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University of Florida, 현 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Nitrogen cycle은 지구 내 대기권, 수권, 지권, 생물권 사이 질소의 분포를 조절하며, 이러한 순환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미생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20세기 ammonia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합성 방법 (Haber-Bosch Process)이 개발되면서 농업 생산량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지만, 인류로 인한 nitrogen pollutant들이 생태계로 과도하게 유입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토양, 강, 해양의 acidification이 발생하고, 온실가스인 nitrous oxide의 폭발적인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균형이 깨진 순환은 현재 많은 환경 문제를 야기하고 있고 이로 인해 질소 순환에 관여하는 미생물의 연구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가 연구 중인 암모니아산화미생물 (Ammonia-oxidizing microorganism: AOM)은 nitrification의 첫 번째 단계인 ammonia를 nitrite으로 oxidation 시키는 과정에 관여하며, 이 과정 중 nitrite, nitric oxide, nitrous oxide와 같은 많은 nitrogen pollutant를 생성합니다. 이번 연구는 ammonia oxidation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서로 다른 lineage의 AOM들이 어떻게 같은 환경에서 공존할 수 있는지 오랫동안 풀지 못한 질문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처음 이 연구를 시작할 땐 AOM들이 ammonia를 primary substrate으로 competition을 한다고 가설을 세웠지만, 연구를 진행할수록 저희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결과를 보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ammonia-oxidizing bacteria (AOB), ammonia-oxidizing archaea (AOA), complete ammonia oxidizer (comammox)는 urea를 additional substrate source로써 utilization 할 수 있다는 것이 genomic analysis를 통해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urea를 ammonia로 가수분해하는 과정은 또 다른 energy consuming step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urea는 alternative substrate로 여겨졌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저희 연구진은 서로 다른 AOM lineage들은 각기 다른 urea utilization regulatory mechanism을 가지고 있고 이는 direct competition을 최소한으로 줄인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하였습니다. AOA와 comammox는 항상 ammonia를 substrate으로 선호하지만, 흥미롭게도 beta-proteobacterial AOB는 urea가 존재하는 환경에서는 ammonia보다 urea를 더 선호하며 gamma-proteobacterial AOB는 urea와 ammonia를 co-utilization 하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또한 substrate supplementation에 따른 metabolic transition pattern도 lineage마다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번 논문은 다양한 lineage의 AOM이 각자 특유의 substrate utilization pattern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고, 이를 통해 niche differentiation를 설명하는 데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이 연구결과들로 기반하여 AOM의 metabolic activity에 따른 nitrogen pollutant production을 예측, 저감시킬 수 있는 해결책을 개선하고 수립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University of Florida에서 박사학위과정 중 Willm Martens-Habbena 교수님의 지도하에 진행되었습니다. 저희 Microbial Ecology Lab은 토양 내 다양한 미생물의 역할 및 분포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활발하게 다른 그룹과 collaboration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저희 실험실과 University of Oklahoma, University of Washington, Princeton University, Xiamen University, Lawrence Livermore National Laboratory 등 많은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공동연구로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던 너무나 소중한 기회였고, 그분들과 함께 처음 치열하게 discussion 했던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제가 연구하고 있는 환경미생물학은 다양한 미생물학 중에서 비교적 최근에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입니다. 저는 현재 저희가 직면한 환경문제들이 어쩌면 많은 인류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병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보다 더 심각해질 기후변화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을 미래를 많은 과학자들이 이미 경고하고 있습니다. 저의 연구가 단 기간에 기후변화나 다양한 환경문제들을 해결할 순 없지만, 질소순환에 관여하는 미생물에 대한 기초연구들이 조금씩 모여 인류로 인해 기인한 문제들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원동력으로 삼아 열심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대학원 과정은 보통 자신의 결정으로 시작됩니다. 하지만 긴 학위과정 중에는 자신도 모르게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고 자의든 타의든 수동적으로 변하기 쉽죠. 그러다 보면 점점 자신이 처음 세웠던 목표를 잃어버리고 자신이 하고 싶던 연구에 대한 열정도 예전만큼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어떠한 일을 할 때 능동적으로 해내려 한다면 그 결과는 수동적일 때 보다 훨씬 좋을 때가 많습니다. 수많은 실패와 한계를 마주하는 연구과정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능동적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은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힘이지 않을까요? 박사학위과정을 시작하고 제 지도 교수님께서 해주신 첫 말씀은 ‘자유롭게 실패해라. 실패의 과정들을 겪고 그것에 익숙해져 가는 것이 학생의 특권이다.’였습니다. 그때 당시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교수님 말씀대로 저는 학위과정 내내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실패와 좌절 겪었고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었습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그러한 과정이 과학이라는 학문이고 연구를 배우는 첫 단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길고 지난한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고 완주할 수 있었던 건 내가 하고 싶은 연구를 능동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원 생활은 어려움의 연속입니다. 졸업 이후에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가 컨트롤하고 바꿀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니 주어진 상황 환경을 탓하기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또 한 발짝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조금은 더 발전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유학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에게 작지만 조언을 드리자면 주눅 들지 말고 끝까지 도전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기회가 있고 도전하다 보면 자신에게 반드시 기회가 올 것입니다. 외국에서 학위과정을 한다는 건 분명 쉽지 않습니다. 언어적인 한계도 느낄 것이고, 한국과는 전혀 다른 환경과 문화에 적응하는 것도 생각보다 훨씬 힘듭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정말 큰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와는 다른 가치관과 사고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과정은 학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혹시 면접의 기회가 온다면 자신 있게 자신을 어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생각보다 자기 자신은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LBNL)의 Environmental Genomics and Systems Biology (EGSB) division 소속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박사학위과정 중에는 각각 AOM의 physiology, biochemistry, metabolism에 집중한 연구를 했다면 현재는 실제 생태계 환경에서 biological nitrogen cycle 관련 미생물들이 어떠한 역할과 활성을 보이는지에 대한 연구하고 있습니다. Lab-scale의 연구만으로는 실제 ecosystem dynamics를 예측하기 힘들고, 또한 field-scale의 연구는 컨트롤하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현재 LBNL에서 EcoPOD을 이용해 enclosed environment에서 plant-soil-microbe interaction을 연구하고 있고, metabolomics, metagenomics, metatranscriptomics, GC 등 다양한 연구 방법을 배우고 적용할 계획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아무것도 모르고 서툰 저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신 Willm Martens-Habbena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박사학위뿐 아니라 그 기회 덕분에 조금 더 넓은 관점과 유연한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자의 자세를 몸소 보여주신 교수님을 만난 건 제 인생의 큰 전환점이자 행운이었습니다.
연구를 하면서 한계에 부딪히고 끊임없이 자신에 대한 의문을 던졌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이 생길 때마다 묵묵하게 제 길잡이가 되어준 멋진 남편이자 동료 과학자인 이상빈에게 이 자리를 빌려 고맙고 사랑한다고 꼭 전하고 싶습니다. 남편 덕분에 외롭고 힘든 해외 생활을 견딜 수 있었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함께 꿋꿋이 헤쳐 나가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저를 있게 만들어 주신 부모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항상 우리 딸이 최고라고 응원해 주시는 그 마음이 제 자존감이었고 제가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힘이었습니다. 항상 믿어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시부모님, 한국의 가족들, 친구들에게도 너무 사랑하고 보고 싶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질소 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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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생물 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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