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acute lymphoblastic leukemia; ALL) 암세포로 바뀐 림프구가 우리 몸 안에서 이상 증식하며 생기는 질병이며 그 중 T-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T-cell ALL; T-ALL) 악성의 미성숙한 T-세포 증식으로부터 비롯됩니다. 강화된 화학요법 덕분에 T-ALL 환자의 생존율은 상당히 향상되었으나 현재 사용되는 항암제들은 대부분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합니다. 더욱이 재발 환자의 경우 (소아 환자 5명당 1명의 비율) 기존 치료에 저항성을 보입니다. 따라서 T-ALL 환자를 위해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의 개발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지난 수년간 과학자들은 T-ALL 세포 내부의 돌연변이나 신호전달에 집중한 연구를 바탕으로 암세포에 대한 유전학적, 분자생물학적 이해도를 높여 왔고 이를 바탕으로 치료제를 개발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60% 이상의 T-ALL 환자가 NOTCH1 돌연변이를 지닌다는 사실을 밝힌 후 이 단백질이 관여하는 신호전달의 활성화를 방해하는 약물의 (예: γ-secretase 저해제) 효과를 환자들에게 시험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한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되었고 아직 승인된 치료제는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암세포 내부에 집중한 연구와 더불어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타깃을 찾으려는 다른 시도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종양은 암세포뿐만 아니라 혈관내피세포, 면역세포 등을 포함한 종양 미세환경으로 (tumor microenvironment; TME) 구성되어 있습니다. 실제 T-ALL 세포는 여러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세포나 물질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이점에 착안하여 과학자들은 T-ALL의 증식과 진행을 막는 방법을 TME 속에서 모색하기 시작했으며 CXCL12를 생산하는 골수 혈관내피세포를 포함한 여러 세포가 암세포의 생존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우리 실험실은 여러 TME 요소 중 대식세포, 수지상세포를 포함한 마이엘로이드 (myeloid) 세포들의 T-ALL 내에서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진행하여 왔습니다. 그리고 몇 해 전 “myeloid 세포들이 암세포의 IGF1R 신호전달을 활성화해 T-ALL의 생존과 진행에 도움을 준다.”는 결과를 보고하였습니다 (Lyu A et al. Blood. 2020;136(16):1837-50).
IGF1은 IGF1R 신호전달에 중요한 리간드입니다. 우리 실험실은 myeloid 세포들이 T-ALL 내에서 IGF1을 생성한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바가 있습니다 (Triplett TA, et al. Proc Natl Acad Sci USA. 2016;113(8):E1016?25). 하지만 흥미롭게도 myeloid 세포 없이 외적으로 공급한 IGF1만으로는 암세포가 생존할 수 없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myeloid 세포들이 추가적인 메커니즘을 통해 T-ALL의 생존과 진행에 도움을 준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이후 우리는 인테그린 (integrins) 이라는 세포 표면 단백질이 정상 T세포에 비해 백혈병 암세포에 과발현되어 있다는 점을 발견하였고 추가 실험을 통해 “myeloid 세포들이 암세포의 인테그린 신호전달을 활성화해 T-ALL의 생존과 진행에 도움을 준다.”는 결과를 도출하였습니다. 향후 더 깊은 연구를 통해 T-ALL 세포의 생존을 돕는 myeloid 세포의 기능을 저해하는 약물이 개발되어 치료율의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에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위치한 우리 Ehrlich 실험실은 (지도교수: Lauren Ehrlich) 1명의 박사후연구원, 5명의 대학원생, 1명의 대학생 연구원, 그리고 1명의 매니저로 이루어져 있고, T-세포와 관련하여 크게 세 가지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첫째,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 실험실은 T-ALL TME 내의 myeloid 세포를 소재로 하여 그 세포들이 어떤 작용을 통해 암세포의 성장과 진행을 촉진하는지 밝히고 있습니다. 둘째, 우리 실험실은 흉선 내부에서 T-세포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발달하는지, 특별히 노화가 일어나면서 T-세포의 발달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셋째, 우리 실험실은 COVID-19 환자 내에서 일어나는 면역 반응, 그리고 SARS-CoV-2 바이러스 감염과 자가면역 질환과의 상관관계에 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급성 백혈병은 소아암 중에서 높은 발생 빈도를 차지하고 있고 그 중 특별히 T-ALL은 치료제 선택이 매우 제한적인 질병이라는 점에서 우리 연구가 훗날 이 암을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울러 이번 연구는 T-ALL 세포의 생존과 진행을 돕는 myeloid 세포들의 생체 내 또 다른 역할을 여러 쥐 모델과 환자 세포를 이용하여 밝혔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뜻깊은 연구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암을 포함한 질병에 관한 연구는 쥐 모델과 환자 세포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소모될 수 있음을 미리 생각하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연구를 수행하며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고 매 순간 무언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번 논문의 경우 저널에 투고한 후 모든 과정이 끝나기까지 1년 반 정도의 제법 긴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좋은 결실을 보게 되어 뿌듯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우리 몸에 존재하는 면역세포의 기능을 최대한 발휘 시켜 암 치료에 활용하는 종양 면역치료에 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쌓아 온 TME 내부의 myeloid 세포에 관한 지식을 체내 면역 반응을 유도하고 활성화하는 암 백신 (cancer vaccines) 그리고 면역관문억제제의 (immune checkpoint inhibitors) 작용 기전에 대한 연구에 보태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미래가 오는 데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인내와 정성으로 지도해 주신 Lauren Ehrlich 교수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우리 Ehrlich 실험실 가족들, 특히 늘 주저 없이 도움을 주신 서희 박사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항상 진로 문제를 함께 고민해 준 민규, 승국 그리고 오스틴, UCSF 생물학과 한국인 친구들도 고맙고, 또한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항상 잘 연락해 주는 종철이도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늘 저의 밝은 미래를 응원해 주시는 아버지, 어머니, 동생, 제수씨, 정우 그리고 윤지 고맙고, 사랑합니다. 고마움을 표현할 좋은 기회를 주신 한빛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T-cell acute lymphoblastic leukemia
# tumor microenvironment
# myeloid ce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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