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번에 발표한 논문은 2022년에 발표한 "Targeted A-to-G base editing in human mitochondrial DNA with programmable deaminases (2022. Cell)"의 후속 연구입니다. 이번에 다시 한번 인터뷰를 하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우선, 제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유전자 교정(Gene Editing)입니다. 유전자 교정은 마치 문서의 오타를 수정하듯이, DNA에 있는 유전자 정보를 교정하거나 새로운 정보를 추가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정상 상태로 복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은 유전 질환 치료, 암 연구, 농작물 개량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으며,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유전자로부터 단백질이 발현되고 그에 해당하는 표현형을 갖게 됩니다. 모든 질병 또한 유전자의 변화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유전자를 직접 다룰 수 있는 기술은 다양한 질병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각에서는 유전자 교정 기술이 AI나 양자컴퓨터보다 더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유전자 교정 기술은 주로 핵 유전체(nuclear genome)를 대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그러나 세포에는 핵 유전체 외에도 중요한 유전체가 존재합니다. 바로 세포소기관 유전체(Organelle Genome)입니다. 예를 들어, 사람과 진핵 세포에는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가, 식물 세포에는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Chloroplast)가 자체 유전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는 에너지 대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이들의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사람의 경우, 미토콘드리아 유전병은 시각 상실, 뇌변병과 같은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미토콘드리아 유전병을 교정할 수 있는 유전자 교정 기술 개발이 시급했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대표적인 유전자 교정 기술인 CRISPR-Cas9은 단백질과 RNA를 이용하는데, 미토콘드리아에는 RNA가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CRISPR 기술은 세포소기관에 적용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교정은 오랫동안 미개척 분야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2020년에 최초로 사이토신 염기 교정기(Cytosine Base Editor)가 개발되었고, 2022년에는 저희 연구실에서 세계 최초로 아데닌 염기 교정기(TALED)를 개발했습니다. 당시 저희 연구는 큰 주목을 받았으며, 인터뷰를 통해 그 성과를 소개하였습니다 (https://www.ibric.org/s.do?ubdKbjIycP). 당시 인터뷰에서 향후 이 기술을 개선하고 싶다고 하였었는데, 그 말을 지킬 수 있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논문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기존의 TALED는 세포 독성(Toxicity)이 있었고, 이로 인해 배아 발달이 되지 않아 질병 모델을 만들 수 없었습니다. 둘째, 독성의 원인은 TALED가 타겟 DNA뿐만 아니라 RNA에 비특이적으로 작동하여 많은 오프타겟(Off-target)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셋째,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단백질 구조 기반으로 Engineering하여 DNA에 대한 특이성은 유지하면서 RNA에 대한 특이성을 99% 감소시킨 개선된 TALED를 개발했습니다. 넷째, 이 개선된 TALED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미토콘드리아 Leigh syndrome 질병 모델을 성공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실제 in vivo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개선된 미토콘드리아 아데닌 염기 교정기를 개발했으며, 이는 향후 임상적으로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앞으로도 유전자 교정 기술의 발전을 통해 다양한 질병의 근본적인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속해 있던 서울대학교와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 연구단은 유전자 교정 기술을 식물과 동물에 적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 기술을 개발하거나 개선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고려대학교 이현지 교수님 연구팀 및 성균관대학교 이성현 교수님과 공동으로 수행하였습니다. 또한, 제가 포닥으로 근무했던 연세대학교 김형범 교수님 실험실에서 지원을 해주신 덕분에 연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번 인터뷰 당시에는 학생 신분이었지만, 이번에는 조교수로 다시 인터뷰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번 인터뷰 때 말했던 거처럼 저는 단순하게 사는 편입니다. 재수 시절 랍스터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비싼 음식인 랍스터를 GMO로 개량하여 서민들도 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꽂혀 생명공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교내 학회에서 김진수 교수님의 유전자 교정 발표를 듣고, 이 기술을 활용하면 제 목표를 이룰 수 있겠다고 확신이 들어 학부 4학년 때 교수님을 찾아뵙고 인턴을 거쳐 본격적으로 학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연구를 하다 보니, 현재는 좀 더 큰 목표를 갖게 되었습니다. 치료제를 개발하여 많은 사람들이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입니다. 얼마나 큰 기여를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제가 연구하고 있는 유전자 교정 기술은 분명히 많은 사람들을 질병으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제 연구가 하나의 디딤돌이 되어 미래에 다양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자부심과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현재 유전자 교정 분야가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 또한 경험해 본 결과,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고 있어 이를 따라가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배우는 것이 많고, 발전하는 기술을 접할 때마다 흥미롭고 재미있다는 점도 큽니다. 특히 유전자 교정 기술은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치료제 개발을 비롯해 농업과 다양한 산업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기초과학뿐만 아니라 응용과학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도 충분히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됩니다. 모두에게도 적극 추천드리지만, 세상에 Product(ex:치료제)로 기여하고 싶은 꿈이 있는 분들에게 이 분야를 특히 추천드립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첫 번째로, 미토콘드리아 유전체 교정을 연구하면서 아직 개선해야 할 몇 가지 두드러진 특징들이 보입니다. 특히, 현 기술이 완벽하게 정밀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이를 더욱 초정밀 하게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앞으로 초정밀 한 유전자 교정 기술을 개발하여, 다음번에 또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이제껏 개발되지 않은 남들이 하지 않은 새로운 유전자 교정 기술들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아직까지 유전체 교정 기술의 난제로 남아 있는 큰 유전자를 삽입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고, 기술을 개선하는 도전적인 연구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우선 늘 훌륭한 연구 방향과 인사이트를 제시해 주시는 김진수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 논문에 공동연구로 함께해 주신 고려대학교 이현지 교수님과 성균관대학교 이성현 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랩실 선배이자 공동 제1저자이신 임가영 박사님, 그리고 좋은 인연이 되어 준 홍성현 학생께도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포닥 시절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주신 김형범 교수님 덕분에 이번 연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12월부로 카이스트에 부임하여 새로운 랩실을 꾸리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함께할 멤버들과 주변 연구자분들과 함께, 한번뿐인 인생을 멋지고 즐겁게 연구하며 세상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유전체교정(Genome Editing)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유전자치료제(Gene Thera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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