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저는 지방대사를 주로 했습니다. 지방 분해는 결국 다이어트를 하는데 시작점이어서 충분히 연구할 가치가 있습니다. 우리 논문에서는 PAK4라는 암을 유도하는 단백질이 지방세포에도 있는데, PAK4를 억제해야 지방 분해가 완성됨을 확인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PAK4가 HSL과 FABP4를 인산화하여 이 둘을 격리시키기 때문에, 지방산의 이동에 차질이 생기는 것입니다. 나중에 웨비나와 같은 수단으로 심도 있게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제 논문이 많이 복잡해서 좀 송구스럽습니다.
완벽한 기초 대사 생화학 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느낀 이 분야는 좀 어렵습니다. 생화학 학회 어디를 가도 생화학 분야가 쉽다고 이야기하시는 거 못 들었습니다. 대사 진짜 어려운 부분입니다. 현상을 설명하는 경로가 다양한 것은 좋지만, 이 경로들이 서로 얽혀 있다 보니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생각해야 합니다. 레닌 저 생화학 원서 보면 항상 나오는 도표들, 그 도표가 머리 속에 있어야 확신을 가지고 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수님들의 도움이 절실한 곳이기도 합니다.
제가 이 분야에 전망을 감히 말할 수는 없지만, 제 기준 비전은 좋은 것 같습니다. 취직 걱정은 뭐 크게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왠만한 곳에서 기초 생화학 하는 분들의 수요가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고 보람을 느끼는 일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려있지만, 저는 지금까지 연구하면서 지루하거나 재미없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렵지만 해 볼만합니다. 다만 공부를 좀 해서 프로토콜의 한 줄 한 줄의 의미를 알아야 더 재미가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에서 석박사과정으로 5-6년 정도 공부를 했습니다. 연구실은 의대 박병현 생화학교수님과 약대 배은주 교수님이 공동으로 지도해 주십니다. 연구주제는 대사염증으로서 예전에는 간 대사를 주로 하였지만, 요새는 근육과 지방조직까지 모두 다룹니다. 교수님들은 같이 공부를 해주시고 상당히 피드백이 빠릅니다. 공동연구에도 열려 있기 때문에 하고 싶은 연구를 펼쳐 나가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연구주제를 많이 바꿔가면서 어느정도 고생을 한 케이스입니다. 처음 1-2년 정도는 많이 혼나고 사고도 많이 치고 했습니다. 전적대학교에서 실험을 제대로 한 적도 없고 솔직히 진지하게 임하지 않았어서, 지금 생각해보면 많은 선배님들이 참아 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프로젝트를 제시해 주셔서, 2년차에 운 좋게 가능성이 보이는 프로젝트를 얻었고 이번 논문이 나왔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정말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를 드리면, 연구를 하면서 그 순간에는 자부심은 느끼기 어렵습니다. 그냥 하는 것입니다. 대신에, 하루에 맡은 일을 계획대로 다 해치웠을 때는 확실히 보람이 느껴집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HSL 인산화 잔기를 LC/MS로 찾은 것입니다. 총 2년 걸렸습니다. 사실 중간에 포기해서 1년을 허공에 날려버렸습니다. 아직도 두고두고 후회하는 부분인데, 처음 조건으로 회귀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낯선 실험이고 어려운 실험이어도 특이사항을 기록해가면서 밀고 나가시길 바랍니다. 아직도 실험하면서 많이 실패하고 좌절도 하지만, 이런 경험을 겪고 나서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갑니다. 그러다 보면 운이 따릅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생화학이라는 분야가 너무 저변의 학문이 되어서 다양한 전공들이 모입니다. 저 같은 한의사출신도 있고, 식품 전공하는 친구도 있고 제 사수 선생님은 의사입니다. 그래서 주제가 상당히 다양한데, 대신에 깊이 있는 논문은 찾기가 어렵습니다. 조금은 진지하게 생화학을 전공해서 무엇을 주로 하고 싶은지를 정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어느 순간부터는 제가 새롭게 알고 싶은 내용을 담고 있는 논문을 찾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습니다. 모든 논문이 가치가 있고 또한 쉽게 나오는 논문은 없지만, 좀 더 깊이 있는 논문을 작성할 줄 안다면 어느 기관을 가든 인정받을 거라고 믿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빅데이터 분야를 좀 공부해볼 생각입니다. 다음 프로젝트는 면역 분야여서 scRNA Sequence analysis가 필수적입니다. 예전부터 공부해야지하는 생각은 했었는데, 게을러서 아직도 못하고 있습니다. 당장 다음학기부터는 카이스트로 옮기게 되는데, 거기서는 R이나 Python을 기초부터 배우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RNA Sequence analysis 분야는 전적으로 도움을 받았는데, 제가 어느정도 배워서 알아야 논문 쓰거나 발표할 때 두려움이 없어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피치랑 글쓰기도 좀 공부하려고 합니다. 학원이나 강의의 도움을 좀 받아가면서, 제 부족한 부분을 채워볼까 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발표 잘하시거나 글 잘 쓰는 분들이 제일 부럽습니다. 그런 분들은 많이 연습도 하시고, 책도 많이 읽더라구요. 교수님들 비행기에서 책 2권씩 읽는 거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열심히 하다 보면 결국 됩니다. 포기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제 동기나 후배들이 좋은 차 사고 어디 놀러가고, 결혼하고 등등 얘기가 나오면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제가 택한 길이고, 반대로 그들은 못 가는 길이니까 그런 부분에서 위로를 받았으면 합니다. 결국은 제가 증명하는 길은 논문이니까 굳세게 밀고 나가야 합니다. 저는 5년 정도 걸렸지만, 여러분들은 좀 더 빠르게 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사람들과 항상 함께 하십쇼. 사실상 저를 키워준 교수님들, 친구들, 동료들이 긍정적이고 낙천적이어서 좋았습니다. 긍정적인 사람들이 도전도 잘하고 항상 길을 찾아냅니다. 당장 어제도 그들에게서 에너지를 많이 얻었습니다. 주위사람들과 상부상조 하면서 훌륭한 성과를 내시길 기원합니다.
관련 링크
연구자 ID
관련분야 논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