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본 연구는 관상동맥질환 생리학 분야 중 미세혈관 기능장애 (coronary microvascular dysfunction, CMD)에 대한 새로운 지표인 microvascular resistance reserve (MRR)의 임상적 역할을 확립하고자 진행되었습니다. 관상동맥 미세혈관은 일반적인 영상검사를 통하여 육안으로 그 이상을 확인할 수가 없어 얼마전까지는 미지의 영역이었습니다. 근래에 들어 관상동맥 생리학 분야의 발전과 새로운 기술의 개발로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CMD를 평가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본 연구팀은 세계적인 학문적 흐름에 발맞춰 그 동안 관상동맥 생리학 분야에 집중된 전향적 DB를 구축해왔고 (Prognostic Impact of Cardiac Diastolic Function and Coronary Microvascular Function [DIAST-CMD]; NCT05058833), 이를 바탕으로 꾸준한 연구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MRR이란 관상동맥 생리학 지표는 2021년 처음으로 그 개념이 학계에 제시되었는데, 기존에 사용되어오던 coronary flow reserve (CFR)이나 index of microcirculatory resistance (IMR)를 보완하는 지표로써 최근 각광받고 있습니다. 그 동안 실제 임상에서 CFR의 측정은 변이가 심하여 신뢰성을 꾸준하게 지적 받아왔고, IMR의 경우 CMD에 선행된 심외막 관상동맥 협착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제한점이 있었습니다. MRR은 이론적으로 이러한 제한점들을 극복할 수 있을 걸로 기대를 모았으나, 아직까지 실제 임상 데이터에서 MRR의 역할에 대한 입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전향적으로 547명의 관상동맥 생리학 검사 등이 이뤄진 환자들의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MRR ≤3.0을 기준으로 CMD를 진단하여 이에 따른 심기능의 차이와 임상 예후의 차이를 다각도로 분석하였습니다. 전체 환자의 약 36.6%를 CMD로 진단할 수 있었으며, 특히 MRR은 환자의 심기능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즉, CMD가 있는 환자의 경우 좌심실 충만압 (left ventricular filling pressure)이 유의하게 상승되어 있었고, 이는 곧 환자의 이완기 심기능 장애 (diastolic dysfunction)와 관련이 있음을 입증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MRR로 진단된 CMD는 심외막 관상동맥 협착 유무에 상관없이 일관되게 환자의 예후와 관련이 있음을 밝혀 냄으로써, MRR의 이론적인 장점을 실제 임상 데이터로 입증했다는 데에 학문적 의의를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MRR로 진단한 CMD의 임상적 의의 (Modified from Lee SH, et al. JACC: Cardiovasc Interv 2014;17(6):786-797)
본 연구 결과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는 CMD 연구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걸로 예상하고 있으며, 향후 이와 관련된 진료지침 개정 등에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에 임상강사로 재직중이던 시절부터 최기홍, 이주명 교수님과 계획하였던 연구로 오랜 시간이 지나 현재 근무중인 전남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에서 그 결실을 맺게되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은 중재시술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인 권현철 교수님을 비롯한 최승혁, 한주용, 송영빈, 양정훈, 이주명, 박택규, 최기홍 교수님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최근 여러 임상 연구 분야에서 NEJM 등 눈부신 성과들을 도출하면서 국내 의학 발전의 선봉에 서 있는 기관이라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수평적인 인간관계를 통하여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전남대학교병원은 세계적인 급성심근경색증 연구의 메카로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 급성심근경색증 등록 연구 (KAMIR)’를 오랫동안 주관해오고 있으며, 안영근, 김주한, 홍영준, 심두선, 김민철, 조경훈, 안준호 교수님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임상 연구뿐 아니라, 기초 의학 분야에서도 꾸준히 연구활동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광주/전남 권역 심혈관센터로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심근경색증 환자를 치료하고 있으며, 매년 광주 국제 심장중재술 심포지엄 (GICS)를 개최하여 전공의, 개원의, 전문의 교육에도 기여하며 순환기 분야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한편의 논문에는 연구 성과 외에도 항상 우리의 인생을 담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 논문은 DIAST-CMD 연구의 5번째 성과물입니다. 개인적으로 논문의 학술적 가치를 impact factor로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는 생각하지만, 그 동안 해당 연구에서 나온 논문 중 가장 high impact factor journal에 출판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일사천리로 분석, 논문작성, 출판까지 진행되어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는데, 그 동안 꾸준히 손과 발을 맞춰 온 우리 연구팀 멤버들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그 일원임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심혈관 중재시술 분야에는 아직도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가 산재해 있어 젊은 연구자들에게 항상 매력적이고 전도유망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실제 임상현장에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중재시술을 연구와 함께 병행할 수 있어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같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후배들 중, 이러한 일에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분이 있다면 이 분야에 뛰어들어 평생을 함께해도 참 행복한 일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저는 주로 심혈관 질환 및 중재시술 분야와 관련된 연구를 지속해오고 있으며, 환자의 치료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임상연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주요 관심사는 관상동맥 생리학 및 영상검사 분야이지만, 그 외에도 급성심근경색증 환자 대상으로 진행되는 임상연구와 새로운 치료방법을 정립하는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앞으로도 좋은 연구로 한빛사에 많이 소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급성심근경색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치료법을 정립하기 위하여 국내의 우수 기관, 연구자 분들을 모시고 다기관 무작위 대조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몇 년 후 좋은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을 걸로 기대가 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를 통하여 다시금 한빛사에 소개되어 기쁘고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저의 든든한 힘이 되어주는 가족들, 사랑하는 아내 안서연, 이해솔, 이기륜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싶고, 물심양면으로 든든하게 지원 해주시는 아버지, 어머니, 장모님, 장인어른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부족한 저에게 아낌없이 가르침을 주시고 이끌어주시는 스승님이신 전남대학교병원 정명호, 안영근, 김주한, 홍영준 교수님을 비롯하여, 삼성서울병원의 권현철, 최승혁, 한주용, 송영빈, 양정훈 교수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일면식도 없었던 저에게 항상 격려와 충고를 아끼지 않고 은혜를 베풀어주셨던 구본권, 남창욱, 도준형, 김원, 정영훈 교수님께도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 인사 올립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모든 연구를 함께하는 연구팀의 리더이자 멘토인 이주명 교수님을 비롯하여, 인생 멘토 김현국 교수님, 최기홍, 안준호, 황도연 교수님과 후배들인 김주원, 조현승, 신두섭, 홍다위, 권우찬 선생님에게도 다시 한번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모두 사랑합니다.
#심혈관 중재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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