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fMRI,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은 뇌의 혈류와 관련된 활동 신호를 뇌 전체에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개인에서 측정한 이 fMRI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의 지능, 창의성, 기억력 등 다양한 개개인의 특질(trait)을 예측하는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측하는 방법을 쉽게 얘기하면 fMRI 데이터를 독립 변인, 개인이 보고한 특질 값을 종속 변인으로 놓고 선형 회귀 분석을 하는 작업입니다. fMRI 데이터 자체의 신호가 그렇게 좋지 않을 뿐더러 선형 회귀 분석이 잡아낼 수 있는 데이터의 복잡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개인의 특질을 예측하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딥러닝 모델을 만드는 것이 나을 수도 있으나 선형 모델은 모델의 해석을 쉽게 해 결과적으로 도출한 모델의 해석, 즉 그 특질을 예측하는데 중요했던 뇌의 영역들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임상적으로도 과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연구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에피소드라고 하면 한 가지가 생각나는데요, 분석의 중간 단계쯤 다다랐을 때에 분석코드 한 문장을 잘못 쓴 것을 찾아 모든 것을 다시 돌려야 했었습니다. 다시 돌려야 해서 힘들었던 것보다 이대로 내가 못 찾고 그대로 진행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에 간담이 서늘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성균관대학교의 뇌과학이미징 연구단(https://cnir.ibs.re.kr/html/cnir_en/)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제가 속해 있는 곳의 연구 환경은 대학원생으로서는 불만 가질 게 없는 좋은 환경입니다. 실험도 해보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해볼 수 있고,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시는 분들과 함께 있기에 아이디어가 뜬구름처럼 떠다닐 때나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있을 때 항상 저에게 가르침을 주실 수 있는 분들이 계신 곳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제가 좋아하는 소설가 중에 박형서라는 소설가 분이 계신데, 하셨던 말씀 중에 글은 매일 쓰지만 5일에 하루 정도(?) 가 만족스럽다고 하신 것을 봤었습니다. 그리고 그 정도의 빈도가 본인이 계속 소설을 쓸 수 있게끔 하는 적절한 빈도인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이 말이 힘든 날이 더 많은 대학원 생활을 하는데 큰 힘이 됐던 것 같고 저도 평소에 일주일의 즐거운 하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지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하루가 있었다면 만족스럽고 보람찬 일주일을 보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제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해드릴 만한 깜냥이 되는 것 같진 않지만, 그냥 대학원 생활하기 전에는 몰랐던 것들을 몇 자 적어보고자 합니다. 처음엔 연구라고 하면 열띤 토론을 하고 칠판에 멋있게 무언갈 써내려가는 동적인 이미지를 상상했었는데 실상은 많은 시간을 논문 읽고 쓰고, 논문에 들어갈 figure를 그리는 데 쓰는, 매우 정적인 활동을 하는 노동자에 가깝다는 생각을 합니다. 도출한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자기 성취와 자기 착취의 경계에서 본인을 가늠해야 할 때도 종종 있구요. 이 일을 업으로 삼겠다면, (이상적으로는) 학업적 능력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글쓰기, 본인의 건강 및 시간 관리 등 참 많은 것을 잘해야겠다는 것을 느낍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신경과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던 이유가 같은 자극을 받더라도 (혹은 상황에 있더라도) 그에 대한 반응이 사람마다 다른 이유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연구도 이 주제에 대해 천착할 예정입니다. 다만 개인마다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이를 뇌에서 어떻게 연구할지가 중요한데 요즘엔 뇌 활동의 패턴을 동역학계 (Dynamical systems) 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 연구들을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그래서 관심있는 개인 차를 이런 수학적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논문 쓰는 것이 이렇게 지난한 작업일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리뷰 과정도 유난히 오래 걸렸구요. 좀 지쳤을 때 accept 레터를 받았던 터라 당시엔 별 감흥이 없었는데 이렇게 제 이름이 찍힌 논문을 마주하니 지나친 모든 과정들이 마냥 좋았던 것만 같네요.
신경과학 내에서도 계산신경과학이라는 분야는 파이가 작고 많은 분들에게 생소한 것 같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나무위키 문서를 작성하고 있는데 많을 분들의 집단 지성을 부탁드립니다. (https://namu.wiki/w/계산신경과학)
마지막으로 논문 작성을 함께한 공저자 분들, 연구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모범이 돼주시는 우충완 교수님, 항상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라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가족들, 대학원생 밥 사주면서 격려해주는 제 회사원 친구들, 저보다 저를 더 믿어주는 제 여자친구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fMRI
# Computational Neuroscience
# Predictive mode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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