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뇌교종(glioma)은 가장 흔한 원발성 뇌종양이고, 그 중 조직병리학적으로 악성도가 가장 높은 교모세포종(Glioblastoma)이라는 질병은 지난 20년간 환자의 median survival로 대변되는 치료 성적이 15개월에서 별반 나아지지 않는 매우 어려운 질환입니다. 2021년 뇌종양의 WHO classification이 바뀌면서 성인형 미만성 뇌교종(adult-type diffuse glioma)의 분류 기준이 기존과 달리, 이소시트르산 탈수소효소 (isocitrate dehydrogenase; 이하 IDH)의 유전자 변이와 1p/19q codeletion의 유무에 따라 재분류되게 되었으며, 이로써 더 예후를 잘 설명하게 되었습니다.
본 연구는 2019년 한빛사에 소개된 논문 (https://academic.oup.com/neuro-oncology/article/21/9/1197/5498696)의 후속 연구로 수행된 연구입니다. 당시 연구는 뇌교종 분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IDH 유전형 변이를 비침습적으로 예측하는 이미징 바이오마커를 고안하기 위해 IDH 유전자가 혈관신생작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이용해 이를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는 관류강조영상 (dynamic susceptility contrast-enhanced MRI)을 활용했습니다. 특히 IDH 유전형 변이에 특이적인 temporal pattern을, time-series data를 학습하는데 있어 당시의 state-of-the-art (SOTA) model이었던 신경망 구조인 convolutional bidirectional LSTM with attention mechanism 모델로 학습하여, 높은 예측 성능을 보고하였으나 외부에서는 해당 관류강조영상을 대규모로 얻기 어려웠기 때문에 일반화 성능 검증에 제한이 있었습니다.
이에 보다 일반적인 MRI 영상 시퀀스를 활용해서 유전형 진단 외에 임상적으로 중요한 다른 지표를 비침습적으로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을 개발하고자 하였고, 마침 2022년 미국에서 UCSF, UPenn에서 MRI 데이터 외에도 사망 여부 및 생존기간 그리고 분자유전학적 정보를 포함한 대규모 데이터를 공개하였기에, MRI 영상만으로 생존기간을 예측하는 예후 예측 모델을 개발하기로 하였습니다. 실제로 저희 병원 외래에서도 뇌교종 환자의 예후를 비침습적으로 예측하는데 있어서 가장 좋은 지표는 결국 임상지표인 karnofsky performance scale (KPS) 정도뿐인 실정이기 때문에, 비침습적인 MRI 이미징 예후인자가 있다면 큰 도움이 될 상황입니다.
결국은 특수한 MRI 시퀀스, 특수한 모델 아키텍쳐로는 성능 일반화에 오히려 한계가 있다는 점을 많이 느꼈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른 병원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데이터 클렌징을 하는데 많은 노력을 들였고 연구원들께서 돌아가며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알려진 임상적, 분자유전학적 예후인자를 모두 포함해서 다변량 생존분석에서도 유의하게 살아남는 이미징 바이오마커인지 검증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병리과 박성혜 교수님께서 IHC, NGS와 같은 다양한 검사들을 통해 확보해 둔 molecular genetic marker들을 모두 검증에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기존 선행연구에서 2가지 제한점이었던 2D 이미지에 대해서만 적용이 가능했던 점, 그리고 종양 부위만 segmentation 해야만 적용이 가능했던 점을 개선하기 위해 기본적인 다양한 3D convolutional neural network에 whole-brain image를 모두 입력받는 모델로 구현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연구 시작 당시에 digital pathology 분야에서도 H&E slide에 담겨있는 정보만을 graph neural network를 이용, efficient하게 embedding하는 기법을 통해 patch 단위가 아닌 giga-pixel 단위의 whole slide image를 입력으로 받는 모델들이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이러한 clinical, molecular genetic, imaging data를 combine하여 multimodal 입력을 받는 모델로 개발하고자 하였으나 서로 다른 dimension을 가지는 정보들을 같은 high dimensional space에서 adaptive하게 align시키는 모델 구조 고안에는 어려움을 겪어 결국은 imaging only로 개발하게 되었기에, 후속 연구로 multimodal data를 adaptive하게 align해서 효과적으로 combine하는 model architecture 개발을 진행중입니다. 한편 논문이 출판된 이후에 작성기간 동안 모였던 데이터가 추가되어 확장된 데이터셋을 얻었고 이를 통해 동일한 모델에서 성능을 구해봤을 때 보다 개선된 성능을 확인하였습니다.
최근에도 T2 FLAIR 및 T1 강조 조영증강영상과 같은 conventional structural MRI만을 이용, convolutional neural network으로 IDH 변이 예측을 한 딥러닝 이용 연구는 있었지만, 유전형 변이와 그로 인해 발현되는 conventional MRI의 신호 강도 (소위 imaging phenotype) 사이에는 관여하는 다른 변수가 너무 많아 그 관계를 modeling 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었고, 결정적으로 딥러닝 모델이 왜 그러한 예측을 했는지에 대한 정성적인 해석이 어려웠으며 마찬가지로 그동안 과연 MRI 이미지만으로 예후 예측이 얼마나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본 연구에서 기본적인 3D CNN을 통해서도 적어도 예후 예측에 있어서는 유의성을 가지는 MRI 이미징 바이오마커를 추출할 수 있음을 2가지 대규모 외부 데이터셋에서 확인할 수 있었고, 알려진 molecular genetic marker 못지 않은 hazard ratio를 가진다는 점을 개인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실제 translational study로서의 약간의 기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궁극적으로는 해당 데이터를 통해 scientific data에 출판하여 세계의 연구자들이 이를 활용해 보다 더 개선된 모델을 개발하여 언젠가 실제 임상에서 쓰일 수 있는 모델이 개발되는데 기여하고자 하는 계획도 있습니다.
이 때 모델이 attention 하는 부분을 살펴볼 때 많은 경우 tumor location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았음에도 tumor area에 attention하는 흥미로운 양상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일부 다른 곳에 attention하는 케이스들이 있었는데 추가 분석 및 모델 변경을 통해 후속 연구에서 이를 개선하고자 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군의관 대신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하여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하며 지난 2019년 본 연구의 선행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하지만 본 연구는 처음으로 제가 영상의학과 전공의 수련을 받았던 서울대병원에 돌아와서 전임의, 그리고 진료조교수를 하면서 틈틈히 개발을 이어가 진행했던 연구입니다. 처음에는 연구환경 특히 네트워크 보안, 부족한 연구공간 심지어 서버 둘 공간조차 없었던 병원의 연구환경에 너무도 큰 절망을 느꼈던 것이 사실입니다. 주말에도 새벽에도 끊어진 네트워크 접속이나 꺼진 서버 전원에 고군분투하며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다행히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시는 황인평 교수님께서 관련해서 많은 도움을 주셔서 그 때마다 도움을 주셨지만, 다시 한번 카이스트의 전문적 연구환경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과내에서 AI 연구에 관심있는 의사 연구자분들과 AI 연구회(AI collaborative network; AICON)운영을 하며 개인 연구비를 마련하는대로 모아서 GPU 서버를 갖추어 나갔습니다. 이러한 진행과정에서 혹시나 끼쳤을 불편에 대해 양해해주시고 도움주신 과내 교수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이에 연구 속도가 매우 더디긴 했지만, 스스로 임상을 하면서도 의과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하면서 익혔던 연구방법론을 썩히지 않고 활용해서 국내연구자로서도 작지만 새로운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현재 융합연구 지원을 외치는 연구비는 많지만 신진 연구자로서 시작하는데 있어 기존 선배 연구자의 지도나 도움없이 자립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연구비는 점점 신진연구자보다는 규모의 경제를 위해 기존 성과가 많은 연구자에게 몰리는 경향이 크고 이는 연구의 다양성을 저해하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으며 결과적으로는 향후 전체 과학계의 경쟁력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최근 전체 R&D 예산 삭감으로 인해 신진 연구자가 3중고를 겪는 시점입니다. 과학기술정책적으로 이러한 연구비 수주나 평가에 대한 모니터링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매번 확인하면서 나아가는 일이지만, 그래도 본 연구를 수행하면서 앞으로 독립적인 연구자로서 연구를 이어가도 될 것 같다는, 이제는 연구책임자로서 스스로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 점이 가장 큰 개인적인 수확이자 자부심이었습니다. 특히 본 연구를 이어서 translational study를 진행해서 실제 임상에서 쓰이는 software인 DeepGlioma 1.0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실제 저희 병원 외래에서 이를 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의사과학자로서 조그만 보람을 느낄 수 있을거 같습니다.
4.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에서조차도 bioinformatics에 포함되지 않는 computational study 또는 imaging 연구는 의공학과 의과학 사이의 애매한 위치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병원들을 보면 분명, 영상의학과 의사들과 의공학자들 사이의 협력 연구가 활발하고 이러한 저변에는 biomedical engineering, biomedical imaging lab들이 있습니다. 저희도 어렵게 시작한 dry lab이지만 계속 잘 운영해서 미국처럼 더 impact 있는 연구를 위한 환경을 다지고 싶습니다. 아울러 다른 훌륭한 선배 연구자분들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보다 더 규모를 키워 실제 임상에 translation 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5.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우선 본 연구를 함께 진행하면서 저의 조급함을 버티느라 고생많았지만 결국 마무리를 훌륭히 해주었던 이정오 선생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본 연구를 수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서울대 의과대학 의사과학자 박사후 지원사업 선정에 도움주셨던 김종일 단장님 이하 교수님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AI 연구회를 운영하는데 도움주셨던 정진욱, 최승홍 교수님, 그리고 흔쾌히 외부 검증 데이터를 공유해주신 신촌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안성수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자리를 빌어 항상 지금껏 저를 위해 헌신해주셔 온 저희 부모님과 동생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고, 항상 돌봐주시는 장인어른, 장모님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항상 옆에서 지루한 연구 이야기도 흥미롭게 들어주고 표정만으로 응원의 기운을 북돋아주는 미모의 제 아내 김다니 박사님께 가장 큰 사랑과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제 작은 연구실(https://sites.google.com/view/snuhradaicon)의 이준혁, 손혜련, 김민수 선생님, 그리고 김현진 교수님과 공동 지도중인 장준 선생님, 그리고 함께 연구해 나갈 때 여러 조언을 아끼지 않으시는 서울대병원 황인평, 강북삼성병원 김민철 교수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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