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유없이 생기고 흔히 꾀병으로 여겨지는 병이 있습니다. 환자들은 주로 통증과 피로를 호소하고, 우울하며 잠을 잘 못자고, 집중력/기억력/학습능력이 줄어든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렇지만 이유가 없기 때문에 또는 아직 그 이유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방법이 없어서 대체로 환자의 주관적인 보고에 의존하게 됩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그에 맞는 치료를 제 때 받지 못하게 되면, 많은 경우에는 오랜 기간동안 증상이 계속된 채로 완전히 낫기 어렵게 됩니다. 이것은 근섬유통(fibromyalgia)라고 부르는 만성통증증후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이 병이 뇌가 우리 몸이 실제로 느끼는 것보다 더 크게 알아차려서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병을 치료하는데 쓰는 약은 대체로 그 증상을 줄여줄 뿐이고 원인을 없애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약을 써서 치료하려는 시도와 함께, 몸과 마음을 같이 조절해 보려는 일도 하나의 치료 방법으로 제안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Cognitive Behavioral Therapy(CBT)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CBT에서는 주로 환자가 겪고 있는 통증을 조금 다르게 받아들이는 방법을 가르쳐 줍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특히 만성통증 환자들은 통증을 상당히 부정적인 것으로 여깁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런 통증에 대해 과장되고 부정적인 인식(pain catastrophizing)이 근섬유통 치료의 예후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CBT를 통해서 통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조금씩 줄여 보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연구자들도 CBT가 통증에 대한 과도하게 부정적인 인식을 줄여주는 방식으로 근섬유통 증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CBT요법이 통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였고, 또 이것이 중요한 매개가 되어 다른 근섬유통 증상도 개선하는데 관여하고 있음을 알아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CBT가 우리 뇌에 일으킨 변화도 살펴 볼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저희 연구 결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지금 미국 보스턴에 있는 Spaulding Rehabilitation Hospital의 Napadow lab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우리 병원은 2023년 미국 병원 평가에서 재활분야 2위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연구를 진행했던 곳은 병원 바로 옆에 있는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소속의 Athinoula A. Martinos Center for Biomedical Imaging입니다. 이 곳은 세계 최대 연구소가운데 하나로, 많은 연구자가 일하고 있을 뿐더러 최고의 연구시설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람의 뇌를 연구하는데 꼭 필요한 MRI 스캐너가 5 대, PET과 MRI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스캐너가 2 대, human connectome 스캐너 1 대, MEG 및 EEG 시설이 있고, PET 촬영을 위한 cyclotron및 radiochemistry 랩과 blood analysis 랩, 임상연구동같은 다양한 장비와 시설이 있습니다. 위의 두 곳 모두 Harvard 의대 병원이며 MIT와도 긴밀히 연구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 연구를 통해 근섬유통을 비롯해 만성 통증으로 힘들게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연구를 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이 있다면, 환자들이 저희 연구자에게 바라는 것이 비단 본인의 치료 뿐만 아니라 자기와 같이 고통받고 있는 수 많은 환자들의 치료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허투루 연구를 할 수 없고, 조그마한 결과라도 가벼이 생각할 수 없게 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고개를 들어 높은 곳을 보시고, 다리는 굳게 땅을 딛고 계십시오. 사람은 누구나 흔들리고 넘어집니다. 자기가 정말로 원하는 바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하늘의 별이 되고, 단단한 땅이 되어줄 것입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CBT가 가진 장점을 살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치료 방법을 제안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뉴로피드백(neurofeedback)을 이용해서 이번에 발견한 뇌의 기전을 스스로 조절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한 편으로는 이 기술을 환자의 재활에 적용해 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 연구뿐만 아니고 제가 했던 모든 연구들은 저 혼자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저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과 교수님들, 저와 함께 공부했고 지금 같이 공부하고 있는 동료들, 그리고 힘든 실험에 기꺼이 참여해 주신 많은 피험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근섬유통
# CBT
# neuroimag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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