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물질이 빛을 흡수하였다가, 그 에너지를 다시 빛으로 방출하는 형광 현상은 그 현상의 원리가 규명된 이래로 복잡한 생체 환경에서 특정 물질을 추적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되어 왔습니다. 저는 형광 저분자의 광물성, 구조, 기능을 특별히 디자인하여 생체 이미징 도구 또는 생명 현상 연구에 쓰일 수 있도록 합성 및 응용하는 연구를 수행하여 왔습니다.
이번 연구는 그러한 형광 이미징 프로브들 중, 생물직교반응 (bioorthogonal reaction)과 형광 증폭 현상 (fluorogenicity)를 융합한 생물직교 형광증폭 프로브를 개발하는 분야를 다룹니다. 2022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생물직교반응 또는 클릭 반응 (click reaction)은 생체 내에서 특정 화학 반응을 빠르고 선택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도구로, 생체 환경에 간섭 받지 않는 2개의 반응 파트너를 적절히 선정하고 부착하면, 세포 또는 생체 내에서 원하는 자리에 분자를 부착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물직교반응들 중, 테트라진 (tetrazine)을 이용하는 inverse-electron demand Diels-Alder reaction (iEDDA)는 2008년 제안된 이래로 가장 빠른 생물직교반응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테트라진은 자체적인 가시광 흡광 성질을 보이며 형광 분자와 접합되었을 시 형광 소광 (quenching) 현상을 나타냅니다. 2010년 이래로, 이러한 테트라진-형광 분자 접합체를 이용하여, 생체 내에서 생물직교반응 후에만 선택적인 형광 신호를 보이도록 하는 생물직교 형광증폭 프로브의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분자 단일화 디자인 (monochromophoric design)을 이용하여, 기존에 잘 알려진 BODIPY 형광 분자 구조에 테트라진을 새로운 자리에 직접적으로 접합시키는 디자인을 제안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최근에서야 개선되기 시작한 테트라진-형광 분자 접합체의 단점인 장파장 (red to near-IR) 발광 영역에서의 신호 증폭 비율이 매우 개선된 프로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기존에 널리 사용되던 두 가지 테트라진 생물직교반응 파트너인 trans-cyclooctene (TCO)와 bicyclononyne (BCN) 두 구조에 대해, 각각 프로브들이 형광 증폭 정도와 그 발광 파장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하였고, 이를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최종적으로는 기존에 보고되지 않았던, 반응 파트너에 따라 형광 신호가 급격히 바뀌어 동시 이중 채널 이미징 (dual-color imaging)이 가능한 새로운 방식의 생물직교 형광증폭 프로브를 제시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이 이미징 프로브를 실제로 사용하여 세포에서 단일 프로브 처리만으로도 동시 이중 채널 형광 이미징이 가능함을 증명하였습니다.
테트라진-형광분자 접합체를 이용한 형광 증폭 생체 이미징 분야에서는, 최근 기존 단점인 장파장 영역을 커버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구조들이 제안되고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최근 트렌드에 부합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반응 파트너별 형광 신호 차이를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규명하고 발전시켜 이중 채널 이미징 프로브로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향후 테트라진 관련 이미징 프로브 분야에서는, 기존 단점인 장파장 영역에서의 발광 효율 개선뿐만 아니라, 독창적인 기능을 추가적으로 가져 실제 생체 이미징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제안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연구의 초기 시작은 완전히 다른 목적의 이미징 프로브 개발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반응 파트너별 형광 세기 차이가 보여졌고, 꽤 오랜 기간 이를 문제라 생각하며 문제를 없애기 위한 노력만을 시도하였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trial and error 후 기존 연구와의 면밀한 비교를 통해 문제점이라 생각한 이 발견이 체계적으로 설명 가능하며, 궁극적으로는 실제 이미징에서 유용한 기능을 가지도록 전환시킬 수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예상치 못한 것에서 가치 있는 발견을 하는 것이 연구라고 말로만 들어왔었는데, 비슷한 일을 직접 겪어보니 힘들기도 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연구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화학부에 소속되어, 박승범 교수님의 화학생물학 연구실에서 연구를 진행중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화학생물학 전 분야에 걸친 total platform을 목표로 하여, 생명현상 연관 분자들의 유기 합성, 생명현상 탐구를 위한 (형광 분자를 포함한) 연구 도구 개발, 새로운 생명현상 기전 탐구, 새로운 질병 관련 생리활성물질 개발 등 각기 조금씩 다르지만 서로 연결되는 분야들에서 다년간의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각기 개개인의 관련 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뿐만 아니라, 각 분야가 서로 맞물려 융합 연구를 수행하는 시너지 효과도 이뤄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화학생물학 내부 전 분야에 걸친 인프라와 노하우들과의 협업을 통해, 물질 디자인-합성-측정-바이오 응용 이라는 전 분야를 아울러야만 가능했던 이번 연구를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순수한 유기 합성 연구를 위해 대학원에 왔다가, 형광 현상의 근본적 이해와 설명에 대한 관심을 가져 형광 분자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어서 이러한 분자들을 이용하는 실제 바이오이미징에 또한 관심을 가지고 새롭게 배워나가고 응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박승범 교수님과 여러 연구실 멤버들의 도움 아래, 기존에 접하지 않았던 새로운 분야를 매번 이론적으로, 기술적으로 배워 나가면서 제가 머리속으로만 그렸던 연구를 현실화 시키는 데 어느정도 성공했다는 데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형광 분자를 디자인하고 이를 실제로 응용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형광 현상에 대한 물리학적 이해와 이를 실제로 합성할 수 있는 유기 화학적 지식이 모두 필요하여, 저는 그러한 기반 지식을 갖추는 데 많은 시행착오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해와 지식을 기반으로, 대부분의 경우에서 직관적 이해가 가능한 결과를 보이는 분자를 만들어내는 것이 형광 및 형광 분자 디자인 분야의 특징입니다. 저는 언제나 원인과 결과가 명확히 연결되는 직관적인 연구를 추구하는 성격이어서 이 분야에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된 것 같습니다. 이러한 직관적 연구를 선호하는 연구자라면 이 분야에 흥미를 느낄 것으로 생각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세포 이미징 단계에서의 응용 연구를 여러 번 수행 하였으므로, 이후에는 in vivo 또는 더 나아가 임상 수준에서 응용 가능한 수준의 질병관련 형광 프로브 / 이미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실제적으로 바이오 분야의 실험을 어느정도 직접 수행하면서도, 직접 분자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융합 연구자가 되도록 노력하는 중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박사과정생때부터 이번 연구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도를 해주신 박승범 교수님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입학부터 이 연구에 매진하여 힘든 과정을 견뎌낸 공동 연구자 손하영 박사과정생께 큰 감사를 표하며, 오랜 시간 고생한 만큼 향후 독창적인 연구를 보여주는 좋은 연구자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멋모르고 이 분야에 뛰어들겠다는 저에게 흔쾌히 형광 및 바이오 분야의 노하우와 지식들을 전수해 주시고 이 분야의 연구자가 되도록 도와주신 연구실 선배 및 동료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Specially thanks to Dr. K, Dr. L, and Dr. C)
#Bioorthogonal imaging
# Fluorescent probe
# Tetr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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