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공간단백질체 분야에서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체를 밝히는 일은 이중막 구조를 가진 미토콘드리아의 특성을 고려할 때, 매우 까다롭고 중요한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토콘드리아의 기질, 내막, 외막, 막중간 공간 등 세부 위치에 따라 단백질은 다른 대사적 환경에 노출되어 구별된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데, 단순히 미토콘드리아를 분리하여 분석하는 옛 실험 방식은 이들 세부 위치를 구분할 수 없습니다. 미토콘드리아 세부 위치를 밝히기 위해 특정 단백질을 대상으로 Mitochondrial protease protection assay 실험을 수행하기도 하지만, 이는 잘못된 결과를 종종 보여주는 실험이며, 수많은 단백질체의 위치 정보를 한 번에 제공하기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점과 어려움들은 근접분자표지(proximity labeling) 기술을 통해 상당 부분 해소되었습니다. APEX2, TurboID 등의 proximity labeling을 위한 여러 enzyme 개발은 다양한 모델의 배양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를 포함한 여러 세포 소기관의 단백질체 공간 정보를 밝혀 왔습니다.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체의 경우에는 최근 MitoCarta라는 데이터베이스에서 각종 literature와 proximity labeling을 통한 단백질체 정보를 종합하여 미토콘드리아의 세부 위치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미토콘드리아 생물학을 연구하는 많은 이들에게 참고 자료로서 사용됩니다.
하지만 이 데이터 베이스를 포함한, 대부분의 미토콘드리아 세부 정보는 대부분 배양세포 수준에서 실험되고 검증된 자료를 사용합니다. 조직 특이적인 또는 살아있는 동물 모델에서만 관찰 가능한 단백질체 정보는 파악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를 위해 이 논문에서는 미토콘드리아 기질을 타겟으로 하는 APEX2 마우스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근육 조직의 미토콘드리아 기질 단백질체와 그 중 위치정보를 정정한 RTN4IP1이라는 단백질에 대해서만 자세히 다루었지만, 이 마우스 모델은 추후 다른 조직과 질병 모델에서도 확장되어 연구에 사용될 수많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연구실에서 마우스를 처음으로 다루게 되는 과정이었던 만큼 연구 과정이 순탄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카이스트 서재명 교수님 연구실을 포함한, 기존부터 in vivo model을 능숙히 다루시던 공동 연구자들과의 협업으로 좋은 결과를 내게 되었습니다.
특히 revision 기간에만 2년의 세월이 걸려 쉽지 않았지만, 리뷰어들의 조언을 따라 실험을 보충할수록 논문이 더욱 다듬어지고 짜임새 있어 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비록 긴 revision 기간이었지만 이 연구와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소중한 기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속한 연구실은 서울대학교 화학부 이현우 교수님 지도 아래 운영되고 있는 시스템 화학생물학 연구실입니다. 화학생물학이란 화학적 도구를 활용하여 생물학을 연구하는 분야를 뜻하며, 본 연구실은 화학적 도구로서 근접분자표지 기법을 주 기술로 사용하고, 생물학 분야 중 특히 미토콘드리아 생물학에 큰 관심을 가지는 연구를 해 나가고 있습니다. 근접분자표지 기술 자체의 효율을 높이거나 활용 방안을 변형 시키는 등, 화학적 도구의 개발을 연구하기도 하고, 기존의 근접분자표지 기술을 미토콘드리아 생물학을 포함한 여러 세포 소기관에 적용하여 단백질체를 연구하기도 합니다. 최근 출판된 논문을 기점으로, 근접분자표지 기술들을 in vivo 모델에 적용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에 알지 못했거나 잘못 지정되어 있던 단백질의 위치 정보를 밝혀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작업입니다. 위치 정보를 잘못 알게 되면 그 단백질의 대한 기능과 역할을 당연히 잘못 오해할 수 밖에 없으며, 그 단백질을 타겟으로 하는 약물 개발이나 추가적인 생물학적 연구도 계속해서 잘못된 길로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논문에서 다룬 RTN4IP1 단백질 연구가 바로 이러한 대표적 사례 중 하나이며, 실제로 RTN4IP1 mutant를 지닌 환자들을 위한 뚜렷한 치료 방안이 아직 없는 상황에서, 이 연구가 해당 질병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치료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 자료로서 활용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자는 연구과정에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연구를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과정이 너무 길고 답답할 수 있지만, 하나하나 점진적으로 완성되어 가는 결과물이, 결국 그 분야의 권위자들에게 인정 받고 세상에 드디어 나오게 될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쉽게 소비한 뒤 쉽게 소모하여 잊혀지는 현대의 생활방식과 다르게, 연구라는 가치는 길게 공을 들여 세세하게 검증 받는 대신, 반 영구적으로 그 과정과 결과를 기록으로 남겨 둘 수 있다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그것이 우리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지식과 기술이기에, 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만, 졸업을 하더라도 당분간은 기존의 프로젝트들을 연장하여 추가 연구할 계획이 있습니다. In vivo 모델에서의 근접분자표지 연구는 아직 수행할 아이템이 많아 더 좋은 연구 결과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연장된 연구들까지 마무리가 된다면, 추후 다른 연구실로 박사 후 연구과정을 진행하여 근접분자표지 기술과 같은 또 다른 화학생물학 기술을 익히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저의 지도 교수님인 이현우 교수님, 그리고 카이스트 서재명 교수님의 훌륭한 지도 덕분에 이 논문을 시작하고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서울대 생명과학부의 김종서 교수님과 김지수 선생님께서 수많은 질량 분석 샘플들을 함께 분석해 주시지 않았다면 결코 진행할 수 없었던 연구였습니다. 늘 밝은 인사로 기꺼이 전자현미경 샘플을 받아주시고 좋은 결과를 주셨던 정민교 박사님과 문지영 박사님… 이 논문이 나오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연구의 시작에는 서재명 교수님 연구실에서 대학원생으로, 연구의 마무리 즈음에는 저와 같은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 과정으로 계시면서, 연구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고민하고 고생해 주신 김광은 박사님. 연구 생활에 있어 훌륭한 선배님이시고 선생님이십니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근접분자표지기술 (proximity labeling)
# 미토콘드리아
# proteo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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