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우리나라에서 간암은 2018년 기준 국내 전체 암종 발생에서 6위를 차지하고, 암종으로 인한 사망원인 중 2위를 차지합니다. 간암 5년 생존율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40% 미만입니다. 간암의 상대적으로 불량한 예후를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 중 간암 조기진단은 매우 중요한 전략입니다.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40세 이상이면서 B형간염, C형간염 또는 간경변증이 있는 경우 6개월마다 간 초음파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alpha-fetoprotein, AFP) 검사를 이용한 국가 암검진사업이 시행 중이지만, 낮은 민감도로 인해 만족스러운 간암 조기진단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다른 감시검사 방법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본 연구는 혈청 AFP 검사를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혈액 내 splicing factor 3b subunit 4 (SF3B4)를 다양한 방법으로 측정함으로써 간암 바이오마커로써의 가치를 제시하였습니다. 간암(hepatocellular carcinoma) 환자의 혈장에서 SF3B4 단백질과 자가항체를 측정하였을 때 건강 대조군에 비해 발현이 높음이 확인되었지만, AFP보다 좋은 결과를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간암 환자의 혈청 세포외 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 EV)에서 SF3B4 mRNA을 측정하였을 때(EV-SF3B4) AFP보다 더 나은 진단력을 보였습니다(AUC = 0.968 vs. 0.816). 더 흥미로운 점은 조기 간암에서도 EV-SF3B4가 일관되게 좋은 진단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입니다(AUC = 0.960 vs. 0.842). 우리는 공개된 단일 세포 시퀀싱(single cell RNA sequencing) 데이터셋(GSE151530) 및 Tumor Immune Estimation Resource 데이터베이스 분석을 통해서 SF3B4 발현이 골수 유래 억제세포(myeloid-derived suppressor cells, MDSC)와 높은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SF3B4와 5개의 MDSC 마커(ITGAM, LOX, S100A9, CD80, and CD83)가 함께 과발현된 경우 간암 환자의 생존과 같은 예후가 좋지 않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논문을 투고하는 과정에서 리뷰어의 조언을 받아 외부 기관의 간암 및 대조군 환자의 혈액을 이용하여 우리 연구의 결과를 검증하게 되었는데, EV-SF3B4가 외부 코호트에서도 여전히 좋은 간암 진단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의 연구 결과가 종이 위의 연구로 끝나지 않고, 실제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본 것 같아 매우 기억에 남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아주대병원 간센터 연구실은 2023년 12월 기준 4명의 임상교수(정재연, 김순선, 조효정, 한지은)와 은정우 연구교수, 3명의 연구원, 5명의 대학원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주로 간암 바이오마커와 관련된 중개연구를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분야를 넓혀서 비알코올지방간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간질환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의 역할에 대한 연구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희 아주대병원에는 ‘간질환 및 정상군 특화 인체자원은행’이 있으며 정재연 교수님이 은행장을, 제가 실무교수를 맡고 있습니다. 간질환 관련 중개연구를 위한 최적의 인프라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임상교수는 환자를 진료하면서 조직, 혈액, 대변 자원과 같은 인체 자원 및 임상 정보를 꾸준히 수집하고 있으며, 저희 연구실의 은정우 연구교수님은 in vivo, in vitro 실험뿐 아니라, 다양한 오믹스데이터 분석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바이오마커 발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고 계십니다. 임상교수 및 연구교수의 계획과 꿈을 실현해주는 우리 연구원 선생님들과 대학원생들까지 모두가 있어 아주대병원 간센터 연구실이 지속할 수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간질환 관련 연구를 하는 연구자이기도 하지만, 제 본업은 간질환 환자를 진료하는 소화기내과 의사입니다. 연구를 처음 시작할 때는 환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꼭 필요한 연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지만, 막상 연구를 지속하다 보면, 어느새 연구 자체에 매몰되어 초심은 잃고 성과에만 집착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번 연구는 실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 결과와 좋은 성과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뜻 깊은 기회였습니다. 앞으로 연구를 하시는 모든 분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본인의 길을 걸어가길 기원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지금까지 우리 연구실을 통해 다양한 바이오마커들이 발굴되었고, 특허와 논문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최근 2년 동안 두 건의 기술이전 실적이 있었는데 이번 연구 결과도 기술이전을 거쳐 실제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밖에도 앞서 말씀드린 비알코올지방간질환 관련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지속할 예정입니다. 좋은 결과로 다음에도 이런 인터뷰 기회를 갖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제가 초기에 했던 중개연구 논문을 다시 보자면, 정말 어설프고 보잘 것 없어 얼굴이 붉어집니다. 이렇게 점점 발전되고 심도 있는 연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저 혼자만의 힘이 아닙니다. 연필로 제가 쓴 논문 구절을 하나씩 고쳐주시던 지금은 은퇴하신 조성원 교수님, 항상 응원해주시고 지원해주시는 정재연 교수님, 제가 누구보다 믿고 신뢰하는 은정우 교수님, 언제나 추진력 있게 도와주는 조효정 교수님, 묵묵히 힘든 일들 도맡아 주는 한지은 교수님,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한 백금옥 선생님, 힘든 동물실험 내색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윤문경 선생님, 사소한 것부터 큰 일까지 완벽하게 뒷받침해주는 서선아 선생님, 논문 투고 과정에서 누구보다 고생해준 지향이,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끊임없이 성장하는 우리 대학원생들(지이, 민지, 수진, 세하), 그리고 석사 마지막까지 누구보다 성실하게 연구를 잘 마무리해준 이제는 직장인인 1저자 주아까지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내 편인 나의 가족이 있기에 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항상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hepatocellular carcinoma
# biomarker
# splicing factor 3b subunit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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