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유전체의 3차원 구조는 유전자 발현 조절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동물에서 topologically associating domain(TAD)이라고 불리는 주요한 3차원 폴딩 구조의 기능적 단위가 밝혀졌고, CTCF 단백질과 cohesin 복합체가 TAD 형성에 주요한 기여를 한다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식물에서는 이러한 CTCF 단백질이 보존되어 있지 않아, 동물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TAD가 존재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식물의 3차원 유전체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들어, 다양한 식물종에서도 3차원 유전체에 관한 연구가 수행되었고 예상과는 다르게 TAD와 유사한 구조가 대부분의 종에서 관찰되었지만, 특이하게도 모델식물인 애기장대의 경우 TAD 유사 구조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유전체 사이즈가 상당히 작은 (~135Mb) 애기장대의 고해상도 Hi-C 데이터를 재분석하여 훨씬 작은 크기의 3차원 폴딩 구조를 발견하였습니다. 이러한 3차원 폴딩 구조가 유전자를 경계로 형성되어 유전자 도메인(gene domain)이라고 명명하였으며, 단일 유전자(single gene domain) 혹은 인접한 몇 개의 유전자(multigene domain)가 3차원 폴딩 구조를 형성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공개된 다양한 ChIP-seq/ATAC-seq 데이터와의 상관관계 분석, 돌연변이 식물의 Hi-C 데이터 분석, 그리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하여, 유전자 경계에서의 염색질 접근성(chromatin accessibility)이 유전자 도메인 형성에 주요 요인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본 연구를 통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단위의 3차원 유전체 구조에 대한 개념을 제시할 수 있었고, 다양한 식물종(토마토, 옥수수, 우산이끼)에서 이러한 유전자 도메인이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유전자 도메인이 실제 유전자 발현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는지, 또 외부 환경과 스트레스에 반응하여 구조가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 있지 않아, 이러한 부분들을 앞으로 집중해서 연구하고자 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화학부 서필준 교수님 연구실에서 석박사통합과정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정말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특히 최신의 기술을 접목하여 식물의 분자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저는 3차원 유전체 및 후성 유전체 연구를 집중하고 있지만, single-cell transcriptomics & multiomics 연구, metabolomics 및 pathway 연구, proteomics 연구, CRISPR 기술 개발 등 다양한 방법론을 활발히 개발/적용하며 식물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Link: https://seolab.creatorlink.net)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상상하고 연결하는 것. 제가 생물학 연구를 하면서 가장 즐겁고, 흥미로운 순간인 것 같습니다. 내 연구 데이터를 보면서, 새로운 논문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의 연구를 들으면서, 내가 알고 있던 지식들과 연결 짓고 새로운 사실을 추론하는 과정이 즐거웠고 연구를 개시하는 큰 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생물정보학을 주로 연구하고 있는데, 가장 큰 장점이 기존에 생산된 데이터를 이용하여 정말 빠르게 상상한 가설을 테스트 해보고 그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극한 예시이긴 하지만, 이번 연구는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공개된 시퀀싱 데이터들을 활용하였고 (Hi-C, ChIP-seq, DAP-seq, ATAC-seq and RNA-seq), 많은 시퀀싱 데이터가 쏟아져 나오는 현대 생물학에서 이러한 resource의 활용이 점점 더 중요해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제가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연구를 개시할 때는 많이 상상하고 주변 연구자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것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가끔은 너무 과할 수도 있겠지만 연구의 시작 단계에서 한계를 정하지 않고 공상과학을 써보는 것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연구를 증명할 때는 내 연구를 계속해서 의심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생물정보학에서 코드의 실행오류가 아니라면 어떤 결과물이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텐데, 이 결과가 사실일 수도 있지만 코드 실행과정에서 생긴 bias나 오류로 생길 가능성이 있어 이를 의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생물 실험에서와 마찬가지로 어떤 식으로든 positive/negative control을 함께 분석하는 것이 가장 쉽게 이를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디자인 하는 것이 결과를 확신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는 본 연구에서 발견한 유전자 도메인을 찾는 알고리즘 개발과 생물학적 기능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유전자 도메인에 대한 개념을 조금 더 널리 알리고 새로운 필드를 개척하는 것을 한 가지 목표로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아직 많은 부분이 미지로 남아 있는 애기장대의 원거리 조절 인자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시퀀싱 데이터와 3차원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하여 원거리 조절 인자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고, 이를 CRISPR-Cas9을 이용하여 기능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우선 가장 먼저 지도교수님이신 서필준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사실 연구실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3차원 유전체 연구를 하면서 정말 막막할 때도 많았고, 정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익숙하지 않은 데이터들과 결과들을 어떻게든 이해하시고 함께 고민해주신 결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정말 어떤 주제를 연구하던지 항상 관심을 갖고 서포트 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재밌고 독특한 연구로 보답하겠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를 생물학 연구의 길로 인도해주신 윤용근 선생님, 정말 bioinformatics가 무엇지도 모르던 저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신 강원대 심상래 교수님, 분자생물학 실험의 베이스를 탄탄하게 알려주신 이홍길 박사님, 그리고 분석한다고 매번 실험과정을 까먹어도 알려주고 도와주는 철종이형과 영엽이형, 함께 의지하면서 연구하고 있는 동기들 지우, 순형이, 그리고 미처 언급하지 못했지만 정말 많은 도움을 준 우리 실험실 선후배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항상 동기부여와 선한 영향력을 주는 친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학위를 하면서 가장 많이 이야기하고 의지한 예리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긴 시간동안 보챔도 없이 묵묵히 응원해주고 지원해주는 부모님, 그리고 오빠 선물주고 용돈주는 동생 은솔이, 정말 고맙고 사랑합니다.
#3D genome
#Plant biology
#Bioinforma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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