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 등록2023-12-06
- 조회1,577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기존에는 소뇌가 운동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여 몸의 움직임을 조절한다고 알려져 왔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소뇌의 비운동 기능들이 밝혀지고 있고 이 일환으로 공포 기억에 소뇌가 어떤 기여를 하는지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공포 조건화가 소뇌 퍼킨지 세포의 시냅스 가소성을 유도한다는 논문은 꽤 오래전에 발표되었지만, 퍼킨지 세포의 흥분성이 달라지는지는 불분명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비교적 최근에 퍼킨지 세포의 내재적 흥분성 변화 (내재적 가소성)의 중요성에 대한 논문들을 발표하였고, 저도 이를 공포 기억과 접목하게 되었습니다. 결과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공포 조건화 후 퍼킨지 세포의 내재적 흥분성이 감소하는데 이는 시냅스 장기 강화와 균형을 맞추기 위한 일환이며 이것이 망가질 시 과도하거나 불완전한 공포 기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 논문에서는 퍼킨지 세포의 내재적 가소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지만 소뇌 피질의 인터뉴런이 공포 기억에 미치는 역할도 보고가 되었고 퍼킨지 세포의 타깃인 심부소뇌핵의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소뇌가 대뇌의 여러 영역과 연결되어 있다는 논문들이 나오게 되면서 그동안 저평가 되었던 소뇌의 역할들이 밝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한동안은 이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소뇌의 역할들이 계속해서 보고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초기 연구 단계에서는 공포 조건화 후에 퍼킨지 세포의 흥분성이 증가하지 않을까 예상했었는데 오히려 감소하는 결과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예상과 반대로 나와 의심을 많이 했었는데 추가 실험 결과가 나오면서 확신을 갖고 새로운 의미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내재적 가소성이 시냅스 가소성을 증폭시키는 방향이 아닌 오히려 균형을 맞춘다는 쪽으로 해석하게 되어 재미있는 논문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 교실 김상정 교수님께서 지도하시는 신경생리학 연구실에서 실험을 하고 있는 박사과정 학생입니다. 본 연구실은 주로 전기생리학이나 칼슘 이미징을 통해서 신경세포의 생리적인 기능을 파악하는 실험실입니다. 대부분 소뇌의 연구를 하고 있지만 소뇌와 연결된 영역들, 그리고 통증 연구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함께 연구실을 지도하시는 이용석 교수님께서는 해마의 신경 메커니즘을 주로 연구하시기 때문에 사실 연구실에서는 아주 다양한 주제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최신 장비들이 있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연구를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학교에서 공용 장비로 지원해 주는 다양한 기기들을 사용할 수 있어서 원하는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환경의 연구기관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찾아보는 편이고 감정에 기복이 없는 편인데 이러한 부분들이 연구하는데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성격 덕분에 연구 초반에 실험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았음에도 재미있게 버틸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재미있어하는 것을 따라 진로를 정했기 때문에 매번 새롭고 흥미로운 발견을 찾아내려고 하면서 즐겁게 연구실 생활을 하고 있고, 저만이 할 수 있는 연구가 있다고 생각하여 스스로 부담감과 소명감을 느끼며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료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자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대학원에 입학했을 때 이 분야에 대하여 아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밑바닥부터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처음부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꽤 오랜 기간 연구를 하였지만 아직도 공부할 것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학위 과정은 이러한 공부뿐만 아니라 실패의 연속인 실험 과정들과 절망적인 실험 결과들을 이겨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것들을 이겨내고 꾸준히 연구를 할 수 있는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입학하였으면 좋겠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일단 리비전을 보내 놓은 논문이 있는데 잘 마무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논문과 더불어 최근 많은 논문들에서 소뇌의 새로운 역할이 점점 드러나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생리학적인 기전들이 많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앞으로 연구할 계획이고 구체적으로는 이번에 밝힌 내재적 가소성에 관한 메커니즘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기억에 필요한 신경세포들의 메커니즘을 계산신경과학에 접목시키는 것이 큰 목표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부족한 저를 잘 지도해주시고 지지해주시는 김상정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연구가 막히거나 중요한 부분을 놓칠 때마다 해주시는 조언 덕분에 이렇게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남은 학위 기간 동안 부족한 점들을 보완하여 남 부끄럽지않은 독립적인 연구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같이 연구실을 지도해주시는 이용석 교수님을 비롯하여 모르는 것들을 질문하면 친절하게 알려주시는 생리학 교실 교수님들, 선생님들과 의과학과 교수님들,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즐겁게 연구실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서로 도와주는 신경생리학 연구실의 구성원들 모두 고맙고 신입생때부터 저를 많이 가르쳐주고 이 논문의 근거가 되는 논문들을 내주신 실험실 선배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이 논문에 참여해준 김승하, 장동철, 장미래, 박명성, 심현근 선생님들께 특히 고마움을 표합니다. 그리고 학부생때부터 저의 연구 생활의 시작을 만들어 주신 이호섭 교수님과 김재효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학위과정을 묵묵히 지지해주시는 부모님과 동생 진심으로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또 다른 연구 결과를 소개할 날을 기다리며 행복하게 연구하겠습니다.
#공포 기억
# 내재적 가소성
# 소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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