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혈관 문합술은 글자 그대로 혈관과 혈관을 이어주는 수술로, 19세기 알렉시스 카렐이 혈관 봉합에 성공한 이후 수많은 목숨을 살릴 수 있게 한 수술법입니다. 심각한 외상을 치료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장기이식수술에서도 필요한 혈관 봉합술은 중요하면서도 쉽지 않은 수술이기에 노동력과 시간을 많이 요하는 수술입니다. 특히 미세혈관 문합에서는 수술 시간을 줄이고, 바늘과 봉합사 매듭에 의한 혈관 손상과 혈전 형성의 위험을 줄이고자 레이저, 전기소작, 스테이플러, 접착제 등을 이용하여 봉합 없는 혈관 문합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 중 coupler 기계장치를 이용한 문합이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혈관 문합법이지만, 투명하지 않아 시술자가 결과를 확인하기 어렵고, 혈관 조직과 장치와의 기계적 특성 불일치 등에서 오는 단점들로 인해 널리 쓰이고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안전성평가연구소와 KAIST, 성균관대학교의 공동연구팀은 봉합수를 줄여 수술을 진행할 수 있는 innovative한 아이디어를 reliability와 practicality에 초점을 두고, 4-5회의 봉합으로도 동맥을 봉합할 수 있는 질기고, 접착력 강하며, 투명하고, 지혈 작용까지 할 수 있는 필름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다른 과제 수행을 위해 혈관 문합술을 어렵게 배워 실험에 적용을 하던 중, 또 다른 공동연구를 함께하던 KAIST 연구팀과 자유로운 디스커션 과정에서 혈관 문합에 적용해 보면 좋을 흥미로운 소재를 공유하면서 본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무봉합으로 혈관 문합을 하기보다는 최소 봉합으로 수술을 돕는 역할로 필름을 적용해 보면 더 유용하지 않을까 하는 가설이 좋은 연구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그 때의 디스커션이 없었다면 묻혀버렸을 훌륭한 소재가 화기애애한 공동연구의 순풍을 타고 세상에 선보이게 된 걸 보면, 과학의 발전은 혼자 이루어 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유해 나가면서 완성되어간다는 것을 개인적으로 다시 한번 깊이 새기게 되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전성평가연구소는 2002년 설립된 국민건강과 안전 사회 실현을 위한 글로벌 독성 연구기관으로 우리나라 GLP 독성시험의 국제화를 선도하며 차세대 독성평가 원천기술 개발과 화학물질 독성연구 확대, 다양한 시험기술 개발과 인프라 혁신을 이뤄내고 있습니다.
제가 소속한 차세대의약평가연구단은 첨단의 독성평가 및 효능평가 플랫폼 개발 연구와 첨단의 질환 치료제 개발 연구를 목표로 하는 팀입니다. 줄기세포 유래 오가노이드, 인공장기, 바이오칩 개발부터 생체신호기술 기반 Mode of Action (MoA) 분석, 바이오기판 및 바이오센서 개발, 피지움 기반 독성 및 효능 예측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여러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구성원들이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공대에서 대학생활하다 늦게 생명공학을 새로이 전공하면서, 암기력이 좋지 못한 공돌이가 호기심은 많아, 무엇이든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그 원리를 쉽게 이해하도록 스스로 훈련해왔던 습관이 다행히도 융복합 연구를 진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요즘 실험 장비와 키트가 워낙 사용자 편의성이 좋아 실험의 원리와 장치의 원리를 잘 모르고 진행하는 경우가 자주 있던데, 조금 어렵다고 느껴져도 아주 간단한 원리를 알고 실험을 하는 것이 실험결과를 좀 더 쉽고 빠르게 얻는 길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실험들을 셋팅하고, 결과를 만들어 ‘나의 실험’으로 만들어진 목록이 길어지는 것을 보면 괜히 혼자 뿌듯해하며 소소하게 행복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모든 분야가 비슷하겠지만, 생명과학 분야는 전문적 능력이라고 평가될 요소가 하나의 잣대로 줄 세워지는 곳이 아닙니다. 학문적 지식, 실험 수행능력, 논리적 사고력, 데이터 정리 및 해석, 디스커션, 아이디어, 신뢰, 인내력, 열정 등 너무도 많은 요소들이 필요하기에, 저는 오히려 두세 개, 서너 개 부족하다고 해서 본인이 경쟁력이 없다고 낙담할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에게 맞는 자리,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분명히 있을 거니까, 그런 곳에서 내가 빛날 기회가 올 때까지 국내/국외 어디서든 즐겁게 연구하세요.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안전성평가연구소에서 수행했던 또 다른 재미난 연구들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그 연구들도 여기 한빛사에 소개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렇게 계속해서 새로운 연구 주제들을 만나 하나하나씩 흥미로운 데이터를 쌓아가며, 여러 사람들과 함께 공유할 할 수 있는 재미난 연구를 하는 연구자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자로서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저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신 많은 선배 연구자님들과 DGIST 김은경 교수님, 안전성평가연구소 박순현 박사님, 김기석 단장님, KAIST 이해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논문의 공동 1저자인 Jingxian Wu 학생의 열정에 고맙고, 부족한 저를 응원해주었던 많은 동기들과 후배들, 아니 동료 연구자들에게도 고마움이 큽니다. 열심히 하는 동료들에게도 많이 배웠고 좋은 영향을 받았기에 좋은 연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버틸 수 있었습니다.
많이 느리지만 꿋꿋이 이렇게 연구하고 있는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꾸준히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게 해주신 부모님과 장인, 장모님, 그리고 모든 가족들에게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늘 잘하고 있다고 응원과 격려, 지원을 아끼지 않는 평생의 동반자 김다연 박사에게 고맙다는 말과 함께, 더 열심히 연구해서 멋진 아빠가 되겠다는 말을 두 딸들에게 다짐처럼 전하고 싶습니다.
#혈관문합수술
# 봉합술
# 생체 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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