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최근 공간 전사체 기술의 발전은 조직 내에서 세포와 이웃하는 세포의 전사 활동을 함께 연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함으로서, 세포의 미세환경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내는 데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공간 전사체 데이터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MERFISH 및 seqFISH와 같은 이미지 기반 접근법은 fluorescence in situ hybridization (FISH)을 사용하여 관심있는 유전자들의 발현을 시각화합니다. 이미지 기반 공간 전사체 접근법은 단일 세포 수준에서 유전자의 발현을 측정할 수 있지만, 감지할 수 있는 유전자의 수는 제한적입니다. 한편, Visium 및 Slide-seq과 같은 차세대 시퀀싱 (NGS) 기반 공간 전사체 접근법은 위치 바코드가 부착된 bead를 활용합니다. NGS 기반 접근법은 편향 없이 모든 유전자들의 발현을 측정 할 수 있지만, 해상도가 낮은 문제가 있습니다. 단일 세포보다 큰 bead size 때문에 하나의 bead 내에서 여러 세포들의 혼합된 전사체가 프로파일링 됩니다.
이미지 기반 또는 NGS 기반 공간 전사체 데이터를 이용하여 세포 간 상호작용을 조사하기 위해 많은 computational tool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direct cell contact을 통한 세포 간 상호작용은 아직까지 완전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대부분의 방법은 ligand-receptor co-expression을 바탕으로 자주 상호작용하는 세포 유형의 쌍들을 찾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CellNeighborEX를 개발하여 공간 전사체 데이터에서 cell contact이 유전자 발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습니다. CellNeighborEX는 cell contact이 이루어 질 수 있는 물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세포 이웃을 찾기 위해서, 이미지 기반 공간 전사체 데이터의 경우 들로네 삼각형 (Delaunay Triangulation), 방사형 거리 (radial distance), 또는 K-최근접 이웃 (KNN) 알고리즘을 사용합니다. 반면, NGS 기반 공간 전사체 데이터의 경우 bead 내 세포들이 서로 직접적으로 contact을 한다고 간주합니다. 이렇게 찾아진 최근접 세포 이웃들의 세포 유형들을 조사하여 세포들을 분류하고, 통계 분석을 통해 세포 이웃에 의해 발현이 달라지는 유전자들 (neighbor-dependent genes)을 식별합니다.
본 연구에서 CellNeighborEX는 mouse embryo seqFISH, mouse embryo, hippocampus, liver cancer Slide-seq의 공간 전사체 데이터들을 이용하여 neighbor-dependent gene들을 찾고, spatial mapping을 통해 세포 이웃의 유형에 따라 달라지는 유전자 발현 양상을 시각화 했습니다. 또한, GO (gene ontology) 분석으로부터 neighbor-dependent gene들이 development, neuronal process, metastasis와 같은 중요한 biological process들과 많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Neighbor-dependent gene들은 기존의 ligand-receptor co-expression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운 새로운 유전자, 즉 세포 간 상호작용에 기여하는 잠재적 유전자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발견은 cellular communication에 대해 보다 완전한 이해를 돕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2021년 초에 시작 된 이 연구가 마무리 될 때까지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동안 연구실이 덴마크에서 미국으로 이전 되었고, 연구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bioRxiv에 올려 두었던 연구의 아이디어가 스쿱되는 등 여러 일들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고, Molecular Systems Biology 저널 커버로까지 선정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미국 Los Angeles에 위치하고 있는 Cedars-Sinai Medical Center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Computational Biomedicine 학과의 원경재 교수님 연구실에서 project scientist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희 랩은 질병 및 발생을 포함한 여러 중요한 생물학적 메커니즘들을 이해하기 위해, 단일 세포 및 공간 전사체 데이터를 비롯한 다양한 생물 데이터들을 분석합니다. 더불어 기계 학습 및 인공 지능 기술을 적용하여 새로운 시각에서 세포 간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유전자 조절 관계를 추론할 수 있는 computational tool 개발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또한 Cedars-Sinai 병원 내 다른 연구실 및 국내외 여러 연구 기관들의 임상 연구진들과 활발히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생물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있어 훌륭한 연구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활동을 하면서 종종 단점으로 여겨졌던 부분이 새로운 관점의 적용을 통해 큰 장점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연구에서 Slide-seq이라는 공간 전사체 데이터를 다루었는데 single cell이 아니라 spot (또는 bead) 별로 유전자 발현값이 측정된 데이터였습니다. 각 spot이 여러 세포들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하나의 spot안에는 보통 1-2개 정도의 세포 유형들이 섞여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로 인해 spot들 간 상호작용과 그 영향을 면밀히 파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관점을 적용해 보기로 하였고, 그에 따라 spot 자체를 physically interacting cells로 간주하여 spot 내 세포들 간 상호작용을 살펴보는 것으로 연구방향을 바꾸었습니다. 공간 전사체 데이터의 resolution이 single cell이 아닌 데서 오는 단점을 장점으로 변화시켰고, 이 관점의 변화가 새로운 아이디어로 이어졌습니다. 실험의 실패와 예상치 못한 결과가 처음에는 저를 좌절하게 했지만, 이러한 경험들이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습니다. 이전에는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것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발견으로 이어졌고, 이를 통해 관점을 넓히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기계공학으로 학사 학위를, 시스템생물학으로 석사 학위를, 복잡계 과학 및 시스템 사이언스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바이오인포매틱스로 또 한번 전공을 바꿨습니다. 똑같은 전공으로 한 길만 꾸준히 걸어온 분들과 다르게 여러 번 전공을 바꾸다 보니 그 과정에서 걱정과 불안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제가 가진 다양한 학문적 배경이 저의 uniqueness라고 생각합니다. 전공 변경을 고려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저는 걱정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전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나날이 새로운 데이터들이 쏟아지고 있고, 이러한 데이터들을 효율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기존 방식과 다른 접근법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즉, 4차혁명 시대는 여러 지식들을 융합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생각하고 해결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를 필요로 합니다. 앞으로 더욱 더 다학제적 접근법이 중요해 질 것이라고 믿고 있기에,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망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향후 계획은 다학제적 접근법을 이용하여 새로운 관점에서 생물 정보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알고리즘 및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현재 CellNeighborEX의 후속 연구로서, 단일 세포보다 낮은 수준의 Visium 공간 전사체 데이터에서 neighbor-dependent gene expression을 살펴볼 수 있는 computational tool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단일 세포 수준의 공간 전사체 데이터로부터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를 추론할 수 있는 툴 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점차, 다양한 생물 정보 데이터를 다루고 분석할 수 있는 방법들을 더욱 확장해 나갈 생각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박사 졸업 후 전공을 바꾼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single cell 분석을 해 본적도 없는 저에게 기회를 주신 원경재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바이오인포매틱스 분야에 대해 아무 지식도 없던 제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원경재 교수님께서 해 주신 끊임없는 지원과 많은 조언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새로운 분야를 시작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움을 주신 김준일 선배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연구실에서 동고동락하고 있는 배울 점이 정말 많은 연구실 동료 Patrick, 초반에 함께 연구를 진행하며 많은 토론을 나누었던 Cecilia에게도 감사인사 전합니다. 또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늘 제 선택을 믿고 지지해 주는 할머니와 부모님 그리고 같은 길을 걸으며 고민과 기쁨을 항상 함께 나누는 제 쌍둥이 동생에게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CellNeighborEX
#neighbor-dependent genes
#spatial transcripto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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