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치과 질환·통증은 외래 다빈도 질병 중 급성기관지염과 고혈압을 앞설 만큼 빈번한데, 가장 잦은 통증은 음식물의 섭취와 칫솔질과 같은 약한 기계 자극(mechanical stimuli)에서 비롯됩니다. 치과 통증은 치아 속(치수)에 존재하는 말초신경을 통해서 중추신경계로 전달되므로, 저희 연구팀은 약한 기계 자극에도 통증을 전달하는 특이한 신경을 찾기 위해 본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본 연구에서 우리는 단일세포 RNA 시퀀싱 (single-cell RNA sequencing) 기술을 이용하여 약한 기계 자극을 통증으로 전달하는 치수 신경만의 독특한 특성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턱의 근육에 분포하는 오로지 기계 자극만을 전달하는 신경세포인 삼차신경중간뇌핵 유전체와 비교하여 통증 특이적인 마커들을 발견하였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첫 번째로 놀라웠던 것은 조직염색법과 전기생리학 연구 방법의 발전으로 치수 신경의 모양과 특성에 관한 연구가 1970~80년대에 활발히 연구되었다가 그 이후로는 상당히 드물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시퀀싱 분석 결과의 타당성을 판단할 최근 참고문헌이 많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연구를 계속 진행해 나가면서 더욱 놀라웠던 것은 50년 전 고전적인 방법으로 연구한 결과물들이 현대의 방법인 시퀀싱 분석으로도 거의 그대로 나올 만큼 정확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직접 경험하면서 연구 진실성에 대해 사명감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현재 치과 분야에서 시퀀싱 분석 기술은 치아 신경뿐만 아니라 구강 내부에 존재하는 다양한 세포 유형들과 구강 미생물종을 파악하는 데 중요하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복잡한 구강 생태계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연구들이 많이 나오고 관심도 높아지길 기대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에 오석배 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학위논문 주제로 본 연구를 2018년부터 진행해 왔습니다. 연구실은 치아와 통증에 관해서는 오랜 시간 연구해 왔지만, 단일세포 RNA 시퀀싱에 대해서는 경험이 적었습니다. 그 당시 국내에서 생소했던 시퀀싱 기술을 가장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미국 Duke 대학 (Dr. Ru-Rong Ji lab)에서 1년간 visiting scholar로 있으면서였고, 본 연구는 단일세포 RNA 시퀀싱 분야에서 세계적 석학이신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김준형 교수님께서 4개월간 시퀀싱 과정을 직접 배울 수 있게 해주시고, 박사과정생인 김지훈 학생(컴퓨터 분석 전공)과의 협력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치과 의료비 지출이 많고 치과의료 서비스의 시장 규모도 작지 않지만 정작 치통의 원인이나 기전 발굴에 관한 연구는 아직 크게 주목받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치수 신경을 연구하려면 마우스 같은 동물에서는 매우 작은 치아에서 신경세포만을 표지한 후에 분리하여 연구해야 하므로 선행해야 할 과정들이 많아 힘들 때도 있었지만, 통증 기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연구해 오신 오석배 교수님의 믿음 덕분에 5년 만에 이 연구가 빛을 본 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최근에는 기술이 많이 발전하여 회사에 의뢰하면 분석된 결과를 받아 볼 수 있을 만큼 간단해지고 전문가들도 많아졌지만, 만약 이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전 과정을 직접 진행해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별히 전체 과정을 두 단계(시퀀싱 전 샘플 준비 단계와 시퀀싱 후 분석 단계)로 나눈다면, 두 번째 단계가 저와 같은 일반생물학 전공자에게 가장 큰 난관일 수 있는데,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하여 미리 습득해 두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박사 이후에도 필요성을 느끼게 되어 통계·데이터과학과에 학사 편입하여 기초이론을 배운 것이 연구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본 연구를 통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약한 기계 자극에 통증을 전달하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유전자를 찾는 것(세종과학펠로우십 연구비 지원)이 다음 목표이고, 현재는 새로운 기계채널을 발견한신 오우택 교수님 연구실(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본 연구는 도전성이 매우 큰 프로젝트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도전성을 인정한 한국연구재단의 연구비가 있었기에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도전성을 가진 기초연구에 지속적인 지원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Single-cell transcriptomics
#Dental and masseter nerves
#Classification of sensory neuron types
관련 링크
연구자 키워드
소속기관 논문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