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번 연구는 암 환자분들의 개인 맞춤 의학을 목표로 진행된 연구입니다. 암 치료법은 해마다 발전하여 많은 환자분들을 살리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최근 각광받고 있는 면역관문억제제 치료법은 임상시험에서 전이암을 가진 환자분들도 건강을 회복한 사례가 발견되는 혁신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201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치료법의 효과를 보는 환자분들이 약 30~40% 뿐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치료 시작 전 환자분에게 면역관문억제제 치료가 효과적일지 미리 예측하는 것과 해당 치료법의 효과를 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조합 치료 등 다른 치료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개인 맞춤 의학은 환자분들에게 꼭 적용되어야 할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적용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암을 대상으로 했지만 다른 여러 난치성 질병에 대해서도 개인 맞춤 의학을 적용하는 연구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차세대 시퀀싱 기술의 발달로 인체에서 많은 정보를 한 번에 얻어 낼 수 있게 되었고, AI 기술의 발달로 다량의 정보를 빠르게 학습하여 새로운 정보를 예측하는 일이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환자분들도 개인 맞춤 의학의 혜택을 보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를 한참 진행할 때 개인 맞춤 의학의 필요성을 몸소 느낀 일이 있었습니다. 포항은 울릉도까지 한 번에 가는 배가 있어 울릉도 여행이 쉽습니다. 하지만 이 배가 쾌속선이라 뱃멀미가 심합니다. 뱃멀미가 심한 저는 그 배를 타기 전 항상 약국에서 약사님 추천 “가장 강한” 뱃멀미약을 먹고 탑니다. 하지만 파도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여지없이 뱃멀미가 저를 괴롭혔고, 몇 시간동안 그것을 온몸으로 견디며 겨우 도착했습니다. 다른 종류 멀미약을 바꿔먹으며 쾌속선 탑승 네번째 만에 겨우 저에게 맞는 멀미약을 찾았습니다. 저에게 맞는 멀미약을 배 타보기 전에 알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많이 생각했던 순간이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 연구는 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 융합대학원 김상욱 교수님의 구조생물정보학 연구실 (https://sbi.postech.ac.kr)에서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으며 진행하였습니다. 구조생물정보학 실험실은 멀티오믹스 (전사체, 메틸롬, 유전체 등)와 생물학 네트워크 및 기계학습을 활용한 개인 맞춤 의료 연구 뿐 아니라, 진화정보와 단백질 구조정보를 이용한 단백질 엔지니어링 연구, 약물정보를 활용한 약물-타겟 정보 등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조생물정보학 연구실은 정말 좋은 연구 환경을 가지고 있어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연구실 안팎으로 자유롭게 토론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연구 진행만큼 중요한 것이 자신의 연구를 설명하고 토론을 통해 피드백받는 것임을 교수님께서 항상 강조하셨습니다. 그래서 연구실 안팎으로 자신의 연구를 설명하고 같이 토론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아이디어도 많이 얻고 좋은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두번째로 풍부한 컴퓨팅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연구에 사용했던 데이터는 용량도 크고 계산량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연구 진행에 컴퓨팅 리소스가 부족해 지연되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기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연구실 밖 현장에서는 어떤 연구가 필요한지 졸업 전에 탐색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타 기관과의 공동연구는 연구 능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었지만 연구실 밖 세상에서는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 연구하고 있는지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 활동 중 가장 큰 보람은 이 연구가 언젠가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는 상상을 할 때 느꼈습니다. 저도 가족이 투병하는 모습을 곁에서 여러 번 지켜보았기 때문에 투병하는 환자 자신과 그것을 지켜보는 가족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느껴본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분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드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할 때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를 진행하며 가장 많이 토론했던 것 중 하나는 의사가 환자를 치료할 때 이 연구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토론이었습니다. 아직 해결해야 할 여러 문제가 남아있음을 생각할 수 있었던 동시에, 이전에 비해 한발짝 앞으로 나아갔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연구 하나하나가 모여 새로운 치료법 수립에 도움을 주고 환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여줄 것이라 기대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첫번째로 중요한 것은 생명과학의 이해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의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생명정보학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생명과학을 기반으로 한 정보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분야를 떠올릴 때 컴퓨터나 코딩, 통계학, AI기술 등을 많이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생화학, 분자생물학, 세포생물학, 유전학 등 생명과학의 기본 원리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이 시각으로 데이터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할 때 좋은 문제인식과 해결책이 제시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로 중요한 것은 주변 동료와의 의사소통 및 협업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분야의 특성상 실험생물학을 하는 연구실과의 협업도 많고, 같은 연구실 내부에서도 다양한 의견교환과 토론을 통해 연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의 의견을 잘 듣고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하며 문제해결 방향과 방법을 조율하는 협업능력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말 어렵기에 평생 생각하며 키워야 할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난치성 질환 신약개발 벤처회사인 이뮤노바이옴에 입사하여 일하고 있습니다. AI기반 신약개발과 개인 맞춤 의료를 연구 단계에서 실제 환자분들에게 적용하는 단계로 끌어올리고자 합니다. 연구 단계에서 좋은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져 이제 산업 현장에 적용해 나갈 수 있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적용 가능한 기술은 현장에 직접 적용하고 부족한 부분은 새로 만들어가며 환자분들에게 직접 도움이 될 수 있는 신약개발을 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 같은 경우 본인의 암 샘플과 임상기록의 일부를 연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해 주신 전세계의 암 환자 분들 덕분에 가능했던 연구입니다. 기탁해주신 샘플은 현재에도 기초 면역학/의학 연구와 치료법, 진단법 개발에 소중히 활용되어 의학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더 나은 암 치료를 위해 샘플을 기꺼이 제공해주신 소중한 뜻을 잊지 않고 책임감과 윤리의식을 가지고 그 혜택을 다시 환자분들에게 돌려드리는 연구개발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갖춰 주시고 연구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신 김상욱 교수님과 고민이 생기거나 연구의 방향이 흔들릴 때 옆에서 같이 토론해주고 같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 준 연구실 구성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같은 연구자의 길을 걷고 있는, 배울 점 많고 멋진 연구자인 우리 와이프 윤박사님을 비롯하여 언제나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는 우리 가족들에게 항상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습니다.
#개인 맞춤 의료
# 해석 가능한 기계 학습 모델
# 면역항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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