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세포 내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단백질-단백질 상호 작용(Protein-protein Interaction, PPI)은 유망한 약물 타겟으로 간주되고 있지만, 구조적 특성상 넓고 얕은 결합 면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기존의 소분자(Small Molecule)를 이용한 약물 개발이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이에 다양한 기능성 잔기들을 가지고 있으며, 안정적인 이차 구조를 형성할 수 있고, PPI 인터페이스에 알맞은 크기를 가지고 있는 펩타이드는 효과적인 PPI 억제제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펩타이드는 생체 내에서 약물의 신속한 가수분해(Proteolytic Digestion), 낮은 세포막 투과성(Cell Membrane Permeability), 낮은 생체 이용률(Bioavailability), 신장에서의 높은 제거율(Renal Clearance) 등과 같은 좋지 않은 약물동태학적 특성으로 인해 상용화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PPI는 비극성 표면을 통한 소수성 상호 작용을 결합의 주요 원동력으로 사용합니다. 특히, PPI 인터페이스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핫스폿(Hot Spot)은 대부분 소수성을 띠는 동시에 알파 나선(α-helix)의 형태로 존재해, 타이트하고 특이적인 PPI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에 펩타이드 라이브러리 스크리닝 기술을 활용해 PPI 인터페이스와 강력하게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알파 나선 기반의 펩타이드 약물을 찾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이번에 개발한 자가조립 뎁시펩타이드 나노구조체(Self-assembling Depsipeptide Nanostructure, SdPN)는 높은 생체 안정성과 암 조직 타게팅 능력을 가지며, 세포 안에 도달하면 주위의 환경을 인식한 후 자동적으로 생분해돼 PPI를 저해하는 항암 펩타이드를 방출하는 스마트 약물 전달 시스템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PPI를 억제할 수 있는 알파 나선을 포함하는 SdPN을 개발했습니다. 해당 구조체의 알파 나선 펩타이드 약물 부분은 암세포의 세포 자살에 관련된 p53과 MDM2 간 상호 작용을 억제하는 MIP(MDM2 Inhibitory Peptide)로 구성하였습니다. SdPN은 체내 환경에서 안정적인 알파 나선 구조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세포 내 전달 후 기존의 소분자 약물의 급격한 억제 작용과는 대조적으로 에스터 결합의 점진적인 생분해를 통해 펩타이드 약물을 서서히 방출한 것을 확인하였습니다(controlled release). 또한 동물 실험 결과, 기존의 소분자 약물 대비 고효율로 종양에 전달돼 강력한 항암 효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SdPN은 모듈형이기 때문에, MIP 외에 다른 약물로의 교체가 자유로운 것이 특징입니다. 따라서 범용성 PPI 조절 플랫폼으로 개발될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분자조립바이오소재연구실 (https://bionano.yonsei.ac.kr)의 임용범 교수님 지도하에 수행된 연구입니다. 분자조립바이오소재연구실은 화학, 생물학, 물리학, 의학, 재료 과학 및 공학의 원리를 결합하여 자가 조립 생체 재료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자가 조립 과정(self-assembly)을 제어하여 맞춤형 나노구조를 구성하는 동시에 자가 조립 과정의 근본적인 원동력을 이해하려고 하며, 자가 조립 나노구조는 세포간 상호작용을 제어할 수 있는 인공 단백질, 유전자/약물 전달을 위한 나노 캐리어, 그리고 복잡하고 역동적인 생물학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펩타이드를 제작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와 학업을 통해 부족했던 점을 계속해서 발견하고 새로운 것을 배워 나가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연구실에서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실험들은 직접 설계하고 set-up하는 과정들이 많이 필요했는데, 이러한 도전적인 경험들이 박사후 과정에서 새로운 실험을 접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서 연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연구실의 다른 연구원들의 조력, 교수님의 자문, 다른 분야의 연구원 들과의 협동이 필수적이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도움 주신 모든 교수님, 그리고 연구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기본적으로 생물학 실험, 특히 세포관련 실험이나 in vivo 실험의 경우에는 다양한 변인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실험과정이 상당히 길고 어려우며 많은 시간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배우는 동안 보람차고 성공적으로 실험을 마쳤을 때 성취감이 높다고 생각 합니다. 또한 펩타이드 연구는 생물학, 유기재료, 무기재료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점이 많은 분야이기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추천 드립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는 원자력의학원 국가RI신약센터에서 박사후 과정을 진행중입니다. 본 기관에서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연구에 펩타이드를 접목시켜 펩타이드 나노구조체의 약동학적인 분석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와 개발한 PPI 조절 플랫폼을 결합시켜 기존의 치료법을 개선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의 시작부터 논문의 투고까지 지도해주신 임용범 교수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단순히 연구만 지도해주시는 것이 아니고 연구자로서의 마음가짐 또한 배울 수 있었고, 박사과정 졸업 후에도 신경써주시는 점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한, 연구에 많은 도움을 주신 다른 교수님들과 연구 진행에 큰 보탬을 준 연구실 선후배에게도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저를 믿고 응원해주는 가족, 친구, 와이프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peptide
# self-assembly
# Protein-protein Intera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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