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골수이형성증후군 (myelodysplastic syndrome, MDS)은 골수에 존재하는 조혈세포에서 혈액세포 형성이상과 말초혈액에서 정상 혈액세포들이 줄어드는 악성질환이다. 증상은 매우 느리게 발생하며 환자에 따라 약간의 빈혈만 있거나 혈구감소에 따른 합병증 또는 급성백혈병으로 진행되어 사망하게 되는 질환이다. 정확하게 원인은 밝혀져 있지는 않으나 Somatic 또는 Germline으로 발생된 돌연변이에 의해 유전자 불안정성 축적이 질환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많은 연구진들에 의해 유전자 불안정성을 증가시키는 유전자들이 발굴되어지고 있으며 그 기능에 대한 연구 또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MDS 환자들에게서 발견된 많은 돌연변이 유전자들 중에 DDX41 (DEAD-box helicase 41)은 최근에 주목받고 있다. DEAD-box RNA helicase로써 pre-mRNA의 splicing, innate immunity의 sensor로써 cGAS-STING pathway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MDS 환자들에게서 Somatic/Germline 돌연변이가 많이 발견되고 있으며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가 그렇지 못한 환자에 비해 생존율이 낮으며 DDX41의 발현량이 낮은 환자가 높은 환자에 비해 생존율이 낮다는 보고가 있다.
최근 유전자 불안정성을 증가시키는 주요 요인으로써 R-loop이라는 세 가닥의 nucleic acid 구조가 중요 한것으로 보고되어지고 있다. RNA:DNA 이중가닥에 한가닥의 DNA로 구성된 구조이다. 이들은 세포내에서 항시 발생되며 일정한 분자메커니즘에 의하여 구조가 해소 되는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해소되지 않는 R-loop은 DNA 손상을 일으키고 유전자 불안정성 축적을 야기시켜 암화를 가속화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DDX41은 R-loop을 조절하는 핵심인자로 최근에 보고되었으며 MDS 환자내에서 발견되는 DDX41 돌연변이들이 R-loop 해소를 저해 하는것으로 알려지게 되어 더욱 더 주목을 받고 있으나 DDX41이 어떤 분자 메커니즘으로 R-loop 해소에 관여하는지는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 연구는 DDX41의 R-loop 해소 분자 메커니즘을 밝힌 연구로써 MDS 환자에서 DDX41의 R525H 돌연변이와 서양보다는 동양인에게서 특이적으로 비율이 높은 Y259C 돌연변이가 R-loop 해소를 어떻게 저해하는지를 밝힌 최초의 연구이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연구는 울산과학기술원 정보바이오융합대학 생명과학과 김홍태 교수님의 지도하에 진행하였습니다. 제가 속한 연구실에서는 주로 혈액암과 뿐만 아니라 고형암들에서 DNA 손상반응에 관여하는 새로운 단백질 발굴 및 기능 연구를 통하여 암화과정 메커니즘 규명과 치료 표적으로써의 가능성을 검증하는 연구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매년 우수한 논문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으며 타 대학 및 대학병원의 의사 선생님들과 유기적이며 역동적인 연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는 국내에서 골수이형성증후군 전문가인 서울성모병원의 김유진 교수님과 김명신 교수님 그리고 박실비아 교수님의 임상적 접근에 적극적인 도움에 힘입어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리고 울산과학기술원의 이자일 교수님과 공동연구자분들의 도움으로 완료하였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실 생활을 시작한 것은 학부 3학년부터였습니다. 주변 지인들이 대학원에 왜 진학하느냐 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제가 그려 놓은 청사진을 이야기하며 반론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청사진은 청사진일 뿐입니다. 현실적으로 고난의 연속이었고 산 넘어 산이었습니다. 하루 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어서 힘들어서 주저 앉고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몇 십번이나 울리던 전화벨 또는 메시지 알림 소리가 뜸해지고 시간이 지나 하루 종일 한통의 전화나 메시지 알림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됩니다. 한달마다 내는 전화비가 아까워지고 가끔 들리는 광고메시지가 반가워질 때쯤 저는 연구실에서 어느 정도 숙련이 되어 논문과 실험으로 연휴를 보낼 생각을 하고 있을때가 오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보이기 시작했었습니다. 연구의 묘미가, 그때부터 느껴지고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이 시간이 오기전에 포기하거나 다른 길로 돌아서는 것을 많이 보아 왔었습니다. 저는 처음 그렸던 청사진처럼 제 삶이 이루어 지지는 않았지만 청사진을 고쳐가며 저에게 주어진 시간과 주어진 힘과 능력으로 앞으로 걸어왔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열심히 연구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지금도 그리고 그 넘어 앞인 미래에서도 저는 자꾸 자꾸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연구할 것입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바이오는 투자한 시간에 비해 결과가 정비례 또는 반비례하지 않는다고 생각 합니다. 무슨 이상한 소리냐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잘 생각 해보십시오.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공들인 실험의 결과가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일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결과를 결정하는 기준이 무엇일까요? 여러분들이 진행 중이신 연구의 가설 또는 목표일 것입니다. 하지만 설정하신 가설 또는 목표를 다른 관점으로 수정하여 여러분들이 얻은 결과를 다시 해석할 수 있다면 그 결과의 양상은 반대가 될 것입니다. 즉 다시 말하면 바이오 뿐만 아니라 과학이라는 것이 흑과 백 또는 야누스의 얼굴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많은 연구자들께서 가장 잘하는 실수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과학이라는 것은, 바이오라는 것은 가설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유연하지만 견고한 그릇에 담을 수 있는 물과 같다고 생각 합니다. 언제나 사고의 유연성을 잃어버리지 않게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까지 DNA 손상반응 관여조절자 발굴 및 기능 규명이 중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우리 연구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앞으로 DNA 손상반응에 새로운 관여조절자를 발굴하고 기능 규명을 하고자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상 면역 system에서의 DNA 손상반응과 repair과정의 결함에 따른 우리 신체의 면역 system에 미치는 영향에 따른 질환과의 연관성과 더욱더 나아가 혈액암의 발병기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보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 연구를 시작 할때쯤에 저에게는 사랑스러운 아기가 태어 났었습니다. 밤 늦게까지 실험하고 집에 들어와보면 아기와 제 와이프가 자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당연히 육아에는……. 그래서 와이프에게 고마우면서도 너무나도 죄스럽고 미안했습니다. 지금 제가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할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저를 믿고 응원해준 와이프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요즘은 집에서 아빠라고 부르며 뛰어와 안아주는 딸이 저에게 아빠는 실험실에서 열심히 일하고 오세요 라고 말해주어 고맙기도 하면서 미안합니다. 하지만 든든한 마음이 있어 오늘도 몰입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연구를 위하여 연구실에 속해 있는 대학원생들의 많은 노력에 감사드리며 여러분들의 앞으로의 길이 밝기를 기원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친근한 삼촌처럼 대하여 주신 김홍태 교수님의 명쾌한 조언과 영감으로 이 연구를 이끌어 주시어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고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의 제가 앞으로 나아가는 연구자로써의 길을 걷게 해주신 민도식 교수님과 최인학 교수님 이영춘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DDX41 mutation
#R-loop
#N6-Methyladenosine (m6A) methy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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