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에 대한 소개
인간을 포함한 양막류 동물 (조류, 포유류, 파충류 등)은 배아 발달 초기에 하나의 배아로부터 유전적으로 동일한 쌍둥이 개체를 만들 수 있는 능력 (예: 일란성 쌍둥이, 샴쌍둥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경우는 실제로 매우 드물게 일어납니다. 이는 정상적인 배아 발달과정에서 다수의 개체가 생성되는 것을 막는 억제 메커니즘의 존재를 시사합니다. 실제로 기존 연구에서 이러한 억제 신호의 존재에 대해 보고한 바 있지만 (Bertocchini et al., 2004), 어떤 종류의 신호인지, 어떻게 배아 내에서 그 신호가 전달되고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본 연구에선 닭 배아의 원시선 (primitive streak: 양막류 동물의 gastrulation 및 3배엽 형성 시작을 알리는 대표적 특징) 형성과정에서 칼슘 신호가 배아 외 지역 (extraembryonic region)에 특정적으로 존재하는 간극결합 (gap junction)을 통해 빠르게 전달되어 추가적인 원시선 형성을 막는 것을 보여줍니다. 칼슘 신호는 원시선 형성의 억제자로서 작용하는 Bone Morphogenetic Protein (BMP)와 상호조절을 하며 이는 빠르게 작동하는 전사인자인 NF-κB 와 NFAT의 매개작용에 의해 조절됩니다. 이러한 칼슘-BMP 상호작용을 통해 배아 전체를 아우르는 long-range BMP gradient를 형성하여 하나의 원시선을 형성하는 작동원리가 됩니다. 본 연구에선 공동연구를 통해 인간 배아 모델 (stem cell based synthetic human embryos) 및 초파리에서도 유사한 메커니즘에 작동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연구의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점은 Lewis Wolpert가 제시한 positional information (Wolpert, 1969) 이론에 대한 추가적인 해법을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Wolpert는 확산 (diffusion)에 의해 거리에 따라 농도가 낮아지는 morphogen gradient를 세포가 해석하며 이를 통해 서로 다른 identity를 획득한다고 제시하였으며, 비유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French Flag problem’ 라고 명명했습니다 (Wolpert, 1968, 1969). 실제로 그 이후로 많은 연구들을 통해 ‘positional information’ 이론이 발생중인 배아의 여러 tissue patterning을 매우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예: neural tube patterning by Shh gradient, anterior-posterior patterning in fly embryos by Bicoid gradient). 하지만 morphogen의 diffusion에 의해선 대략 100개 이하의 세포거리 정도의 시스템만 설명이 가능하며 초기 닭 배아 (3-4mm의 지름) 및 다른 큰 시스템에서의 tissue patterning에 대해선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본 연구에선 칼슘이 매개체로 작용하여 morphogen gradient의 활동범위를 비약적으로 넓혀 simple diffusion에 의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관련하여 positional information의 local interpretation과 관련한 실험 및 이론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바 있는데 관심있으신 분은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Lee & Hastings et al., 2022, ‘Neighbourhood watch’ model: embryonic epiblast cells assess positional information in relation to their neighbours).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연구를 진행했던 곳은 영국 런던에 위치한 University College London (UCL) 이며 옥스퍼드, 케임브리지와 함께 영국의 대표적인 대학 중 하나로서, 2020년 기준 34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습니다. 연구중심대학으로서 특히 주변의 The Crick institute, Imperial College London, King’s College London 등의 훌륭한 대학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연구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런던 중심에 있어 삶을 즐기기에도 매우 좋습니다. 그렇기에 미국이 아닌 유럽 쪽에 관심이 있는 학생, 연구자 분들께 추천 드립니다. 제가 있던 곳은 Dept. of Cell and Developmental Biology이고, 다양한 생물 종 (chickens, flies, zebrafish 등) 뿐 아니라 다양한 접근 방법 (발생생물학, 수학적 모델링, 시스템 생물학, 진화학을 시도하는 연구팀들이 모여 있고 주기적인 공동 세미나 및 결과발표 기회가 있어, 연구적인 시야를 넗히기 좋은 곳이라 생각합니다.
3.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발생생물학은 배우자의 수정 후에 개체 발생에 이르기까지 과정에 대해, 유전자, 분자 세포, 및 조직 수준에서 이해하려는, 생물학의 근간이 되는 학문으로서 그 전신이 embryology (배아발생학). 특히 지금은 live imaging, single cell sequencing, stem cell based organoid 등의 신기술들과 함께 그동안 답하지 못했던 흥미롭고 중요한 질문들에 대해 답할 수 있는, 발생생물학이 꽃 피우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흥미로운 생물학적 원리, 특히 what cells can do 보다 what cells really do가 궁금한 연구자분들께 추천드립니다.
4.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작년 3월에 전남대학교 생명과학기술학부에 오게 되었고, 최근에 연구실 (Developmental biology and tissue regeneration lab)을 오픈하였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연구실 세팅하느라 고생해준 1기 멤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희 연구실은 배아 시스템을 활용하여 조직재생 및 상처치유의 분자적, 생물학적 원리를 탐구하는 것을 목표 (Embryonic systems as a model to study regeneration and wound healing)로 합니다. 조직재생 및 상처치료 분야는 생명의학기술의 급성장과 함께 산업적으로도 지속적이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연구 분야입니다. 조직재생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 발달중인 배아의 다양한 시스템에서 상피조직에 존재하는 틈이 닫힐 때 (ex, tissue closure during development, embryonic wound healing after artificial wounding), 어떤 공통된 또는 상이한 전략들이 존재하는지 밝혀내고자 합니다. 주로 활용하는 닭 배아의 경우, 접근성이 높을 뿐 아니라, 긴 발생과정 중 조직이식, 화학물 처리, 라이브이미징 등 다양한 실험이 가능한 장점이 많은 연구 모델입니다. 공동연구에 관심있으신 분은 언제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5.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적으로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Claudio Stern과 늘 가족처럼 대해준 Stern lab 멤버들, 그리고 연구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긴 외국생활 동안 늘 버팀목이 되었던 가족들과 친구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embryo polarity
#positional information
#calc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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