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노인성 난청(age-related hearing loss)는 청각 기능에 대한 노화의 누적 효과로 인해 발생하는 복잡한 병인의 질환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중등도 내지 중증 난청은 전 세계적으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러한 노인성 난청은 사회적 고립, 우울증, 자존감 상실과 더불어 노인의 삶의 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노인성 난청은 주로 감각 유모 세포(sensory hair cell)와 달팽이관 신경 섬유(cochlea nerve fiber) 사이의 시냅스병증(synaptopathy)의 발생으로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유전적 요인과 함께 만성 질환, 소음 노출, 흡연, 음주, 이독성(ototoxic) 약물 및 생활습관 등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위험 요인의 보고에도 불구하고 유전적 요인과 여러 생활습관과 환경 노출의 위험도를 포괄적으로 조사한 연구는 수행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우리 연구진은 노인성 난청의 유전적 소인(genetic predisposition)을 정량화하고 난청 특이적인 종합 건강 점수를 개발, 이들 사이의 공동 연관성(joint association)을 조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본 연구진은 가설 검증을 위해 유전체, 난청 유무 기록, 그리고 다양한 생활습관 및 환경 노출 데이터가 있는 37만 6464명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를 검증군으로, 미국의 펜실베이니아 의과대학 바이오뱅크(Penn Medicine Biobank, PMBB)에서 3만 6357명 데이터를 재현군으로 확보하였습니다. 개개인의 난청 유전적 소인을 정량화하기 위해 핀란드 바이오뱅크(FinnGen Biobank)의 난청 전장 유전체 연관성 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결과를 활용, 다원 유전자 위험 점수(polygenic risk score, PRS) 모델링을 수행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노인성 난청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위험과 생활습관 및 환경 노출에 대한 각각의 위험도를 평가하였고, 뒤이어 공동 연관성을 조사하였습니다.
그 결과, 본 연구진은 유전적 소인은 노인성 난청의 위험도를 높이는 유의미한 인자임을 식별하였고, 유전적 위험도가 높은 군은 낮은 군보다 노인성 난청의 위험도가 49% 더 높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는 독립 코호트 PMBB에서도 재현되었습니다. 또한, 시끄러운 음악 청취, 일터에서의 소음, 흡연, 체질량지수, 이독성 약물 복용, 불면증 여부, 과도한 컴퓨터 게임 등이 노인성 난청 위험의 증가와 연관성이 있는 것을 확인하였고, 전반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을 갖고 시끄러운 소음의 환경에 노출된 군은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노인성 난청의 위험도가 3배가량 높아지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나아가, 연구진은 공동 연관성 분석을 통해 유전적 위험도가 매우 높은 개인의 경우에도 청력과 관련된 건강한 생활습관과 환경적 요인을 준수하면 노인성 난청의 위험도를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본 연구를 통해, 연구진은 노인성 난청 발병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 유전적 소인, 그리고 생활습관 및 환경적 요인들이 통합된 건강 점수를 개발 및 정량화했을 뿐만 아니라, 공동 효과 분석을 통해 유전적인 위험이 높더라도 이상적인 생활 습관과 환경적 요인을 고수하면 난청에 대한 위험도를 감소시킬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본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노인성 난청에 대한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 및 환경의 변화의 중요성에 대한 증거를 제시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vania, UPenn)의 김도균 교수님 지도 아래,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이영찬 교수님과 공동 주저자로 수행하였습니다.
제가 속한 UPenn의 KimLab(https://www.biomedinfolab.com/)과 AI기반 중개의학 센터(Center for AI-Driven Translational Informatics, CATI)에서는 생물정보학과 실제 임상에서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중개의학에 초점을 둔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대규모 유전체를 포함한 오믹스, 생활습관, 환경요인 등의 데이터를 통합하는 고도화된 의생명정보학 기반의 적용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에 두 편의 논문이 한빛사에 소개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이번 노인성 난청 연구는 실제로 제가 궁금한 주제이기도 하였고, 유전적 소인을 비롯하여 실제로 조사된 생활습관과 환경 요인 데이터들을 함께 다루어 볼 수 있었기에, 더 흥미를 갖고 임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에게 ‘주어진 것’과 노력을 통해 ‘변화시킬 수 있는 것’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이를 통해 논문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생물정보학은 유전학 및 분자생물학을 포괄하는 생명과학, 컴퓨터공학, 통계학 등을 아우르는 다학제적 학문입니다. 이에, 본인의 분야의 기본 개념을 탄탄히 하되, 그 중에서도 본인의 특장점을 꾸준히 발전시킨다면 꼭 필요한 인재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하게 되는 분야인 만큼 긍정적인 열린 마인드를 갖고, 여러 분야 연구자들과의 소통의 기회를 소중히 만끽하시기를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희 연구진은 여러 질병의 유전적 소인을 정량화하기 위한 도구로써 PRS의 유용성을 강조하며, 실제 생활 습관의 변화가 개개인의 건강과 질병 발생에 미치는 영향력을 포괄적으로 살피는 연구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연구 결과와 근거를 기반으로 생물정보학과 실제 임상의 간극을 줄이는데 기여하고, 실제 임상에 적용해보는 것을 앞으로의 큰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과 영감을 주신 교신저자 김도균 교수님께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열정적으로 함께 임해주신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의 이영찬 교수님께 다시 한번 감사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본 연구에 있어 기여해주신 KimLab의 Manu 형, 가톨릭대학교 윤재승 교수님, 삼성유전체연구소의 박웅양 교수님, 그리고 제 은사님이신 성균관대학교 원홍희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재영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박사학위과정의 새출발을 응원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age-related hearing loss
#polygenic risk score
#lifestyle and environmental factors
관련 링크
소속기관 논문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