 연구 과정에서 Covid-19 팬데믹과 유럽의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실험 키트의 수급에 지장이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과학자로서 많은 책임감을 느꼈고 전쟁이 하루 빨리 끝나야 한다고 절실히 느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한림대학교 생명과학과에서 마이크로바이옴 항상성 연구실(Microbiome Homeostasis Lab - 김봉수 교수님) 소속으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있으며,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승순 교수님과도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봉수 교수님의 연구실에서는 인간과 관련된 거의 모든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장내 미생물, 두피를 포함한 피부, 안구, 상기도, 외/내이도, 방광 등 다양한 부위에서 미생물이 질병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의 이승순 교수님은 다제내성균 감염과 대변세균총이식(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FMT) 분야의 국내 권위자이시며, 원인 불명의 열, 면역 결핍증(특히 HIV 감염), 그리고 여행자 의학 분야의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교수님은 세균 감염과 관련된 다양한 치료법에 대해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십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질병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다 보니, 중환자실의 특성상 샘플을 제공해 주신 환자분들 중 위중하셔서 돌아가신 분들도 계십니다. 이로 인해 의사 선생님들이나 간호사 선생님들만큼은 아니겠지만, 저 또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한편으로는, 저희 연구가 약물 관리(Drug Stewardship)에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와 의료 발전에 기여한다고 생각하니 책임감과 함께 큰 자부심도 느껴지고, 이로 인해 더 열심히 연구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 분야에서는 대부분의 연구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밝히거나, 이미 알려진 사실의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이를 위해 논문을 꼼꼼히 읽고, 수없이 많은 고민을 반복해야 합니다. 수많은 분석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최종 논문에 포함되는 결과는 그중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하나의 논문을 출간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지만, 그 결과물이 우리 분야에 변화를 주고 심지어는 세계를 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여러분이 가고자 하는 일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원래 세균 유전체와 바이오인포매틱스를 전공하고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도전하면서 제 전공과의 시너지를 발견했고, 이는 연구에 대한 새로운 재미와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앞으로는 이 두 분야를 결합한 다양한 연구 방법을 더욱 깊게 탐구하고 발전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또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욱 안정적이고 혁신적인 연구를 수행하여 좋은 성과를 내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좋은 저널에 논문이 투고되어 기쁩니다만, 논문 제출 과정에서 부족했던 점들이 늘 마음에 남습니다. 이번 연구를 발판 삼아 앞으로 더욱 발전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논문 출간을 위해 큰 도움을 주신 김봉수 교수님과 이승순 교수님, 그리고 공저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공저자로 이름은 오르지 않았지만 중요한 기여를 해 주신 간호사 선생님들과 박소영 연구간호사 선생님께도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대학병원 중환자실의 특성상, 제공해 주신 환자분들 중 몇 분이 돌아가셨습니다. 중환자실 환자의 샘플을 얻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며 무거운 책임을 동반합니다. 이렇게 소중한 샘플을 제공해 주신 환자분들과 그 가족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마이크로바이옴 (Microbiome)
# CRE (Carbapenem Resistant Enterobacteriaceae)
# PPI (Proton Pump Inhib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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