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플라스틱은 열, 전기 및 절연 특성이 뛰어나 저렴하고, 낮은 경량 대비 높은 내구성 및 내화학성의 특성을 가지는 합성 폴리머입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2019년 등장한 COVID-19 펜데믹 동안 일회용 플라스틱 (배달 용기, 일회용 컵 등) 사용량이 급증하였고, 그린피스 ‘플라스틱 대한민국 2.0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플라스틱 폐기물이 1193 만톤의 폐기물이 발생하여, 2017년 대비 49.5% 증가하였다고 조사되었습니다.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 양에 미치지 못하는 재활용 및 처리량으로 인하여 플라스틱은 지구환경 곳곳을 오염시키고 있으며, 바다로 들어간 플라스틱은 현재 태평양에 한반도 면적의 7배에 이르는 플라스틱 쓰레기더미 이른바 ’플라스틱 섬‘을 형성하였습니다. 자연에 노출된 플라스틱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에게까지 전달되는데, 2022년 네덜란드 연구진은 사람 혈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첫 검출 되었음을 발표하였습니다. 따라서 플라스틱의 분해, 업사이클링, 환경과 생물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한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추세입니다.
2016년 PET를 분해하는 Ideonella sakaiensis 와 PET 분해효소 PETase가 발굴되었고, PETase 효소의 메커니즘과 구조가 규명됨에 따라 여러 활발한 연구를 통하여 24시간 안에 PET가 분해되는 FAST-PETase가 개발되었습니다.하지만 올레핀계 플라스틱(PE, PP)과 스티렌계 플라스틱(PS)은 내밀한 탄소들로 구성되어 구조적으로 매우 안정하여, 생물/화학적으로 단량체화 하기 어렵습니다. 그 중 폴리에틸렌(PE)은 ’석유화학의 쌀‘ 이라고 불리는 에틸렌을 중합하여 만든 플라스틱이며, 우리 생활에서는 흔히 식품봉투와 쇼핑백 등으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폴리에틸렌은 세균, 곰팡이, 애벌레 등이 분해할 수 있다는 현상만 보고되어 있고 정확한 분해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폴리에틸렌 생분해 메커니즘을 풀기 위해서 저희 실험실에서는 먼저 폴리에틸렌 분해 미생물을 찾고자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캠퍼스 풀밭, 축사에서 흙을 확보하여 폴리에틸렌 분해 미생물 스크리닝을 진행하였으나, 모두 실패하였습니다. 폴리에틸렌을 분해하는 미생물을 찾기 어려운 현실을 깨닫고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오랜 시간 동안 플라스틱이 묻혀있을 만한 장소를 물색하였고, 그 끝에 광주광역시 광역위생매립장이 있었습니다. 어렵게 확보한 한 줌의 쓰레기와 흙으로부터 폴리에틸렌 분해 미생물 스크리닝을 진행하였는데 다수의 콜로니가 발견이 되었고, 동정 결과 균들은 모두 바실러스에 속하였습니다. 이 균주들에서 분해 활성이 가장 높은 Bacillus thuringiensis JNU01 균주의 폴리에틸렌 분해능을 확인하였고, 폴리에틸렌 분해의 Trigger 효소가 될 것으로 예측하는 P450 효소의 발현 및 폴리에틸렌에 대한 작용 활성을 확인하였습니다.
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1년 넘는 기간 동안 많은 실패와 좌절이 있었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처럼 바실러스 균들을 발견하여서 균을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번 논문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전남대학교 합성생물학실험실은 2020년 1월에 오픈한 신생 연구실입니다. 현재 지도교수님이신 염수진교수님, 그리고 연구교수님 1명, 연구원 1명, 저를 포함한 박사과정 4명, 학부연구생 4명으로 구성되어있으며,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째,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폴리스티렌 등 다양한 플라스틱의 생분해를 위해 환경 시료로부터 분해능을 가진 미생물을 발굴하고, 유전체 및 분해 산물 등을 분석하여 분해 메커니즘을 밝히고, 효율적인 생분해를 위한 생촉매 개발 연구를 하고있습니다.
둘째, 지구온난화를 발생시키는 온실가스 (메탄,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등)을 기질로 하여 바이오 디젤, 화장품 방부제 등 고부가가치화할 수 있는 효소를 발굴 및 개량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셋째, 이 외에도 다양한 효소 생촉매를 이용하여 아미노산, 테르펜 등의 고부가가치 물질로 전환할 수 있는 효소를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플라스틱 분해가 정말로 가능한 것일까? 라는 많은 의문을 가지면서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처음에 무수한 스크리닝 실패로 인하여 많이 힘들었고, 초조한 마음을 가지고 연구를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실패들이 경험이 되어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는 연구자로서의 자세를 갖게 해 주는 정말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제가 감히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습니다. 합성생물학은 생명과학을 바탕으로 공학을 접목하여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은 생물시스템을 설계 제작하는 분야입니다. 새로운 학문인 만큼 아직 연구되지 않은 주제들이 무궁무진합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끈기와 열정을 가지고 학위에 임하신다면 분명 좋은 성과를 얻으실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화이팅!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정확한 폴리에틸렌의 생분해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현재 발굴한 균주에 더해 폴리에틸렌 분해 균주를 조금 더 발굴하고 싶고, 생물정보학 등을 이용한 다양한 접근법을 통하여 폴리에틸렌 생분해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싶습니다. 또한 메커니즘에 관여된 효소 개발 연구도 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지도교수님이신 염수진 교수님을 처음 뵙고 진학 상담했던 장면이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그 당시로 돌아가더라도 연구자로서의 길을 다시 택할 것입니다.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시고 실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조언과 지원을 해 주신 염수진 교수님께 정말 감사합니다. 또한 박춘구 교수님, 윤철호 교수님, 지원석 교수님께도 감사드리고, 우리 연구실 멤버들 서민주 박사님, 김다미 선생님, 예빈, 연주, 현우, 주영, 진희, 선용, 민서 모두 다 건강하고 연구 대박 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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