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본 연구는 뇌 삽입형 소자(depth electrode)를 활용하여 대뇌 신호를 측정하고 뇌 질환을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뇌 신경체계의 깊이 있는 이해를 목표로 하며, 특히 입체전도(Stereo-electro-encephalography, sEEG) 기법을 통해 대뇌에 전극을 삽입하고, 깊이에 따라 뇌전도를 측정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뇌전증이나 파킨슨 병과 같은 질환의 치료에 중요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기존의 임상용 뇌 삽입형 소자들은 그 크기와 때문에 삽입 과정 전후로 뇌에 손상을 줄 위험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폴리머 소재로 제작된 유연한 뇌 삽입형 소자들입니다. 이들은 부드러운 소재로 인해 뇌에 미치는 손상을 줄일 수 있지만, 동시에 모듈러스의 부족으로 뇌 안의 원하는 위치와 깊이에 정확히 삽입하는 데에는 제한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희 팀은 폴리이미드(polyimide) 소재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유연 뇌 삽입형 소자를 개발했습니다. 이 소자는 폴리이미드 층 사이에 마련된 공간에, 스테인리스 스틸 스타일렛(stylet)가 삽입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구조 덕분에 스타일렛이 유연 소자를 물리적으로 지지하여 소자를 뇌에 삽입 시, 형태 변형 없이 대뇌의 깊은 부분까지 도달할 수 있게 하게 합니다. 뇌에 삽입한 뒤에 스타일렛을 제거하면, 폴리이미드 층은 총 두께가 15마이크로미터 밖에 되지 않아, 소자가 뇌 손상을 최소화하여 뇌의 움직임에 자연스럽게 적응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뇌에 최대 10 cm 깊이까지 삽입이 가능하며, 동시에 최대 128 채널을 지원하여 기존 8-16 채널의 임상용 소자보다 훨씬 높은 공간 해상도를 제공합니다.
이 소자는 쥐, 비인간 영장류, 돼지, 그리고 인간의 뇌에 성공적으로 삽입되었으며, 국소 전위(local field potential)와 단일 단위 뉴런 활동(single unit neuronal activity)을 정밀하게 측정했습니다. 특히, 쥐의 뇌에 25일간 삽입하여 장기간 안정적인 기록이 가능함을 입증, 장기 측정(chronic recording)으로의 응용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혁신적인 소자 플랫폼은 본 논문의 공동 제1저자인 이근동 박사님의 주도하에 더 발전되어, 자극(stimulation) 기능까지 포함하도록 발전되고 있으며, 뇌 질환의 진단 및 치료에 있어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구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설명과 관련 동영상은 다음 링크(https://today.ucsd.edu/story/transforming-clinical-recording-of-deep-brain-activity-with-a-new-take-on-sensor-manufacturing )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논문 출간을 계기로, 소자 구조 개발 단계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한 순간이 생생히 떠오릅니다. 그때가 바로 미국의 가장 큰 연휴인 추수감사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휴일도 잊은 채 실험실에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원하는 프로토타입 소자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고, 그 성과를 사진으로 담아 지도교수님의 집에서 열린 연구실 추수감사절 파티에서 자랑스럽게 공유했습니다. 그때의 설렘을 기억하며, 이제 이 연구 결과를 전 세계 연구자들과 나눌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연구는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UCSD)의 Electrical and Computer Engineering Department 소속의 Shadi A. Dayeh 교수님 연구실(Integrated electronics and biointerfaces laboratory, IEBL에서 박사학위과정 동안 진행했습니다. IEBL 연구실의 주요 목표는 다양한 형태의 유연 소자를 제작, 뇌 표면에 부착하거나 뇌 안에 삽입함으로써 뇌파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뇌 활동을 지도화하고 뇌의 신호 체계를 이해하는 데 있습니다 (http://iebl.ucsd.edu/).
본 연구는 UCSD에서 뉴로서젼들의 도움을 받아 쥐와 돼지에 소자를 삽입하고 측정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소자는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MGH)로도 보내져, 저희 연구실과 협력 관계에 있는 Sydney S. Cash 교수님 연구팀 소속의 다른 제 공동 1저자 Angelique C. Paulk 박사님 주도 하에 비인간 영장류와 인간 환자에게 삽입되어 측정 및 분석이 진행되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제 소자가 실제 인간 환자에 적용되었을 때, 이것이 단순히 기초 연구의 단계를 넘어서 실제로 환자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은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이는 저에게 큰 자부심을 안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제 연구에 대한 책임감을 한층 더 깊게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의 삶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를 지속하고 싶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번 연구를 통해 협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뉴로서젼 및 뉴로사이언스 전문가들의 도움 없이는 이번 연구의 성공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어떻게 협력하여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박사 학위 과정 동안 저는 뇌의 신호 체계를 이해하기 위한 뇌파 측정 소자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와이어 태양전지와 유연 트랜지스터 같은 반도체 공정 기반의 다양한 소자들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현재는 울산과학기술원의 에너지화학공학과에서 고현협 교수님 지도 아래 박사 후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사 학위 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뇌 신경구조를 모방한 뉴로모픽 소자와 촉각/광학 센서를 융합한 뉴로모픽 센서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이 연구는 인간의 감각을 흉내 낸 전자피부를 개발하여, 이를 인간에 가까운 감각을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용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박사 학위 과정 동안 저를 연구자로서 성장하게 이끌어주신 Shadi A. Dayeh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한 공동 제1저자 이근동 박사님과 Angelique C. Paulk 박사님, 그리고 본 연구에 도움을 주신 모든 동료 연구자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긴 유학 생활 기간 동안뿐만 아니라 항상 사랑으로 무한한 서포트를 해준 가족에게도 사랑의 마음을 담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의 연구를 다른 연구자들에게 소개할 기회를 주신 BRIC 관계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입체전도
#뇌 신호 측정 소자
#뇌 삽입형 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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