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뇌수막염과 뇌염은 중추 신경계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사망률이 높고 평생에 걸친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요구됩니다. 원인은 바이러스, 세균, 결핵균, 진균, 기생충과 같은 감염성 요인부터 자가면역성 요인까지 다양하며, 배양 및 항체 검사 결과 등으로 원인을 밝혀낼 수 있으나 특정 검사의 경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 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임상에서는 모든 검사가 나오기 전에 경험적 치료를 수행하고, 이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성인 뇌염 및 뇌수막염 환자들의 초기 24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AI) 기반 원인 분류 모델을 개발하고, 외부 데이터셋으로 검증하였습니다. 또한 모델의 성능을 임상의의 판단과 비교하고, 분류 과정에서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변수들을 확인하였습니다.
여러 인공지능 모델 중 XGBoost와 TabNet을 결합한 앙상블 모델에서 가장 좋은 성능을 보였으며, 임상 의사와의 예측 성능 비교에서도 더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기존 뇌염 및 뇌수막염의 원인을 분류하려는 연구들은 대부분이 두 종류의 원인만 구분하려는 시도를 하였으나 본 연구는 전 세계 최초로 뇌염 및 뇌수막염의 원인 다중분류(자가면역성, 세균성, 결핵성, 바이러스성)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인공지능 모델을 제시하였습니다. AI 모델의 explainability 및 generalizability 역시 여러 방법을 통해 입증하였습니다. 분류에 사용된 변수는 모두 내원 이후 24시간 이내에 수집된 것으로 조기에 원인을 분류하면서 환자들에게 조기에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 개발된 모델은 임상의사와의 비교에서도 높은 성능을 보였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활용하였을 때 환자 진단 조기 예측 및 치료 방향 결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박유랑 교수님 주도 하 의료 정보를 이용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Digital Healthcare Lab (DHLab) 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DHLab에서는 특정 의료분야, 질환 및 기술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주제와 접근방법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크게 디지털 피노타이핑 (digital phenotyping), 멀티 오믹스 (multiomics), 연합학습-알고리즘개발 (vertical federated learning & algorithms)의 축으로 팀을 이루어 활발히 토의를 하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계획들이 구체화되고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연세대학교 의료원 내 임상과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내외 임상 및 연구기관과 협업하여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서 의료 정보 및 인공지능을 활용한 연구를 하고자 하는 학생, 연구자들에게 더할 나위없이 좋은 기회들이 주어지는 곳이라 생각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세브란스병원에서 신경과 전공의 생활을 하면서 여러 다양한 신경계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진료하였는데 그 중 중추신경계 감염 질환에서 원인에 대한 확진이 배양 기간 등의 현실적인 문제로 다소 늦게 이루어지는 상황이 안타까웠습니다. 전문연구요원 생활을 하면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에 소속되어 지도 교수님이신 박유랑 교수님과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김경민 교수님을 포함한 여러 선생님들과 연구 주제 및 방향에 대한 대화를 나누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보건산업진흥원 (KHIDI)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의 도움으로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염증 관련 예측 모형 개발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어서 조금이나마 임상적, 학문적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의학 전공자들 중 전문연구요원 생활을 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전공의 생활까지 마친 이후 비교적 생소한 기초의학 분야를 새롭게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 두려울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군 복무 기간을 더욱 뜻 깊게 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전문연구요원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전공의 하는 도중 틈틈이 시간 내서 어떤 교실에서 어떤 교수님과 함께 하는지 찾아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저도 전공의 4년차 파견 근무 때 DHLab에서 연구를 수행하면서 얻었던 좋은 기억을 바탕으로 확신을 갖고 현 연구실에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를 수행하면서 성과가 잘 나오지 않고 좌절하게 될 때가 있을 텐데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모두들 좋은 성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우선 인공지능 기반 중추신경계 감염 질환의 분류 및 예후 예측 모형 개발과 관련된 연구를 계속 진행할 것 같습니다. 더욱 다양한 연구 방법론과 데이터 모달리티를 사용해서 뇌염 및 뇌수막염 환자 진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 싶습니다. 향후 신경과 뇌전증 (epilepsy) 분야 세부 전공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뇌전증, 수면질환, 두통을 포함한 여러 신경과적 질환과 인공지능을 결합한 연구를 수행하려고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제 혼자 힘만으로는 이뤄낼 수 없었던 성과로 감사 인사를 드릴 분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연구활동을 하면서 항상 아낌없는 지원과 도움을 주시는 저의 지도 교수님 박유랑 교수님과 임상에서 환자 모집을 포함해 저의 여러 연구를 본인 연구처럼 도와 주시는 김경민 교수님께 가장 먼저 감사를 표현하고 싶습니다. 신경과 수련을 받을 때 지도해주시고, 삶으로 의과학자의 모습을 보여주신 허경 교수님, 김원주 교수님, 주민경 교수님께도 큰 감사를 드립니다. eClinicalMedicine이라는 뜻깊은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할 수 있도록 분석에 큰 도움을 준 최영조 선생님과 하우석 선생님, 성민동 선생님, 고찬영 선생님께 감사를 드리며, 그 외 연구 관련 피드백과 정서적 지지를 제공한 DHLab 및 MCU 소속 선생님들 및 종우회 친우들에게도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제 인생의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랑하는 아내 혜 그리고 설, 솔 두 아이와 아이들을 돌봐 주신 장인,장모님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도 전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저를 의학의 길로 이끌어 주신 아버지, 사랑으로 키워 주시고 항상 지지해주시는 어머니 그리고 곧 결혼을 앞둔 동생에게 항상 사랑하고 고맙다는 말 전합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관련 링크
연구자 키워드
관련분야 연구자보기
소속기관 논문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
해당논문 저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