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현대 사회는 고령화와 생활 습관의 서구화로 인한 비만, 그로인한 대사성 질환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비만은 체내 에너지의 축적과 소비 사이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예방 및 치료적 개입에 중점을 두고 체내 에너지 항상성 조절의 주요한 역할을 하는 지방조직을 타켓으로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러한 접근으로 저희는 갈색지방조직에서 에너지 대사의 조절 인자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인 LETMD1 (LETM1 Domain Containing 1)에 주목하게 되었고, 유전자 변형 마우스 모델을 제작하여 LETMD1 단백질이 미토콘드리아 호흡복합체에 영향을 줌으로써 갈색지방조직의 열생성 (Thermogenesis) 기능과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하였습니다. 특히, 지금까지 갈색지방조직의 대표적인 열생성 인자로 UCP1 (Uncoupling protein 1) 단백질이 많이 연구되고 알려져 있었는데, LETMD1 단백질이 UCP1 단백질의 상위에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저희는 연구해 가는 과정에서 LETMD1 단백질이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다른 위치에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하게 되었고, 서울대학교 이현우 교수님의 도움으로 기존의 실험적 한계들을 극복할 수 있는 APEX를 이용한 근접 표지화 (Proximity labeling) 방법을 통해 LETMD1 단백질이 미토콘드리아 기질 (Matrix) 단백질인 것을 새롭게 제안할 수 있었습니다.
이 논문의 Revision 과정을 거치는 동안 오랜 기간 저희가 연구해온 LETMD1 단백질의 기능에 관한 몇 개의 논문들이 먼저 출판되면서 좌절이 되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기 시작한 이 단백질의 세포생물학적 위치를 재규명함으로써 앞으로 이와 관련된 많은 연구들의 방향성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저희 연구 결과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대사제어연구센터 배광희 박사님과 김원곤 박사님 연구실에서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또한 이 연구는 한국과학기술원 (KAIST) 의과학대학원 서재명 교수님 연구실과 공동 연구로 진행되었습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우수한 연구진과 인프라를 갖춘 바이오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특히, 제가 속했던 연구실은 여러 PI 박사님들이 협력하여 대사질환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 (지방 대사, 간 대사, 암 대사)의 연구를 수행하고 계십니다. 따라서 대사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다양한 연구적인 배경과 실험적 경험들을 쌓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 논문은 저 혼자였다면 불가능했을 결과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 논문은 KAIST 서재명 교수님 연구실과 공동 연구로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서울대학교 이현우 교수님 실험실의 도움으로 이 논문에서 가장 중요한 결과인, LETMD1 단백질의 새로운 위치를 재규명 할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이 논문에 포함된 모든 공저자 분들과의 협업을 통해, 연구를 해 나가면서 부딪히게 되는 한계들을 하나하나 넘어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실험 기술들과, 쏟아지는 새로운 결과들로 광범위해지고 있는 생물학 연구 분야에서 나와 다른 연구들에 대한 열린 시각과 소통은 새로운 과학적 발견과 발전을 이뤄가기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올해 (2023년) 3월부터 미국에 있는 University of Michigan Medical School의 이준희 교수님 연구실에 Postdoctoral Fellow로 합류하여 새로운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오랜 기간 대사 분야를 연구해 오면서 대사의 과정이 복합적인 여러 인자들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기능하고, 또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가면서 대사적 네트워크 분석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느껴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저 혼자가 아니라 가족이 움직여야 하는 결정이기도 했고, 학위의 시작도 졸업도 모두 늦여졌던 저였기 떄문에 너무 늦은 것 아닌가 라는 생각에 많이 주저했던 일이었지만, 새로운 연구 환경에서 의미 있는 과학적 발견을 위해 모두가 함께 협력하는 열띤 연구의 현장에서 많은 배움과 도전의 기회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 유학을 고민하고 있는 후배들이 있다면, 주저없이 충분히 경험해 볼만한 가치 있는 일이라고, 더 넓은 세상으로의 도전을 응원해드리고 싶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제가 새롭게 합류한 연구실에서는 공간 전사체학 (Spatial transcriptomics)을 기반으로 한 오믹스 (Omics) 분석을 위한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이를 바탕으로 대사 네트워크의 맥락에서 대사 장애가 발생되는 원인과 기전, 더 나아가 질병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더 깊이 이해하는 연구를 해 나가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무엇보다 이 인터뷰는 이 연구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시간들을 돌아보며 감사한 분들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인 것 같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제가 속했던 연구실에서의 시간은 저에게는 학업과 연구의 수련 뿐만 아니라, 결혼과 출산, 개인적으로 크고 작은 일들을 겪어온 시간들이었습니다. 그 시간들 동안 항상 배려해 주시고, 제 인생의 많은 조각들에 함께 해 주신 이상철 박사님, 배광희 박사님, 김원곤 박사님, 오경진 박사님, 한백수 박사님과 이은우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매일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했던 착하고, 고마운 랩 식구들이 있어 힘들었던 시간들도 웃으며 채워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동생들의 앞날을 진심으로 축복하고, 응원합니다. 특별히 KAIST 서재명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교수님의 쉼 없는 가르침과 조언들로 논문을 완성해 가는 긴 시간동안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끈기있게 질문에 답해가는 과정을 배우며, 연구를 어떻게 해가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 논문을 함께 완성해 온 공동 1저자인 김광은 박사님은 배울 점이 많은 훌륭한 연구 동료였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다시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논문을 위해 큰 도움 주신 서울대학교 이현우 교수님과 박이삭 선생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가족들이 없었다면 제가 지금까지 이렇게 연구를 해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힘든 항암 중에도 오히려 늘 부족한 딸을 더 걱정하시며, 항상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엄마와 아빠께 늘 감사하고,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집안일 어느 것 하나 잘 하는 것 없이, 늘 바쁘기만 한 며느리 한 번도 탓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항상 도와주시고, 챙겨주시는 시부모님께도 항상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와이프의 학업과 연구를 항상 응원하고, 늘 가족을 위해서 헌신하는 남편과, 늘 방전된 저의 에너지를 꽉 찬 행복으로 채워주는 소중한 딸, 소은이에게 많이 사랑하고,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여기에 감사의 마음을 다 전하지 못한 많은 분들을 떠올리며 마음으로나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의 과정뿐만 아니라, 제 모든 인생의 선한 인도자가 되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지방대사
# 미토콘드리아
# Letm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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