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mRNA vaccine은 다양한 백신 종류 중에서도 비교적 최근 정립된 개발방식으로서, COVID-19 판데믹에 대응해 개발된 SARS-CoV-2 mRNA 백신은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판데믹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고, 기타 사회/경제적 비용도 컸던 만큼 mRNA 백신은 공공 보건 증진에 있어 그 잠재력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 개발된 종류의 백신이고 COVID-19는 엔데믹으로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만큼, 그 효과를 더욱 향상시키기 위한 추가연구가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KSHV (Kaposi's Sarcoma-associated Herpesvirus)를 비롯한 Herpesvirus 연구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 중 Herpes Simplex Virus-1 (HSV-1)은 특유의 latency를 통해 감염자의 체내에 평생 남는 감염을 일으키는데, 이를 유지하면서도 다른 숙주를 감염시키기 위한 바이러스 입자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의 감염 주기에 맞는 정확한 수준과 타이밍의 단백질 발현이 필요합니다. 이에 필수적으로 생각되는 바이러스만의 codon usage와 이에 특이적으로 대응되는 trans-inducer에 착안하여, 저희는 SARS-CoV-2에 대항하는 mRNA vaccine을 HSV-1의 codon usage에 맞도록 변형하고 trans-inducer를 포함시켜 더욱 향상된 백신을 개발하였습니다. 개량된 백신을 접종한 쥐들은 대조군으로 포함한 P사의 mRNA vaccine을 접종한 쥐들이 100%의 치사율을 보이는 고농도의 wild type 및 델타 변종의 바이러스 감염에서도 80% 이상의 생존율을 보였고, 폐 속 virus titer과 폐 조직에서 나타나는 COVID-19 증상에서도 더욱 향상된 면역을 생성함을 확인하였습니다. SARS-CoV-2 에 대응하는 mRNA백신의 성공에 힘입어 다른 감염병 백신 개발에도 mRNA vaccine이 널리 쓰이기 시작하는 바, 이번 연구는 잠재적으로 낮은 용량을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 하면서도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면역을 제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생물안전등급 3등급 (Biosafety Level-3)에 해당되는 SARS-CoV-2 연구에 필수적인 BSL-3 실험을 진행함에 있어 모종의 사정으로 인해 해당 프로젝트의 완성까지 18개월 이상의 지연이 있었다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 연구는 Cleveland Clinic의 Lerner Research Institute의 Global Center for Pathogen Research and Human Health에 속한 정재웅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저희 랩은 엄청난 열정을 보여주시는 교수님 덕분에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디스커션을 이어가며 많이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연구실입니다. 또한 Herpesvirus pathogenesis, host-virus interaction, vaccine development등 여러 면역학/미생물학적 문제를 분자생물학, 구조생물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교수님이 오랫동안 연구해오신 Herpesvirus뿐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연구를 통해 시야를 넓히고,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막혔던 연구를 뚫어나가는 경험을 할수 있는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점은 큰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번 프로젝트는 동시에 진행 중인 다른 연구과제들에 비해 직접적으로 일상생활에 큰 파급력을 미치는 연구라는 점에서 특히 자부심을 주는 과제였습니다. 기초의학의 한 분야를 깊게 파고 들어가는 저의 다른 프로젝트에서는 비전공자에게 해당 연구의 중요성을 설명하기도 힘들었고, 난관에 부딪칠 때면 연구의 당위성에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임상을 넘어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주는 COVID-19 백신 개량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논문이 발표되었을때의 보람은 특히 컸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야구는 3할만 쳐도 성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누구나 연구를 하면서 한동안은 1할만 쳐도 만족할 만큼 이상하리만치 자주 실패하는 나날들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더 공부하면서 다른 방법으로 노력한다면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정말 힘들때는 운동이나 다른 취미를 통해 기분을 환기하면서 연구라는 장기전을 잘 이어나가시기를 바랍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비록 SARS-CoV-2가 가장 대표적인 신종 감염병이라고는 하나,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여러 신종 감염병이 보고되고 있고, 이로 인한 감염사태는 COVID-19 이전에도 산발적으로 일어나 왔습니다. 이 점을 감안해 저희는 후속연구로 다른 신종 감염병 백신 개발에도 viral codon optimization을 이용한 향상된 면역을 제공할 수 있는지 이번 논문의 concept를 적용 중에 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연구자로서의 진로를 정하는데 큰 계기가 된 SFTSV (살인진드기 바이러스) 연구에 더욱 정진하고 싶습니다. 악천후를 최고의 훈련여건으로 여기는 군 특수부대 복무 중에도, 당시에는 연구된 바가 거의 없었던 SFTSV 발생 때문에 많은 훈련이 취소된 경험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SFTSV 연구, 그 중에서도 백신 및 치료제를 직접 개발하는 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자연스레 연구자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그간의 박사과정 동안 노력해 온 SFTSV 항체 기반 치료제 개발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이라는 한빛사에 실리는 논문을 발표하는 영광이 있기까지 지도해주신 정재웅 교수님, 처음 연구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신 유지승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통찰력 있는 조언을 통해 돌파구를 제시해주신 진정한 구조생물학자 곽미정 박사님, 함께 실험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힘써주시고 이 프로젝트에 큰 도움을 주신 강석민 박사님, 바이러스학자의 식견을 보여주신 최윤호 교수님, 그리고 공동1저자인 Dr. Jonathan Lai에게도 감사합니다. 가끔은 강하게 이끌었지만 가르친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이번 과제에도 큰 기여를 한 멘티들 Zoe Liu, Inho Cha, Akimi Sasaki 에게 감사합니다.
또한 항상 저를 보듬어주고 지지해준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들, 그리고 구름이에게도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배 연구자로서 어릴때부터 제게 그 누구보다 큰 영감과 동기를 주셨고, 의사-과학자로서도 항상 모범을 보이신,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버지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Emerging viruses
# mRNA vaccine
# Nanoparticle-based vac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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