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The University of Texas MD Anderson Cancer Center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식도암은 세계적으로 6번째로 흔한 암이고, 이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식도 편평세포암(esophageal squamous cell carcinoma, ESCC)은 조기 발견이 안되는 경우가 많아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환자의 유전자 발현에 따른 분류가 되어있지 않아, 특정 유전자 발현을 타겟으로 하는 면역항암 치료 등에서도 다른 암종에 비해 효과가 낮습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ESCC의 초기 발생과정을 오가노이드 모델을 이용하여 확인하고,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single-cell RNA-sequencing, scRNA-seq)를 이용하여 환자군을 분류하는 체계를 새롭게 만들어, 환자 맞춤형 치료를 위한 기반을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이 연구를 하면서 인상 깊었던 기억은 미국암학회(AACR)에 참석했을 때 실제 식도암 생존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던 순간이었습니다. 항상 암세포에 대해 연구해왔지만, 실제로 내 연구가 환자들에게 닿아 있다는 느낌은 비교적 적었습니다. 하지만 제 연구결과에 대해 한참 이야기를 나눈 사람에게서 ‘사실 나는 식도암 생존자이고, 음식을 삼키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수많은 식도암 환자들을 위해서 네가 이 연구를 계속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연구의 세계가 넓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짧은 대화였지만 계속해서 이 길을 가야 할 동기가 다져졌고, 다른 어떤 상보다도 저에게 큰 보상이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박사학위를 받을 때까지 wet-lab에서 연구를 진행해와서 유전체 분석 등에 관해서는 거의 경험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과정을 밟으면서 처음으로 scRNA-seq을 비롯한 전사체 연구기법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R과 Python 같은 툴을 이용하는 방법도 몰랐고, 수많은 에러 메시지들을 접하면서 ‘아~ 컴퓨터가 나를 싫어하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패키지를 다룰 수 있고 이를 통해 논문을 완성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과정이 느려져 실험이 더디던 Covid 팬데믹의 한복판에서 박사후과정을 시작한 덕분에 Bioinformatics에 관한 많은 기술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The University of Texas MD Anderson Cancer Center에서 Jae-Il Park 교수님의 Cell Dynamics 연구실에서 주로 유전자변형 마우스 모델이나 유전자변형 오가노이드 모델을 이용해서 어떻게 암이 발생하는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scRNA-seq을 비롯해 ChIP-seq, ATAC-seq 등 NGS 분석 파이프라인을 구축하여, 암세포뿐만 아니라 종양미세환경의 면역세포들의 관계를 함께 분석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의 현재 관심 분야는 식도, 위, 대장 등의 위장관 관련 암과 폐암입니다.
MD Anderson Cancer Center는 암분야에서 현재 최고 병원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협력을 할 수 있는 실력과 권위있는 교수님들도 많이 있고, 협업이나 지원 요청에 긍정적인 대답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 또는 MD Anderson Cancer Center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연락 주세요.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최근에 연구를 하면서 내적으로 변화한 부분은 ‘실패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자’ 라는 마음가짐입니다. 이곳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고, 멘토인 박재일 교수님께 받은 조언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실험이나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기법을 적용하려고 할 때 항상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를 먼저 생각하고 망설이게 되는 것에서, 실패의 뒤에도 필연적으로 성장이 있고 또한 많은 보완장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한국에서 대학원 생활을 해왔던 분들이나 유학을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기본적으로 끈기가 있고 학문에 열정이 있는 것은 보증이 되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해보고 싶은 연구가 있고 여건이 된다면 다른 작은 일들로 망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는 식도암과 관련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고 앞으로는 분야를 조금 더 다양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공간적 정보를 줄 수 있는 spatial transcriptomics를 비롯한 최근의 연구들을 계속해서 놓치지 않고 따라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대학원생 때부터 암생물학에 대한 제 흥미를 과학적 연구로 구체화해 주신 고려대 지성길 교수님과, 현재 연구실에서 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연구를 하는데 끊임없는 지원을 해주시고 믿어 주신 박재일 교수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를 따라 먼 곳까지 와서 고생하고 있고, 항상 정신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주는 아내에게 누구보다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등록일 2023.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