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피질기저핵증후군 (Corticobasal syndrome; CBS)은 편측의 대뇌피질과 기저핵의 위축에 의하여 한쪽으로 국한되는 파킨슨증 / 이상운동증 및 피질감각 저하 등을 보이는 비전형 파킨슨 증후군의 한 종류입니다. 파킨슨증을 보이는 환자를 진료하게 될 경우 어려운 점 중 하나는 특발성 파킨슨병과 비전형 파킨슨병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이 두 질환군의 경우 환자의 예후가 현저히 다르며 약물에 대한 반응, 그리고 뇌심부자극술 (deep brain stimulation) 등 침습적 시술/수술에 대한 반응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질환의 구분이 중요하지만 질환의 초기단계에는 이러한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피질기저핵증후군의 경우 편측으로만 국한되는 운동증상을 특징으로 보이는데 이는 특발성 파킨슨증의 초기단계에서도 흔히 보이는 현상이며, MRI 영상에서 흔히 보이는 현저한 편측 피질의 위축 등도 질환의 초기단계에서는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감별이 더더욱 어렵습니다.
한편 핵의학영상을 이용한 metabolic imaging은 퇴행성 질환의 초기부터 민감한 변화를 보이기도 하며 질병의 원인이 되는 특정 이상단백질을 검출하는데 도움이 되어 신경퇴행질환의 진단 및 분류에서 활발히 이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본 연구에서도 사용한 dual-phase PET 방식의 경우, 방사성 조영제 주사후 일정 시간을 기다린 후 촬영하여 (Delayed-phase) 파킨슨병의 유무를 진단하는 도파민수송체 검사에 더불어, 방사성 조영제를 주사하자마자 영상을 얻음으로써 (Early-phase) 대뇌의 부위별 혈류를 동시에 확인하는 “일석이조”의 검사로, 시간, 비용의 절약 및 방사성 물질의 노출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으며 다양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진단에서 그 유용성을 입증하였습니다. 저희 그룹에서는 피질기저핵증후군의 dual-phase FP-CIT PET의 특징을 보고한 바 있고 유전성/비유전성 파킨슨병 사이의 metabolic pattern 차이를 비교한 경험이 있었고, 이 연구에서는 피질기저핵증후군과 파킨슨병의 감별에도 유용성을 보일 수 있을지를 연구하였습니다.
특발성파킨슨병과 피질기저핵증후군 환자의 early-phase와 delayed-phase의 FP-CIT PET 영상을 부위별로 정량적 비교를 시행한 결과, 피질기저핵증후군에서는 Early-phase 영상에서 central sulcus 주변에 해당하는 perirolandic area 및 뒤쪽 전두엽, 앞쪽 두정엽의 혈류 저하를 보였고 delayed-phase의 도파민수용체 영상에서는 미상핵 부분이 더 유의하게 저하되는 특징을 확인하였습니다. 특히 도파민수용체 영상 중 미상핵 (caudate)과 조가비핵 (putamen)의 비율 (caudate-to-putamen ratio; CP ratio)을 비교하는 것이 두 질환의 분류에 가장 유용함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FDG-PET 등의 추가 촬영 없이도 FP-CIT PET 영상이 특발성파킨슨병과 피질기저핵증후군의 조기 감별에 어느 정도 유용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고 임상적으로도 손쉽게 적용해볼 수 있으므로 향후 피질기저핵증후군과 파킨슨병의 구분이 모호한 환자의 진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아주대학교 병원 신경과 파킨슨센터 윤정한 교수님의 주도 하에 진행된 연구입니다. 아주대병원 파킨슨 센터에서는 지속적으로 dual-phase PET의 분석을 진행해왔고 핵의학과 안영실 교수님의 도움 하에 정량분석기법을 적용, 파킨슨병을 비롯하여 다양한 신경퇴행성질환에서의 핵의학검사를 분석하고 있었고 이 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아직 연구활동에 첫 발을 뗀 새내기인데, 이번에 운이 좋게도 한빛사에 본 연구를 소개할 기회를 가지게 되어 영광입니다. 특히 2023년은 임상강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임상진료와 연구활동을 병행하게 되면서 새로운 시작을 한 기분으로 정신없이 지냈던 것 같고, 여러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만큼 보람도 있었던 한해입니다. 특히 신경퇴행성질환의 진료는 진단의 명확한 지표가 없는 경우도 많고 증상이나 약물에 대한 반응도 환자마다 천차만별인지라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듯한 막막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 막막함을 단순히 괴로움으로만 끝나게 하지 않고, 앞으로 풀어내야 할 목표로 삼게 해주는 것이 바로 연구활동인 것 같습니다. 환자를 진료하면서 동시에 연구자로써도 정진하는 신경과 의사의 자리에 자부심을 가지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정진해 나가고 싶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신경퇴행성 질환은 오묘하고 복잡한 분야이고,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분야입니다. 그러나 최근 알츠하이머 치매의 질병 조절 치료제 (disease-modifying agent)의 개발 및 상용화가 이루어졌던 것처럼, 수많은 연구자들이 한걸음씩 연구하며 발전시킨 학술적 성과들이 파킨슨병 등 다른 퇴행성질환에서도 위대한 성과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러한 발전에 보람을 느끼고, 느리지만 천천히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즐거움을 느끼시는 분이라면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분야입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퇴행성 질환의 꽃은 classification 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 기준 없이 볼 때는 마구 섞인 덩어리 같은 질환을 수많은 연구결과 들을 바탕으로 정교하고 세세한 기준을 통해 질환을 분류하고 이에 대한 치료와 진단을 고민하는 것에 많은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본 연구에서 사용하였던 dual-phase PET을 통한 몇 가지 연구를 지속해볼 생각이며, 신경퇴행성 질환의 다양한 측면 중에서도 자율신경계 변화에 대한 많은 관심이 있어 이러한 분야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저를 이상운동질환의 길로 이끌어 주시고 연구에 대해 정말 걸음마부터 하나하나부터 지도해주신 윤정한 교수님, 그리고 전공의 시절부터 이상운동질환 연구자로서도 항상 훌륭한 롤모델이 되어 주신 박동규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핵의학영상 분석에 언제나 흔쾌히 도와주셨던 아주대 핵의학과 안영실 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또한, 제가 재작년부터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신경과에서 근무를 하였는데, 여러모로 부족했던 저를 언제나 든든하게 지원해주시고 큰 힘이 되어 주셔서 이상운동질환 연구의 길을 이어갈 수 있게 도와주신 강석윤 교수님께도 큰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연구자의 길을 걷게 되며 화성에서 서울까지 출퇴근하며 고생이 많지만 많은 희생을 감내하면서도 항상 제 편이 되어주고 믿어주었던, 사랑하는 아내 박아람과 이제 곧 두번째 생일을 맞이할 사랑하는 아들 이건이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어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피질기저핵증후군
#파킨슨병
#핵의학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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