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최근 발전한 전자현미경을 이용한 EM connectome은 시냅스(synapse) 수준으로 뇌회로의 복잡한 연결망을 보여줍니다. 뉴런들이 어떤 분자적 원리로 시냅스를 형성할 파트너를 인식해 이 복잡한 뇌회로를 만들게 되는지 이해하는 것은 발생신경생물학의 중요한 연구분야입니다. 신경망이 발달할 때 뉴런이 발현하는 cell adhesion molecule(CAM)들이 시냅스 형성을 유도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발생과정 중 많은 종류의 CAM들이 다이내믹하게 뉴런 표면에 발현된다는 복잡성 때문에 어떤 receptor-ligand 조합이 synaptic specificity를 결정하는데 역할을 하는지 알아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저희 팀은 선행연구로 초파리 pupal neurogenesis부터 circuit maturation까지의 visual system 전체 발생 과정을 아우르는 single-cell transcriptome atlas를 만들었습니다 (https://doi.org/10.1016/j.neuron.2020.10.006). 한편, Janelia FlyEM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초파리 visual system connectome (https://doi.org/10.1016/j.cub.2022.06.061)을 이용해 신경망 패턴을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신경망에서 저는 transcriptome이 매우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시냅스 파트너를 고르는 뉴런들에 주목하여 immunoglobulin superfamily (IgSF) molecule인 Side-II/Beat-VI receptor-ligand pair가 전시냅스와 후시냅스 뉴런 각각에 발현되는 것을 발견했고 CRISPR mutant를 이용한 genetic mosaic 실험을 통해 이 binding pair가 synaptic specificity에 역할을 하는 것을 보였습니다.
초파리의 작은 뇌 크기 덕에 먼저 완성될 수 있었던 EM connectome은 현재 mouse, primate, human brain 에서도 여러 연구그룹에 의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single-cell transcriptome은 최근 들어 모든 생물모델에서 더욱더 쉽게 접근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본 연구는 EM transcriptome과 transcriptome을 함께 활용하여 molecular mechanism을 밝혀내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박사과정을 한 UCLA Neuroscience IDP 프로그램은 UCLA Brain Research Institute 내 150여명의 패컬티의 랩에 소속되어 연구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초파리 genetics부터 human fMRI까지 다양한 접근을 하는 학생들이 같은 학년으로 일년 반 가량 매일같이 함께하기 때문에 일찍부터 여러 레벨의 질문과 논의를 할 수 있는 즐거움을 보장합니다. 또한 이를 배경으로 캠퍼스 안팎으로 굉장히 collaborative한 연구환경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저의 지도교수님 Dr. Larry Zipursky는 HHMI scholar이며 UCLA Neuroscience theme chair를 맡고 계십니다. 저희 그룹은 ‘어떻게 뉴런이 알맞는 파트너를 찾아 뇌 회로를 만드는가’라는 공통의 질문 아래, 초파리와 쥐를 이용해 발생과정 중 brain wiring의 molecular principle을 전통적인 genetic approach와 아울러 여러 omics와 all-optical physiology 등의 방법으로 연구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제가 저희 랩에 초파리 브레인을 위한 single-cell RNA sequencing 시스템을 처음 셋업 하면서 랩 내에 경험이 있는 사람이 없어 이런저런 시행착오가 많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캠퍼스 내 여러 교수님들 및 코어 facility 선생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 자체에서 얻는 재미가 있었고, 이렇게 공들여 만든 프로토콜과 노하우를 다른 랩들에 나누는 보람이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연구는 나의 문제도 답도 다른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물어 함께 의논할 때 훨씬 더 빠르게 나아간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당연하게도 연구가 진척이 잘 되지 않는 시기가 찾아오지만 그 기간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은 자주 연구 밖에서 오기도 합니다. 따라서 연구 못지 않게 열심히 할 수 있는 취미가 있는 것이 결국 연구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과학적 호기심을 오래도록 가꾸는 법을 여러 방향으로 생각해보면 일과 삶의 균형을 잃지 않고 즐겁게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제가 박사과정동안 주로 고민했던 molecular principles of wiring에 관한 질문을 human brain을 비롯한 mammalian 시스템에서 이어서 할 계획입니다. 어떻게 사람 뇌의 각 cell type이 분화되고, 분화 과정이 이후 뉴런이 회로를 만드는 결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더 깊게 연구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저의 연구는 꾸준한 지원을 통해 수세대의 연구인력이 차곡차곡 축적한 실험 자원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었습니다. 과학적 상상력은 가용한 자원과 동떨어진 곳에서는 생겨나기가 어렵다는 것을 저는 배우고 있습니다. 이 배움의 과정을 적극적으로 도와 주신 지도교수 Dr. Larry Zipursky 선생님, 한팀으로 제 학위 과정 중의 여러 연구를 함께한 멘토 Dr. Yerbol Kurmangaliyev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즐거워 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항상 지지해주시는 부모님께도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질문과 답을 찾는 동료 연구자들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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