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주요 신경발달장애의 하나인 틱 장애는 눈 깜빡임이나 코 찡긋거림, 헛기침 소리와 같이 빠르고 반복적인 움직임 또는 소리로 나타나는 ‘틱 증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소아청소년에서 흔하고 일부에서는 성인기 이후까지도 지속됩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틱 장애의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는 선행 연구들이 보고되어 왔으나, 실제 질환 발생 추이를 파악하기 위해 필수적인 자료인 발생률 및 발생건수 자체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맞춤형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한 대규모 인구기반 분석을 통해, 2003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틱 장애로 처음 진단받은 환자 발생건수와 발생률을 연령군에 따라 분류하여 살펴보고 각 군의 특성을 비교하였습니다. 연구 결과 틱 장애의 발생건수 및 발생률은 꾸준히 증가해오고 있으며, 소아청소년에서의 증가세가 더욱 큰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성인에서도 2015년 이후로 틱 장애 발생에 있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임상적으로 주목할만한 결과였습니다. 성인기에 처음 발병한 것인지, 또는 더 어릴 때부터 증상이 있었지만 성인기 이후 처음 진료를 받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연구가 필요합니다. 향후 임상 진료 시 소아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 틱 장애 환자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광범위한 진단 및 치료 방향 수립과 질병교육 확대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이를 위한 다각적 임상연구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중요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강사로 재직 중입니다. 본 연구의 교신저자이신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홍순범 교수님 연구실에서 연구와 진료를 겸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는 홍순범 교수님 연구실에서 서울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 의학연구협력센터(MRCC)와 함께 수행 중인 보건의료 빅데이터 연구의 일환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대규모 인구기반 역학 연구입니다.
이외에도 홍순범 교수님 연구실에서는 자폐스펙트럼장애 또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등 주요 신경발달장애의 진단 및 예후 예측, 치료와 기능 향상을 위한 임상연구들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꾸준한 연구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근무하면서, 최근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대한 문턱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국가적으로도 정신건강 문제가 주요 아젠다로 등장하고, 정신건강 검진 주기를 단축하고 치료 기회를 확대하는 정책들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올바른 방향의 정신건강 관련 개입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국내 진료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주요 질환들의 발생 추이를 추적, 데이터를 확보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발생률이 높은 집단에 대해서 선제적으로 예방, 스크리닝, 조기진단 및 개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 정신건강 증진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하고 있는 것과 같은 연구들이 모여서 학문적 바탕을 이루고 이것이 사회가 형성되어 가는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마음 깊이 존경할 수 있는, 좋은 지도교수님을 만나십시오.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서, 아이를 양육함에 있어 부모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매 순간 느낍니다. 연구자도 이와 같아서 지도교수님의 관심과 도움을 통해 성장하고 발달해 나간다고 생각합니다.
홍순범 교수님께서 주신 연구 아이디어들을 고민하면서 지적 호기심과 연구 의욕을 키웠습니다. 교수님과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다양한 해석적 관점들을 접하며 즐거웠고 뿌듯했습니다. 훌륭한 지도교수님께 지도받는다는 것은 초보 연구자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본 연구 주제였던 틱장애를 포함하여, 신경발달장애에 속하는 다양한 질환군들을 대상으로 한 의료보험 데이터 기반의 역학 분석 연구를 이어나가고자 합니다.
더불어 지역사회에서 정신과적 어려움을 겪는 소아청소년 및 성인 환자들을 위한 진료 활동도 병행할 예정입니다. 실제 지역사회 내 환자들을 마주하면서 떠올리게 되는 궁금증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고, 연구 필요성이 높은 분야를 탐색하고자 합니다. 연구를 통해 도출한 결과를 다시 진료의 최전선에서 환자들에게 적용함으로써, 연구와 진료 사이에 선순환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제가 몹시도 좋아하는 시의 구절을 공유합니다. 각자의 목표를 향해 정진하고 계신 모든 분들이, 그 과정 속에서 즐거움을 찾으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언제나 이타카를 마음에 두라
네 목표는 그 곳에 이르는 것이니
그러나 서두르지는 마라
비록 네 갈 길이 오래더라도
늙어져서 그 섬에 이르는 것이 더 나으니
길 위에서 너는 이미 풍요로워졌으니
이타카가 너를 풍요롭게 해주길 기대하지 마라
이타카는 너에게 아름다운 여행을 선사했고
이타카가 없었다면 네 여정은 시작되지도 않았으니
이제 이타카는 너에게 줄 것이 하나도 없구나
설령 그 땅이 불모지라 해도 이타카는
너를 속인 적이 없고, 길 위에서 너는 현자가 되었으니
마침내 이타카의 가르침을 이해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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