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천연물은 다양한 화학적 구조들을 갖고, 생물학적인 적합성이 높아서 신약 개발 등에서 여전히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 중에서 이 논문의 주제는 RiPP라는 것을 다룹니다. RiPP는 천연물 군 중 하나로, Ribosomally synthesized and post-translationally modified peptides의 줄임말로 쉽게 말해 전사-번역을 통해 만들어진 펩타이드에 다양한 PTM들이 들어가서 만들어진 천연물 군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RiPP는 천연물의 분리, 분석 등을 통해 밝혀지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전구체가 되는 펩타이드와 이를 변형하는 효소들이 전부 게놈에 잘 인코딩 되어 있다 보니 유전체 분석 등을 통해 최근 급격하게 많은 수가 발견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천연물 분류들 중에서는 연구 주제로서는 신생에 가깝다 보니, 관련 되어 흥미로운 구조들이나 효소들이 많이 밝혀지고 발표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RiPP 중에서 좋은 항생제들도 많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항생제나 항암제 등 천연물들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증명되고 있기에 앞으로도 전망이 좋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번 연구의 경우, 사이토크롬 P450이라고 하는 효소에 의해 방향족 잔기들 간의 아릴-아릴 교차결합이 생긴 RiPP들을 연구했습니다. 관련 천연물 3개가 2020 년에 밝혀졌지만, 얼마나 다양한 모티프를 변형할 수 있을지에 대해 포괄적인 이해는 없었고, 변형 효소로서 P450에 대한 확장적인 연구는 아직 없었기 때문에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생물정보 분석 과정에서 프리커서의 국소적인 위치에 보존된 방향족 아미노산들이 있을 것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확장해본 결과, 총 900 종 이상의 균류에서 20 가지 이상의 코어, 그리고 그보다 훨씬 다양한 결합들로 다양한 거대고리 구조들이 생성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 중 3 가지를 골라 이종 발현 해보았을 때, 자연계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구조들을 규명했습니다. 또한, 효소들의 기질 선택성도 넓어 자연계에서 지정된 형태 뿐만 아니라 정말 다양화된 구조를 만들 수 있는 효소군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P450이 다른 천연물 군에서도 유사한 반응을 진행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반코마이신의 경우 아릴-아릴 교차반응을 통해 구조적 강직성을 제공한다고 알려져 있고, 이러한 파트가 유기합성을 할 때에는 어려운 부분으로 알려져 있기에, 이 다재다능한 P450 효소군이 많은 관심을 받고 앞으로도 활발한 연구들과 후속 연구들이 진행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관련된 에피소드로는, 이 효소군들이 워낙 흥미로워 저만 관심을 갖고 연구하던 것이 아니었던 일화들이 있었습니다.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제가 새롭게 밝히려고 했던, 그렇지만 발표를 아직 안 한 상태인 정보들이 아카이브나 논문으로 올라오면서 경쟁 그룹이 꽤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밤낮없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다행히 거의 유사한 주제의 논문이 아카이브에는 먼저 올라왔지만 며칠 차이로 저희가 먼저 accepted paper에 올리게 되었는데요, 그 때의 안도감이란 말로 형용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노고를 해주신 저희 교수님과 최고의 공동연구자이신, 안준수 박사와 오동찬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화학부 김석희 교수님 연구실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 이름은 생체분자 다양성 연구실(https://shkim115.wixsite.com/skimlab)로 크게 2가지 주제, RiPP와 continuous directed evolution에 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두 분야 모두 최근 활발히 연구되는 분야로, 새로운 것들을 생각하고 발전시켜야 하다 보니 아이디어 발전과 구현 능력들을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교수님과 같은 연구실 연구원들이 서로 끊임없는 토론을 통해 시너지를 내가며 연구가 진행됩니다. 일정 기간 이상 연구가 진행되면서 관련된 기술들과 노하우들이 연구실에 잘 적립되어서 연구원들이 각각 자신이 낸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과와 교내에 훌륭한 기기들과 연구실들이 많아 연구실이 기술적, 학술적으로 부족한 부분들을 보안해가면서 연구를 잘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박사과정 중간에 연구주제를 변경했기 때문에 처음에 퍽 막막했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첫 가설을 제공해주신 교수님,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줬던 이현빈 박사, 공동연구 진행하면서 최고의 협력을 진행해주신 오동찬 교수님과 안준수 박사 등이 없었다면 중간에 새로운 시도들을 할 힘을 갖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연구는 마무리 직전까지도 가설과 검증을 교차하며 진행되기에 실패를 계속 겪어야 하는데, 훌륭한 조언을 받아가며 버티는 힘을 기르게 된 것은 저에게 참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이 경험들을 벗 삼아 새로운 연구하게 될 때에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가 오래 축적되지 않은 분야는 정보가 산재되어 있기 마련인데, 정말 다행히 이 연구 분야의 석학들이 모여 주기적으로 좋은 review paper 들을 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조금 더 파고 들어서 보면, 정말 궁금한 정보들 혹은 실험에 필요한 부분들은 논문을 타고 들어가야 하거나 들어가더라도 중요도가 낮게 써져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 스스로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지만, 어떤 분야를 새롭게 시작하게 된다면 꼼꼼하게 많은 것을 읽고, 따라해보고,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고, 도움을 서로 주고 받으며 성장하시기 바랍니다. 그럼에도 모르겠다면, 부딪혀서 경험들을 쌓고 실패와 성공을 통해 단단해 지기 위해 버티는 마음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어릴 때부터 작은 분자들에 의해 일어나는 상호작용들을 연구해보고 싶었고, 박사 과정 중에 세포생물학을 기본으로 하는 화학생물학을, 그리고 생물정보 분석과 다양한 분석들을 기본으로 하는 생화학을 배웠습니다. 추후에는 사람-미생물들 간의 상호작용에서 작은 분자들이 사람에게, 그리고 미생물들에게 어떠한 변화를 일으키는지와 그를 통한 병증 해결 등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해볼 예정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아프리카의 속담으로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비슷하게도 대학원생인 저에게도, 처음에는 오만하게도 저 스스로 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돌이켜 보니 그랬던 것 같습니다. 연구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제가 받은 도움과 비판들이 어쩌면 제가 연구자가 되어감에 있어서 저를 물심양면으로 돕기 위해 주었던 선배 연구자들의 마음 아니었나 이제야 조금 알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가진 것들이 저 혼자 이룬 것이 아니고 모두의 도움 덕이기에 저도 누군가에게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Ribosomally synthesized and post-translationally modified peptide (RiPP)
# P450
# Natural product biosynthe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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