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지난 30여년간 기초 및 응용 미생물학 연구를 위한 주요 모델 미생물은 Escherichia coli, Saccharomyces cerevisiae 였습니다. 축적된 유전학적, 생리학적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연구방법의 개발보다는 대사경로와 유전자 조절기작 규명 등과 같은 연구를 보다 쉽게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입니다. 하지만 종래의 모델 미생물 중심 연구는 공통 생명현상의 이해 측면에서는 효율적이지만, 미생물의 다양성 및 산업화를 위한 연구에는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최근 미생물의 다양성 및 특이성 측면에서 비전통효모(non-conventional yeast; 지금까지 효모 연구의 주류인 S. cerevisiae는 conventional yeast)를 활용한 연구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강아지의 경우에도 견종에 따라 생김새와 성격이 매우 상이하듯이, 효모도 종류에 따라 발효 특성 및 생육 환경에 대한 저항성에 큰 차이를 나타냅니다. 유지효모로 알려진 Yarrowia lipolytica와 상당한 양의 지방질을 축적하는 Rhodosporidium toruloides, 단백질 분비 효모인 Pichia pastoris와 Hansenula polymorpha, 내열성 효모 Kluyveromyces marxianus, 내산성 효모 Issatchenkia orientalis와 Zygosaccharomyces bailii 등이 대표적인 비전통효모라 할 수 있습니다. 혐기 발효로 에탄올을 빠르게 생산하는 S. cerevisiae 와는 달리 non-conventional yeast는 에탄올이외의 다른 대사물질들을 호기적인 조건에서 생산하며 특히 생육조건의 상이한 특성으로 다양한 고부가 가치 물질을 생산하는데 유리한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본 연구에 사용되었던 I. orientalis 효모의 경우는 매우 낮은 pH (< 3)에서도 생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기산의 대량 생산에 활용가능한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I. orientalis는 포도당, 과당, 설탕을 발효할 수 있지만, 갈락토스, 말토스, 락토스, 라피노스 등은 발효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crabtree-positive 효모인 S. cerevisiae는 포도당이 존재하면 호기적인 조건에서도 TCA-cycle 및 호흡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발현되지 않아 유기산을 이용할 수 없는 특성을 보이는 것과 다르게, I. orientalis는 포도당 존재하에서도 유기산을 대사하는 crabtree-negative 대사특성을 나타냅니다. 내산성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발효 저해제에 대한 내성을 갖는 I. orientalis 균주는 유기산 생산의 플랫폼 균주로써의 잠재적 가능성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US-DOE (US Department of Energy)가 선정한 활용가치 있는 화학물질 30종 중 ᴅ-Xylonic acid, succinic acid, lactic acid를 고농도로 생산하는데 플랫폼 균주로서 검증되었습니다.
합성 생물학의 발전과 더불어, Design-Build-Test-Learn (DBTL) 과정을 고속화하는 바이오파운드리를 활용하여 바이오매스 당화액으로부터 바이오연료 및 화학물질을 생산하기 위한 재조합 미생물 균주를 개발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바이오매스 당화액은 pH가 낮고 다양한 발효저해제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척박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I. orientalis의 생육 및 발효 특성을 활용하면 바이오 매스 당화액을 다양한 고부가 가치 물질로 전환하는 생물공정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를 수행했던 Institute of Genomic Biology (IGB) 연구소는 미국 일리노이주에 있는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UIUC)의 바이오 기반의 연구소입니다. 따라서 바이오 연구를 위한 시설, 장비, 시스템이 모두 잘 갖춰져 있어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하는 그룹들이 모여있습니다. 이곳에서 저는 Department of Food Science & Haman Nutrition의 진용수 교수님 지도하에 DOE Center for Advanced Bioenergy and Bioproducts Innovation (CABBI)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였습니다. 본 프로젝트의 목적은 CO2를 이용하여 에너지 물질 생산이 가능한 작물을 만들고, 작물의 가수분해물을 미생물 공정을 통해 다양한 고부가가치 물질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교류하면서 그동안 접점이 없었던 미세조류, 식물에 이르기까지 연구 분야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식품생명공학과 전공으로 학부때에는 주로 식품과 관련된 학문을 공부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미생물 대사공학을 식품분야에 도입하신 서진호 교수님을 만나게 되면서부터 식품생명공학 분야에 대한 애착이 생겼습니다. 화학적 생산과 천연물 추출에서만 획득할 수 있었던 식품소재들을 미생물 배양을 통해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자원으로부터 생산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짧은 연구경력이지만 한분야의 연구를 깊이 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위과정 동안의 연구 결과물이 실제 산업계에 기술이전이 되어 실생활에 활용될 수 있는 경험을 했던 것이 저를 지금 이자리에 있게 해준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흔히들 미생물 대사공학, 발효라고 하면 있어보이는(?) 학문 분야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 역시 석사 입학을 결정하게 된 하나의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미생물 발효라고 하는 분야는 직접 경험해보면 말그대로 ‘몸테크’를 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미생물들은 밤낮없이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연구자들도 밤낮없이 발효기 옆을 지켜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수없이 많은 밤들을 보내면서 그 당시에는 힘들고 그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 속상한 날들도 많았지만, 결국 그 힘들었던 시간들이 모여 저를 고뇌하는 연구자로 성장시켜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제가 미생물을 키운 것이 아니라 미생물이 저를 키웠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발효를 하며 밤을 지새우고 있는 후배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격려를 보냅니다. 노력은 여러분을 배신하지 않고, 미생물도 여러분을 배신하지 않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본 연구를 계기로 비전통효모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싶습니다. 비전통효모 분야는 아직까지 많이 밝혀져 있지 않은 미지의 세계와도 같아서, 발효를 통한 대사산물의 생산에 그치지 않고 내산성, 내열성을 나타내는 기작과 전통효모와의 차이점을 비교해 보고 싶습니다. 비전통효모에 대한 연구를 통해 아직 알려지지 않은 많은 특성들을 규명하여 실제 미생물 발효 산업에 활용될 수 있는 플랫폼 균주를 제작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본 연구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도움을 주신 강남규 박사님, 김찬우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진정한 연구의 세계를 알려주시고 깊이있는 지식과 통찰력으로 좋은 연구를 할 수 있게 지도해주신 진용수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를 효모 대사공학과 발효 분야의 연구자로서 성장시켜주신 존경하는 서진호 교수님께 이 자리를 통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저를 이해해주고 내편이 되어주는 남편과 부모님, 그리고 특히, 세은이와 연호에게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Issatchenkia orientalis
#Fermentation
#Non-conventional y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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