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안녕하세요 미국 Purdue University에서 박사후연구원(post-doctoral researcher)으로 재직 중인 정덕열입니다. 저는 CRISPR/Cas9 유전자 편집기술을 활용하여 개량된 미생물 발효를 통해 버려지는 폐자원으로부터 고부가 물질을 생산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는 ‘펙틴이 존재하는 폐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펙틴이 풍부한 바이오매스(pectin-rich biomass)는 설탕 및 주스 산업, 사탕무 펄프, 과일 폐기물 등을 말하며, 건중량 기준 최대 7-35%의 펙틴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감귤 껍질 폐기물(CPW; Citrus peel waste)은 신선 과일 중량의 50%를 차지하며, 전 세계적으로 연간 최소 1,000만 톤(2019년 기준)이 발생합니다. 우리나라 또한 감귤 생산량은 61만 톤(2021년 기준)으로 생과일 소비가 감소하고 주스 생산이 증가하는 추세로써 바이오매스 처리를 위한 솔루션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일반적으로 CPW는 펙틴과 에센셜 오일(limonene)을 추출하여 식품 첨가물 이나 화장품 성분으로 사용되거나, 동물 사료 첨가제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CPW의 총 생산량을 감당하기 어려우며, 항영양소 함량이 높아 동물 사료로서도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매립 처리되지만 이마저도 토양 산성화 및 부가적인 비용이 발생하기에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CPW는 미생물 발효를 통해 고부가 물질을 생산하기 위한 효과적인 기질원으로 보고되어 왔습니다. CPW는 목질계 바이오매스에 비해 lignin의 함량이 낮아 산처리가 필요하지 않으며, 발효 가능한 탄소원(d-galacturonic acid, glucose, fructose, xylose, L-arabinose)이 풍부하게 존재합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CPW 유래의 비발효당을 소비하거나 고부가 물질(ethanol, mucic acid, succinic acid, oligogalacturonides, lipids, protein)을 생산하는 대사공학적 전략도 보고되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CPW의 발효를 통한 mucic acid의 생산’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Mucic acid는 나일론(nylon) 및 바이오 플라스틱(polyethylene furanoate) 생산을 위한 building blocks의 전구체, 밀가루의 팽창제 역할을 하는 등 제약, 화장품, 식품 부문에서 널리 사용되는 화학 물질이며, 펙틴의 주요 성분인 d-galacturonic acid가 NAD+-dependent uronate dehydrogenase (encoded by the udh gene)의 효소적 반응에 의해 생물전환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생산됩니다. 이전 보고에 따르면 Pseudomonas syringae 및 Agrobacterium tumefaciens, Escherichia coli, Saccharomyces cerevisiae 등 다양한 미생물을 기반으로 대사공학이 이뤄졌지만, 느린 mucic acid 생산성(0.012-0.25 g/L-h)을 보여주었습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CRISPR/Cas9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하여 모델 효모인 S. cerevisiae 기반의 최적 udh 유전자 스크리닝을 포함한 대사공학적 전략 및 발효 조건을 최적화했습니다. 최종 개량된 효모 균주는 실제 폐자원인 CPW 발효에서 높은 mucic acid 생산 수준을 보여주었으며, 최종 단계에서 mucic acid 정제를 수행함으로써 산업적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확대되는 과일 산업은 다양한 소비재(CPG; consumer packaged goods) 산업에서 추가 연구를 위해 폐기물을 재활용하고 잉여 수확량을 탐색하는 것을 용이하게 할 뿐만 아니라 비용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이용 가능한 발효 공급원으로서의 잠재력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연구가 mucic acid를 생산을 목표로 하였지만,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펙틴이 풍부한 바이오매스로부터 다른 고부가 물질 생산에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는 연구라 생각합니다.
사진 1. 개량된 효모 Saccharomyces cerevisiaie를 활용하여 감귤 쓰레기로부터 mucic acid를 생산하기 위한 공정도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해당 연구는 경북대학교 김수린 교수님 연구팀 및 미국 Purdue University의 Eun Joong Oh 연구팀이 공동으로 수행한 주제 중 하나입니다. 박사학위를 받은 경북대학교 식품공학부 김수린 교수님의 연구팀(https://sites.google.com/site/kimlabknu/home)은 CRISPR/Cas9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하여 효모 기반의 C1 리파이너리 및 다양한 바이오매스(목질계, 해조류)를 활용하여 고부가 물질 생산, 발효 식품(발효주, 식초, 콤부차)과 같은 제품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중인 미국 Purdue University의 Eun Joong Oh 연구팀(https://oh-lab.org/) 또한 CRISPR/Cas9 유전자 편집기술을 활용하여 효모 기반의 고부가 물질을 생산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더불어 genetic tool 개발 및 프로바이오틱 효모를 개량하여 장내미생물 개선 및 항염증, 항비만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2013년에 CRISPR/Cas9 유전자 편집 기술이 개발되면서 미생물, 식물, 동물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해져 대사공학, 분자생물학, 생화학, 의학 등 생명공학 분야가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특히, 2023년 12월 기준으로 최초의 유전자 편집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된 상황으로, 이 기술의 발전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원에 입학하면서 학습한 기술이 바로 이 CRISPR/Cas9 기술이었고, 이는 제 연구 방법의 근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비록 이 기술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지만, 다양한 대사공학 연구를 보다 쉽고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면서도 연구에 대한 활력을 부여합니다. 특히, 새롭게 디자인한 대사 공학 전략이 기존에 보고된 결과보다 향상된 결과를 나타낼 때, 이는 다른 어떤 취미보다 더 큰 만족감을 제공했습니다.
또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수많은 논문을 읽게 될 것입니다. 자기 자신보다 연구를 잘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각자만의 목표를 가질 필요가 있지만,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자존감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포기하지 말고 끊임없이 자신의 연구에 전념한다면 언젠가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결심입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미생물과 대사공학을 다루는 것은 두 가지 연구 분야의 어려움을 함께 겪는다는 것입니다. 미생물의 발효 실험을 위해서는 새벽에도 출근해야 할 수 있으며, 대사공학 실험에서는 빈번한 실패와 끊임없는 트러블슈팅(troubleshooting)을 할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은 힘이 요구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의 가장 큰 매력은 미생물의 대사 경로를 자유롭게 디자인하고 새로운 조합을 시도함으로써 이전에 보고된 적 없는 새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결과는 누군가에게 또다른 의미의 아이디어의 발판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내 연구 결과가 결국은 인간 복지를 향상시키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은 큰 포부이지만, 각자의 연구에 타당성을 부여하고 전진한다면 조금이나마 힘이 될 것입니다.
다른 이야기로, 저는 연구활동을 하면서 ‘연구자라면 실패에 담담해져야한다.’, ‘새로운 실험으로 한 번에 성공한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실패 없는 성공은 경계해야 한다.’, ‘나는 과연 최선을 다했을까?’라는 생각을 가지며 연구에 임하고 있습니다. 연구자 이기에 다른 직업보다 실패에 더 자주 부딪힐 것입니다. 연구실의 지도교수님, 선배, 후배, 옆 연구실의 동료들과의 상담은 큰 위로가 될 것입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저는 Purdue University에서 박사후과정중이며, Department of Food Science에 소속된 교수님들이 주로 수행하시는 연구는 장내 미생물에 관한 연구입니다. 저 또한 장내미생물 개선 및 항염증, 항비만을 위한 프로바이오틱 효모 개량에 중점은 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보유한 연구 능력을 확장시켜 선충모델 및 동물모델을 활용하여 기능성을 검증하는 연구로 진전시킬 수 있는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박사과정 동안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지도 교수님인 김수린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항상 은사님처럼 따뜻한 지도에 감사드립니다. 교수님 덕분에 올바른 연구 윤리와 교육자로서의 자세를 배웠으며, 항상 교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또한, 김수린 교수님의 연구실 후배들에게도 즐거운 기억을 남게 해줘서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박사후연구원으로서 해당 연구를 성공적으로 완료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고, 미국에서의 확장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믿고 도와주신 오은중 교수님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Fruit waste
# Microbial bioconversion
# meso-galactar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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