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본 연구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roder, ASD)의 환경적 요인 중 하나인 임신 중 발프로산(valproic acid, VPA) 노출이 태아의 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Wnt/β-catenin 신호 경로의 핵심 조절자인 Rnf146 유전자를 ASD 발병의 중요 원인 유전자 중 하나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ASD는 사회적 행동의 손상, 의사소통의 어려움, 반복적인 행동 및 제한된 관심사를 특징으로 하는 신경 발달 장애입니다. 태아의 VPA 노출은 신경 발달과 분화에 영향을 미쳐 ASD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는 이전의 연구 결과를 통해 모성 VPA 노출과 ASD 간의 인과 관계가 확인된 바 있으나, VPA의 정확한 작용 기작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고해상도 질량 분석을 이용하여 태아 단계에서 VPA에 노출된 쥐의 전전두엽 피질(Prefrontal cortex, PFC)에 대한 단백질 발현 변화의 정량적 분석을 수행하여, VPA 노출 시 차별적 발현을 보인 단백질의 상당수가 ASD 위험 유전자와 상당히 중첩됨을 확인하였으며, 특히 Wnt/β-catenin 신호 경로의 주요 조절자인 RNF146 유전자가 현저하게 상향 조절됨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성인 쥐의 PFC에서 Rnf146을 과다 발현시켰을 때, Wnt/β-catenin 신호 경로의 조절 이상과 사회적 행동 결함을 관찰하였으며 PFC 뉴런에서의 흥분성 시냅스 전이 증가를 검증하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기반으로, 본 연구는 Rnf146을 태아의 VPA 노출로 인한 Wnt/β-catenin 신호 경로의 조절 이상 및 행동 장애와 ASD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인자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소속의 안준용 교수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과학과 소속의 이용석 교수님,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뉴바이올로지전공 소속의 김민식 교수님, 그리고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소속의 신찬영 교수님의 공동 연구를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고려대학교 안준용 교수님 연구실에서 석사 학위 과정 중에 있으며, 저희 인간유전체 연구실은 인간 발달에 유전 변이가 미치는 영향을 조망하기 위해 다양한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하여 인간의 발생 과정과 질병 원인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자폐 가족들의 참여로 만들어진 전장유전체 데이터를 사용하여 자폐 관련 유전적 조성 및 변이를 분석하며, 대규모 싱글셀 전사체를 통해 태아기부터 노년기에 걸친 신경세포 발달과 구성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싱글셀 전사체 및 멀티오믹스 기술을 활용한 종양 및 면역세포 생성과정에 대한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발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 논문은 저, 박가은 선생님, 그리고 장우영 선생님께서 공동 제1저자로 함께 작성한 논문입니다. 저는 VPA 섭취 조건 및 Rnf146 유전자의 상향조절 시 차발현되는 단백질, 유전자들이 유의미하게 연관된 생물학적 특성을 연구하였습니다. 박가은 선생님께서는 해당 조건들이 사회적 기능 손상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한 행동 실험 및 분자학적, 생리학적 분석을 수행하셨습니다. 장우영 선생님께서는 단백체 질량분석을 통해 VPA 섭취 및 대조군 쥐에서의 단백질 정량화 및 발현 차이를 분석해주셨습니다. 서로 다른 전문 분야를 가진 세 연구자가 협력하여 공동의 주제를 연구하고 지식을 교류하며 네트워킹을 통해 통합된 결론을 이끌어내는 이 연구 과정이 생각을 넓히고 학문적 성장을 경험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처음으로 제1저자로서 논문의 시작부터 끝까지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며 정신적으로도 하루에도 수십번씩 휘둘릴 때가 있었습니다. 결과가 예상과 다르거나 코드가 원하는대로 작동하지 않는 순간들을 대비하여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 및 마음의 안정을 위한 방법을 만들어두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예를 들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산책을 하거나 취미 활동을 즐기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고 다음 날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도전하는 등 자신만의 루틴을 갖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네트워킹하여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동료 연구자들을 만드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동료 연구자들과 소통하면서 문제 상황을 다양한 시야에서 바라보고 해결책을 모색하거나, 비슷한 길을 걸어온 사람들로부터 조언과 격려를 받아 심적으로 위안을 주고받을 수 있다면 분명히 연구과정에서 큰 도움과 힘이 될 것입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지난 여러 해 동안 다양한 유전학적 연구들을 통해, 자폐에 기여하는 다수의 유전자와 유전자 위치(loci)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 유전자가 어떤 뇌 발달 과정에서 어떤 세포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지, 그리고 그들의 체계적인 기능 매커니즘에 대한 이해는 아직 부족한 상태입니다. 인간 뇌세포의 발달은 성인이 될 때까지 지속되고, 성숙된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유전자 발현이 재구성되며 노년에 이르러 신경 퇴행성 질환이라는 잘못된 종착지에 도달하기도 합니다. 즉, 각 세포는 세포 유형 및 발달 단계에 따라 각자의 유전체에 대해 서로 다른 조절 메커니즘을 가지며, 질병의 병리 상태에서도 질환에 직접 기여하는 세포는 조직 내에서도 특정하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위험 유전자들이 어떤 세포 어떤 기능을 다르게 발휘하는지 탐구하고, 신경계의 작동 원리를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자폐를 비롯한 신경계 장애의 예방 및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근 10년 동안 뇌의 단일 세포 연구에 관한 다양한 논문들이 출판되었으며, 이러한 연구를 통해 뇌세포들의 역동적인 변화 기전에 대한 이해가 증진되고 있습니다. 이 연구들의 데이터는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공개되어 뇌의 복잡한 기작을 조망하기 위한 협력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각 연구 데이터는 사용된 기술의 차이, 세포 유형을 명명하는 방식의 차이 등으로 데이터가 내포하는 결과들을 복합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다소 어렵다고 느껴집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현재 저는 다양한 연구 데이터간의 편차를 적절하게 처리한 후 일관된 세포 유형 명명 방식을 사용하여 재분석함으로써 대규모의 인간 뇌 레퍼런스를 구축하고, 자폐에 기여하는 특정 유전자들의 발현 패턴을 탐구하는 연구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유학을 통해 전 세계적인 학자들의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단일 세포 연구와 관련된 새로운 생물정보학 기술을 습득하면서 관련 지식을 더욱 공고히 구축해가고자 합니다. 뇌의 복잡한 기능과 질환의 기전에 대한 깊은 이해를 키우고, 신경 질환의 효과적인 치료와 예방에 기여하는 것이 저의 연구자로서의 목표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를 지도해주시고 독립된 연구자로서의 성장을 위해 아낌없는 격려와 조언을 주시는 고려대학교 안준용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부족한 논문 집필 과정을 함께하며 연구 결과에 대한 검증과 뒷받침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지지를 제공해주신 박가은 선생님, 연구실 동료 지정은, 김유진님께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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