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RA)은 만성 자가면역질환으로 주로 관절에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지만 관절 외 여러 장기에도 다양한 손상을 주며, 질병이 진행되면서 기능장애가 유발되고 삶의 질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 목표는 질병 활성도를 최대한 낮추어 염증과 관련된 질환의 증상과 징후가 없는 관해(remission)에 도달하거나 낮은 질병 활성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꾸준한 치료와 경과 관찰이 필요합니다.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질환의 특성상 동반질환 관리 역시 중요하며, 동반질환 중 하나인 우울증(depression)은 류마티스 관절염과 동반되었을 때 여러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 보고되어 왔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과 우울증을 동시에 앓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약물 복용을 소홀히 할 확률이 높아 관해 혹은 낮은 질병 활성도에 도달할 수 없게 되며, 자살생각, 심근경색 및 사망률을 높이는 위험인자로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연구진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우울증 고위험군을 선별하기 위해 우울증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인자들을 분석해보고자 하였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기존 연구들의 여러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류마티스 관절염은 혈청 양성형 관절염(seropositive RA, SPRA)과 음성형 관절염(seronegative RA, SNRA)으로 구분되나 기존에는 연구 여건상 혈청 양성 환자와 음성 환자를 명확히 구분해 대규모 연구를 진행하기 어려운 이유로 이 부분을 주목한 연구가 없었습니다. 본 연구는 혈청 양성형과 음성형 류마티스 관절염의 우울증의 위험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첫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현재까지 류마티스 관절염과 우울증 발생의 관계를 보고한 연구 중 가장 큰 규모의 연구로써 주로 여성 환자가 많은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상당수 남성 환자를 포함할 수 있었고, 우울증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흡연, 음주, 신체활동 등을 고려한 분석 및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생물학적 또는 표적합성 항류마티스제 (biological or targeted synthetic disease-modifying antirheumatic drugs, bDMARDs or tsDMARDs) 사용 여부에 따른 분석도 가능하였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2010년부터 2017년 사이에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진단받은 11만 9789명 중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6만4천457명의 데이터를 수집, 이 가운데 이전에 우울증 진단을 받거나 다른 류마티스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제외한 3만8천487명과 나이, 성별을 매칭한 19만2천435명의 대조군을 선정했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진단받은 환자군과 대조군을 평균 4.1년 추적 관찰한 결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군의 우울증 발생 위험은 대조군보다 66%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혈청 양성/음성, 성별, 나이, 소득수준이나 흡연력, 음주여부, 신체활동, 체질량지수, 동반질환 등에 상관없이 모든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우울증 발생 위험이 대조군보다 높은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한편 약제에 대한 분석에서는 류마티스 관절염 약제 중 생물학적 또는 표적합성 항류마티스제 투여군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생물학적 또는 표적합성 항류마티스제를 투약한 적 없이 기존의 전통적 합성 항류마티스제(conventional synthetic DMARDs, csDMARDs)만을 투약한 환자군에서는 우울증 발생위험이 대조군보다 69% 높았지만, 생물학적 또는 표적합성 항류마티스제를 투약한 환자군에서는 33% 증가를 보였습니다. 국내 실정상 류마티스 관절염의 1차 치료로 생물학적 또는 표적합성 항류마티스제의 급여 사용이 어려운 상황으로 이번 연구에는 적은 수의 환자가 포함되었지만, 류마티스 관절염과 우울증의 공통 병태생리로 여겨지는 전신 염증을 고려하였을 때, 생물학적 또는 표적합성 항류마티스제의 항우울효과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연관성 및 작용기전, 약물 간의 차이 등에 대해서는 추후 연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차의과학대학교 부속 구미차병원 가정의학과에 조교수로 재직중이며, 차의과학대학교는 타 기관, 대학 등과의 공동연구를 적극 장려하며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제가 수련했던 병원인 삼성서울병원의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님, 국제진료센터 류마티스내과 김형진 교수님, 그리고 숭실대학교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님 팀이 속한 공동 연구팀에서 진행하였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한빛사에 논문이 소개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공부하는 책의 한 줄, 환자들에게 하는 한마디가 수많은 연구 결과의 집합체임을 생각해 볼 때, 연구자의 일원으로써 한 편의 논문이 나올 때마다 하나의 조각을 맞추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앞으로도 동료 의사과학자들과 함께 큰 그림을 그려 나가고 싶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임상의사로서 진료와 연구를 병행하는 것은 큰 어려움이 따르지만 진료를 통해 얻게 되는 것과는 또 다른 기쁨과 보람을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가정의학과는 질병 예방과 건강증진에 대한 내용을 폭넓게 다루기 때문에 다양한 주제의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그동안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하여 음주, 흡연, 비만, 여성력 등의 다양한 요인과 심뇌혈관질환, 암, 치매 등 주요 질환 발생과의 관계를 발표하였습니다.
또한 이번 연구와 같이 주요 질환에서의 동반 질환 발생 위험에 대한 영역도 주 연구 관심사로 이에 대한 연구들을 이어 나갈 예정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공저자이신 신동욱 교수님, 김형진 교수님, 한경도 교수님, 정진형 박사님, 은영희 교수님, 박천일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2005년, 제게 논문 작성을 처음 가르쳐 주었고, 20여년 간 연구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으로 귀감이 되어준 남편 이성배 교수에게 존경과 큰 감사를 표합니다.
마지막으로 논문이 발표되었을 때 가장 크게 축하해주며, 작년 한빛사 인터뷰에 실린 본인의 이름을 보고 너무 기뻐했던 소윤이에게 다시 한번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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