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과 컴퓨터 비전을 활용한 연구가 증가함에 따라,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선별 및 보조 진단도구 개발에까지 적용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선행 연구에서 자동화된 자폐스펙트럼장애 감지의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전문 장비와 숙련된 인력이 필요했으며, 자폐 행동에 대한 사람의 평가에 의존성이 있었으며, 낮은 정밀도와 재현율로 인한 한계점이 존재했습니다. 특히, 낮은 정밀도와 재현율은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증상/중증도와 관련 있는 표적화된 행동 바이오마커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자폐스펙트럼장애의 복합적이고 복잡한 행동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공동주의 (joint attention)는 영유아 시기부터 발현되며, 사회적 상황에서의 시선 이동, 몸통/고개 돌림 등 복합적인 행동으로 표현됩니다. 이는 정상발달 아동에 비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에서 감소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동주의 행동은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조기 진단과 예후 예측에 있어 중요하나, 그것을 객관적이고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은 부족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객관적이고 디지털화된 방법으로 공동주의를 평가하는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어디에서나 쉽게 반복할 수 있는 촬영 세팅으로 비디오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수집된 비디오 데이터는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식별 및 증상의 심각도를 평가하는 딥러닝 모델 학습에 사용되었으며, 높은 성능을 보였습니다. 또한,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여 모델이 어떤 특정 시퀀스와 어떤 행동을 기반으로 판단하는지를 검증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조기 진단과 예후 예측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학문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인공지능과 컴퓨터비전 기술을 의료 분야에 적용함으로써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선별 검사와 진단, 행동 평가 등에 대한 정확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박유랑 교수님 주도하 의료정보를 이용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DHlab 연구팀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DHlab에서는 특정 의료분야, 질환 및 기술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주제와 접근방법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크게 디지털 피노타이핑 (digital phenotyping), 멀티 오믹스 (multiomics), 연합학습-알고리즘개발 (vertical federated learning & algorithms)의 축으로 팀을 이루어 활발히 토의를 하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계획들이 구체화되고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연세대학교 의료원 내 임상과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내외 임상 및 연구기관과 협업하여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서 의료 정보를 이용한 연구를 하는 학생, 연구자로서 더할 나위없이 좋은 기회들이 주어지는 곳이라 생각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트레이닝 당시 환자, 보호자 면담을 통해 정신-신경학적 증상에 대한 평가 및 진단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고 보람 있었지만, 이상 행동의 객관적 평가지표가 없어 진단이 모호하거나, 치료에 있어서 좀 더 특정 환자의 상황과 생물학적인 요인을 고려하지 못하는 부분, 정신건강 영역에서 모든 임상-연구자들의 소견이 모두 일치되지 않는 상황에 있어서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하는 기회가 주어져 현 연구실에서 지내면서 이런 갈증이 어느정도 해소 되고 방향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영역에서 정신질환의 행동-임상적 모습 (증상)의 객관적 추출과 더불어 이를 기저 뇌신경 연결성 이상, 유전학적 소인 등 연결을 지음으로서 보다 정량적인 임상 진단/세부진단 보조 도구를 개발하고 검증하는 노력을 이어가고 싶은 소망이 생겼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의 짧은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저와 같이 인공지능-의료연구 분야에 대해 시작하는 단계에 있더라도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명확하고, 호기심이 있고, 열의가 있다면 충분히 도전해볼만 한 것 같습니다. 또한, 해외 학회를 참석하거나 해당 연구분야에서 경험이 많은 교수님, 선생님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조언을 적극적으로 구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컴퓨터공학 기반이 없었지만 의료 영역에서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컴퓨터 비전, 딥러닝 같은 기술을 적용하여 조금씩 임상과 연구를 병행하는 융합형 연구자가 되어가고 있는 중인 것 같습니다. 컴퓨터비전 분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구 방법론과 데이터 모달리티를 사용해서 정신과적 증상의 바이오마커 발굴 및 객관적 평가도구 개발에 이바지 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제가 연구활동을 하면서 아낌없는 지원과 도움을 주시는 여러 교수님들과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늘 물심양면으로 지지와 지도 해주시는 박유랑 교수님께 가장 먼저 감사를 표현하고 싶습니다. 정신과 트레이닝 당시 지도해주시고, 삶으로 의과학자의 모습을 보여주신 김재진 교수님께도 큰 감사를 드립니다. 늘 저의 편이 되어 주시고 아낌없이 사랑해주시는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JAMA Network라는 뜻깊은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시고 지원해주신 서울대학교병원의 홍순범 교수님, 루먼랩 임재현 대표님, 그 외 저희 연구실 팀원들과 친구들, 가족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기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론 구축을 위해 시작한 공동주의 연구는 기꺼이 참여해주신 아동들과 부모님들이 아니었다면 수행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이에 머리 숙여 감사함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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