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분야 소개, 동향, 전망> 최근 ‘재료에 복잡한 생물학적 기능을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으로부터 살아있는 재료(Engineered Living Materials; ELMs) 분야가 시작되었습니다. 대개 ‘살아있는’ 세포를 재료 안에 물리적으로 구획시켜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수행하도록 설계되고 만들어집니다. 세포를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작동시키기에 어려운 점도 있지만, 어렵고 복잡한 생명현상을 재료에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예로, 광합성 기능을 수행하는 재료를 만들고 싶다면, 수 많은 광합성 효소 복합체를 재료 내 구현하는 대신 광합성 미생물을 가두어 생장과 광합성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재료과학과 생명과학(특히, 미생물 공학 및 합성생물학)의 융합학문이 주변 연구자들의 연구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음을 느낍니다.
현재 유럽에서는 국가 단위를 넘어 EU 단위로 과제가 발주되고 있고, 미국 내에서도 ELMs 관련 과제가 발주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생명공학/바이오센서/바이오메디컬 등 다양한 분야에 모두 적용될 수 있어 앞으로 더욱 빛날 학문 중 하나라 생각됩니다.
논문 소개 및 에피소드> 이번 논문은 살아있는 광합성 재료의 디자인과 재료 내 광합성 미생물의 생장에 관한 연구입니다. 광합성 미생물의 군집 생장 유형인 ‘팔멜로이드(palmelloid)’가 하이드로젤 내 형성되는 점, 이들의 공간적 생장 패턴, 그리고 광합성 효율에 관한 실험 내용을 논문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살아있는 광합성 재료는 산소 공급을 통한 조직 재생, 탄소 포집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어 그 의의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2022년 10월 쯤 광합성 재료를 이용한 이산화탄소 포집 실험을 했던 때가 기억납니다. 집에서 원격으로 실험실 내 이산화탄소 측정 센서를 확인하다가, 갑자기 센서가 고장남을 알게되었습니다. 이를 다시 작동시키려고 비를 쫄딱 맞으며 자전거타고 실험실로 향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그 센서는 끝까지 작동 안해서 그 노력이 헛수고가 되었습니다. 참고로 네덜란드는 비가 많이 오고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로 출퇴근을 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소속 기관 소개> 제가 소속된 곳은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교(Delft University of Technology; TU Delt) 바이오나노과학부 입니다. 연구 시설과 환경 면에서는 부족함이 전혀 없다고 생각이 드는데, 아마 학부가 Kavli 재단의 지원을 받아 그런 것 같습니다. TU Delft 교수님들은 collaboration에 대하여 상당히 열려있는데, 실험실, 학부, 또는 타 대학 간 연구 협력이 거의 일상이라고 여겨집니다. 참고로, 제 연구도 Aerospace engineering 소속 Kunal Masania 교수님의 3D 프린팅 관련 유변학 관련 지식을 많이 전수 받아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네덜란드의 평화로운 분위기도 연구에 집중하는데 한몫합니다. 자전거를 10분만 타고 나가도 하늘이 탁 트인 평지가 나타나 잡생각이 없어집니다.
실험실 소개> 2022년 4월부터 Host-professor이신 Marie-Eve Aubin-Tam 교수님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항상 교수님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으며, 인성/실력 모두 본 받을 점이 참 많은 분입니다. 그리고 교수님이 주신 기회 덕분에 현재 EU 발주 EIC (European Innovation Council) NextSkins 과제의 일원으로 영국 Imperial College London의 Tom Ellis 교수님, 핀란드 Aalto University의 Markus Linder 교수님과도 주기적으로 만나 협업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s://www.nextskins.eu/ 사이트 참조를 부탁드립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평소 느낀 점> 한국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네덜란드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시작하면서 많은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혹시라도 저녁에 남아 연구를 하게 될 경우 학과장/학장님의 허락이 있어야하고, 돌봐야할 가족이나 자녀가 있다면 이른 퇴근이 비교적 일상적이며 관용의 대상입니다. 주 40시간의 업무 제약, 1년 내 2달 가까이 되는 휴가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어떻게 우수한 연구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가에 대하여 계속 스스로 질문했었습니다.
박사과정생, 박사후 연구원, 교수님들 간 위계 없는 디스커션 문화가 큰 역할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참고로, 네덜란드 사람들은 타 유럽 사람들에 비해 마음 속 이야기를 필터 없이(?) 말하는 것으로 다소 악명 높습니다. 미팅 시간에 실험의 설계, 방법론, 결과까지 모두 솔직한 감정을 공유하며 미진한 부분에 대하여는 개선 방법에 집중을 합니다. 또한, 학부 내 테크니션 문화가 상당히 발전되어 있습니다. 벡터 설계 및 단백질 발현, 측정 기기의 설계, 고가의 현미경 작동 등 연구에서 오랜 기간이 소요될 수 있는 부분들을 학부 테크니션 들이 도와줍니다. 이들의 생활방식과 업무 환경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스스로 부족했던 점도 인지하게 되고 모든 방면으로 발전해나감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ELMs 분야는 생명과학 중 미생물학/합성생물학에 관심이 많은 후배들/유학준비생 눈여겨보면 좋을 분야인 것 같습니다. 특히,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 ‘이번엔 어떤 미생물로 새로운 재료를 만들어볼까?’ 라는 상상력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저도 아직 2년도 안된 분야 새내기인지라 계속 부딪혀가며 배우고 있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도 계속 ELMs 관련 과제를 지속적으로 수행중입니다.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앞으로도 관련 연구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에서도 다소 생소한 분야라, 관련 네트워크와 집단 지성을 구축하여 추후 한국 과학 발전에 많이 기여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가족들과 이야기가 하고 싶습니다. 가족을 중시 여기는 환경에서 일하니, 한국에 있는 아내와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납니다. 해외 포닥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욱 소중해질 것같습니다. 부족하지만 해외 포닥 간다는 저를 믿어주었던 아내(쏭 양), 장인어른, 장모님, 그리고 우리 오씨 가족에게 참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를 연구자로서 이끌어주신 김규혁 교수님, 끊임없이 소식을 물어봐주시고 배려해주시는 김재진 교수님을 비롯한 실험실 선배님들에게 감사함을 느낍니다. 박사과정때부터 연구 인연으로 남아 함께 교류하는 고영진 교수, 이창민 박사, 김영준 Northwestern 박사과정생, 델프트 한인 과학자 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한국에 있는 Gilyupson, 안암 happy house 친구들 모두 참으로 고마운 친구들입니다. 휴가내고 유럽으로 놀러와주기도 하고, 가끔 한식 박스도 보내주는 녀석들입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꼭 은혜 갚겠습니다 ^^.. 따뜻한 유럽 친구들(Fried, Franka, Roland 등)과 교수님들은 이 한글을 읽지 못하겠지만, 슬플때나 기쁠때나 항상 함께해줘서 감사하다는 말로 이 글을 마칩니다.
#살아있는 재료
# 미생물학
# 재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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