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head and neck squamous cell carcinoma, HNSCC)은 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흔한 암으로, 주로 구강(oral) 및 인두(oropharyngeal)에 영향을 미치는 악성 종양을 포함합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주요 원인으로는 직접적인 흡연과 알코올 섭취가 있으며,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 감염은 특히 인두암에 있어 중요한 원인으로 간주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위험 인자들은 영향은 여러 역학 연구를 통해 규명되었지만, 이러한 위험 요소의 보인자 중 소수에서만 실제 HNSCC이 발생합니다. 이는 HNSCC 발병에 있어 잘 알려진 위험 인자 이외에 유전적 소인(genetic predisposition)을 포함한 다양한 잠재적인 요인이 병리학적으로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따라서, 우리 연구진은 HNSCC의 유전적 소인과 다양한 표현형들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해보고자 하였습니다.

본 연구진은 가설 검증을 위해 유전체 데이터를 비롯한 전자건강기록(electronic health record)이 있는 30만 8492명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를 검증군으로, 미국의 펜실베이니아 의과대학 바이오뱅크(Penn Medicine Biobank, PMBB)에서 3만 8401명 데이터를 재현군으로 확보하였습니다. 개개인의 HNSCC의 유전적 소인을 정량화하기 위해서는 국제 두경부암 유전체 컨소시움(Genetic Associations and Mechanisms in Oncology Network, GAME-ON)의 전장 유전체 연관성 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 결과를 활용, 최신의 다원 유전자 위험 점수(polygenic risk score, PRS) 모델링을 수행하였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전장 표현형 연관성 분석 (phenome-wide association study, PheWAS)을 수행, 전자건강기록의 정제된 800가지 이상의 질병코드를 비롯한 수집된 생활습관, HPV 감염 여부와의 연관성 분석을 수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본 연구진은 HNSCC의 유전적 소인이 흡연 및 알코올성 관련 장애뿐만 아니라, 폐기종(emphysema), 만성 기도 폐쇄(chronic airway obstruction), 기관지암(cancer of bronchus; lung)과 견고한 연관성이 있음을 식별하였습니다. 이러한 발견은 독립 코호트 데이터인 PMBB에서도 재현되었으며,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MHC) 영역 포함 유무, 성별 구분, 발병 시기에 따른 민감도 분석에서도 견고한 연관성이 유지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HNSCC의 유전적 위험도는 흡연과 음주의 단순 여부를 비롯하여, 빈도(frequency)와 양(amount)과도 유의미한 양(positive)의 연관성이 관찰되었습니다. 반면에, 제한된 데이터의 인해 HNSCC의 유전적 소인과 HPV 감염의 연관성을 규명할 수는 없었습니다.

본 연구를 통해, 연구진은 HNSCC에 대한 유전적 소인을 정량화하고 질병에 대한 영향력을 추정했을 뿐만 아니라, PRS-PheWAS 접근법을 통해 대규모 바이오뱅크에서 다양한 질병코드와 생활습관 간의 연관성을 조사하여 HNSCC 질병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본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통해 여러 질병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써 PRS의 유용성을 강조하고, 이러한 접근법이 예방 및 맞춤 의학 전략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음을 제시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미국 동부의 펜실베이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vania, UPenn)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중이며, 본 연구는 UPenn의 김도균 교수님 지도 아래,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이영찬 교수님과 공동 주저자로 수행하였습니다.

김도균 교수님이 이끄시는 KimLab (https://www.biomedinfolab.com/)과 AI기반 중개의학 센터(Center for AI-Driven Translational Informatics, CATI)에서는 생물정보학과 실제 임상에서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중개의학에 초점을 둔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대규모 유전체를 포함한 오믹스, 생활습관, 환경요인 등의 데이터를 통합하는 고도화된 의생명정보학 기반의 적용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생물정보학 분야의 연구는 다학제적 접근을 필요로 하는 만큼, 열린 마인드와 소통이 꼭 필요함을 매번 느끼고 있습니다. 주어진 문제를 여러 관점에서 살피고 동료 전문가들과 논의할 줄 알아야 함을 많이 배우고 있으며, 주제에 따라 누구든 배우는 학생이, 혹은 가르치는 선생님이 될 수 있다고 또한 느끼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감사하게도 다양한 분야의 임상 전문가들과의 긴밀한 협력, 소통할 기회가 비교적 많이 주어졌던 것 같습니다. 혼자서 연구에 몰두하거나 홀로 연구실에 남아 풀리지 않는 문제에 매달렸던 끈기와 노력도 저희를 성장시켰다고 믿지만, 주위의 좋은 동료들을 찾아 소통하고 논의하면서, 본인도 모르는 사이 많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순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제가 걸어온 연구 경력 동안 좋은 협력/연구자들을 알게 되었고, 지금도 그들과 좋은 연구를 함께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런 주어진 기회들을 사랑할 줄 알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제가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주어질 기회에 또 성심성의껏 임하고 싶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는 마라톤과 같다는 조언을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저 또한 새내기 박사임에도 불구하고 동감하는 문구이며, 항상 새기는 문구입니다. 기나긴 마라톤처럼 누구에게나 연구 과정에서의 슬럼프나 우여곡절은 언제나 오기 마련일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멘토와 동료들에게 조언과 도움을 구한다면 이를 돌파할 용기를 얻을 수 있고 도리어 큰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고 감히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후배 그리고 동료 여러분 모두가 각자가 처한 환경 속에서 동료들과 함께 값진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마지막으로,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몸과 마음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필수 조건이라 의심치 않습니다. 저를 포함한 모든 BRIC의 연구자분들이 보람차고 건강한 연구 생활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희 연구진은 여러 질병의 유전적 소인과 공유를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써 PRS의 유용성을 강조하고, 이러한 접근법을 기반으로 생물정보학과 실제 임상의 간극을 줄이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중개의학의 관점에서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실제 임상에서의 적용해보는 것을 앞으로의 큰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가장 먼저, 연구에 대한 아낌없는 지도를 비롯한 귀중한 자원과 기회를 주신 교신저자 김도균 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또한, 2023년 UPenn에서의 연구년 동안 KimLab에서 동고동락하며 항상 열정적으로 연구를 주도해주신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의 이영찬 교수님께 깊은 감사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본 연구에 기여해주신 KimLab의 Manu 형, 한양대학교 차수진 박사님, 경희대학교 은영규 교수님, 삼성유전체연구소의 박웅양 교수님, 그리고 제 학위 과정동안 값진 지도와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성균관대학교 원홍희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함께 하고 있는 UPenn의 동료들과 성균관대학교 WonLab의 동료, 후배들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저를 믿고 응원해주는 저희 가족들에게도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