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fMRI(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기능적 자기공명영상)는 뇌의 혈류의 양의 이동에 따라 어떤 부위의 신경이 활성화되었는지를 측정하는 기술입니다. fMRI에서 얻은 뇌 영상 데이터에 기계학습을 사용하여 사람들의 생각이나 상태를 읽어내는 “mind-reading” 연구가 최근에 많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본 연구실에서는 특히 생각 속에 담긴 감정을 읽어내어 각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를 통하여 생각과 감정의 개인차를 이해하고 정신 건강을 평가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번에 PNAS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뇌 활성화 패턴에서 우리의 자유로운 생각 속의 감정을 읽어내고자 하였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읽는 동안의 뇌 영상 데이터에 기계학습을 적용하여 각 순간순간의 자기 관련도(자기 자신과 얼마나 관련되어 있는지)와 긍·부정 정서(얼마나 긍정적인지, 혹은 부정적인지)를 읽어내는 예측 모델을 개발하였는데요. 흥미롭게도 이 모델은 이야기 없이 사람들이 자유롭게 생각하거나 그냥 휴식하는 동안의 뇌 영상 데이터로부터 자기 관련도와 긍·부정 정서도 잘 예측할 수 있어, 특정 과제에 국한된 정서 상태가 아니라 일반적인 생각의 정서 상태를 해독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연구 과정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이야기 자극을 만든 것인데요. 이 연구에서는 각 참가자들에게 일대일 인터뷰를 통해 개인 특이적인 이야기 자극을 만들어서 사용했어요. 지도교수님이신 우충완 교수님께서 임상 심리를 전공하셔서, 실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할 때 사용하신 여러 꿀팁을 전수해 주신 덕분에 짧은 인터뷰였지만 참가자들의 속 이야기와 감정을 잘 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실험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당시의 연구실 인턴분들과 주변 친구들을 대상으로 파일럿 인터뷰를 했던 것이 기억에 남네요.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연구는 성균관대학교 바이오메디컬공학과와 기초과학연구원(IBS) 뇌과학이미징연구단(CNIR, https://cnir.ibs.re.kr/)에서 진행되었으며, 저희 연구단은 총 4대의 MRI (3T, 7T, 9.4T, 15.2T) 기기와 고성능 컴퓨팅 환경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신경학적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소속된 계산인지정서신경과학 연구실 (COCOAN lab, https://cocoanlab.github.io/)은 우충완 교수님의 지도 하에 인간의 통증과 감정을 데이터 과학, 인지/정서/사회 신경과학, 심리학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제가 연구실에 들어온 지 어느새 6년이 넘었는데요, 이 시간 동안 한 번도 우리 연구실을 선택한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는 말로 연구실 소개를 대신하고 싶습니다. 학생들이 하고 싶어 하는 연구를 모든 방면에서 지원해 주시는 교수님과, 서로를 돕고 함께 으쌰으쌰 하는 학생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모든 연구가 쉽지 않겠지만,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는 것은 특히나 막연하고 뜬구름 잡는 것처럼 느껴지는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뚜렷한 정답이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도 저 자신과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한다는 점에서 자부심과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꼭 이 분야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진정으로 즐기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인지신경과학은 분명 매력적이고 각광받는 분야이지만, 그만큼 심리학, 생물학, 데이터 과학, 프로그래밍 등 많은 학문을 동시에 공부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저 또한 처음 학부 연구생으로 연구실에 들어왔을 때 코딩과 통계 분야에 미숙해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까지 혼자서 고생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도 매일 새로운 분야의 새로운 지식을 하나씩 배우고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연구가 진행되는 속도가 느리다고 느껴지는 순간도 더러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제가 제 연구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즐긴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도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이 분야가 힘들더라도 꾸준히 즐기면서 연구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사람의 생각과 감정의 개인차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는 것이 저의 목표이자 바람입니다. 박사 졸업 후에는 가능하다면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관한 신경과학을 연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사실은 이 논문이 제 첫 1저자 논문인데요. 처음 실험을 계획하고 디자인했던 건 2018년 초였는데, 여러 가지 우여곡절과 오랜 시간을 거쳐 세상에 나오게 되어 기쁩니다. 이 논문이 나올 수 있게 해 주신 공저자분들, 연구실에서의 시간을 항상 감사하고 즐거운 시간으로 만들어 주시는 우충완 교수님과 코코안 랩 친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하고 싶은 연구와 공부를 다른 걱정 없이 계속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지원해 주시는 가족들(엄마, 아빠, 오빠, 새언니,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조카 이현이)과 응원해 주는 친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터뷰 기회 주신 한빛사에도 감사드립니다!
#fMRI
# Spontaneous Thought
# Brain Deco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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