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약물역학 분야는 1990년대 정립된 신생 융복합 학문으로, 방대한 의료 데이터의 축적과 4차 산업혁명으로 앞으로 더 주목할 만한 분야입니다. 이 분야는 건강보험 청구 데이터, 병원 전자의무기록 데이터, 설문조사 데이터, 디지털 의료 데이터 등의 다양한 실세계 데이터 (Real-World Data, RWD)를 활용하여 약물사용의 효과와 부작용 위험 평가를 통한 실세계 근거 (Real-World Evidence, RWE)를 제공합니다. 특히, 도덕적 및 윤리적 문제, 제한된 환자 수, 비교적 짧은 관찰기간, 통제된 환경 등으로 인해 임상시험에서 확인되지 않는 약물사용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약회사, FDA 등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RWE 창출에 관심이 더욱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데이터의 축적과 기술의 발달로 앞으로 더 발전 가능성이 큰 학문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본 연구는 국내 건강보험자료를 이용하여 약물 복약 순응도가 임상 경과에 미치는 영향과 그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을 분석한 연구입니다. 심방세동을 가진 환자는 합병증인 허혈성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을 예방하기 위해 혈액을 묽혀주는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비교적 최근 개발된 신약인 Direct oral anticoagulant (DOAC)은 와파린에 비해 약물-약물 상호작용이 적고, 약동학적 특성이 안정하다는 장점이 있어 사용량이 계속하여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DOAC의 반감기는 12시간으로 매우 짧습니다. 예를 들면, 환자가 하루 복약을 안 하면, 항응고작용의 약효는 25%, 환자가 2일 복약을 안 하게 되면, 10% 미만이 된다는 뜻입니다. 이로 인해, DOAC의 복약 순응도는 매우 강조되고 있지만, 짧은 반감기의 특성을 반영한 연구는 부족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이전 연구에서는 기간 단위의 약물 순응도를 정적으로 반영하여 평가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knowledge gap을 채우기 위하여, 본 연구를 크게 두 분류로 나누어 진행하였습니다. 첫 번째, 심방세동 환자에서 항응고제 DOAC 복약 순응도가 허혈성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습니다. 두 번째, 항응고제 복약 순응도에 미치는 사회인구학적 및 임상적 위험 요소를 평가하였습니다. 본 연구팀은 짧은 반감기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time-varying approach를 적용하여 동적인 개념의 약물 순응도를 평가하였습니다. 본 연구를 통해, 이전 연구들과는 차별화된 DOAC의 특성을 반영한 약물 순응도의 중요성과 이를 높이기 위한 전략과 근거를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신재규 교수님의 지도 아래 Department of Clinical Pharmacy,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UCSF)에서 진행되었습니다. UCSF의 Cardiology 분야에서 임상약학 교육자 및 연구자 그리고 UCSF 병원에서 임상약사이신 신재규 교수님의 가르침으로 약사 및 학자로서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임상 및 약물역학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실제 임상 현장에서 적용가능한 혹은 의미있는 질문을 찾는 방법을 터득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또한, 교육자로서 학생들을 미래의 약사로 키우기 위해 효율적인 전문지식 전달 및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의사소통 기술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코로나로 인해 임상약사로서 복약지도하는 경험에는 제한이 있었지만, 교육자 및 연구자로서의 지향해야 할 태도와 연구력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아주대학교 약대를 졸업하고 지역약사로서 약국에서 다양한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마주하며 그들의 나이, 성별, 기저질환, 생활습관, 약물 복약 순응도에 따라 약의 효과와 부작용이 다른 것을 직접 경험하였습니다. 저는 왜, 얼마나, 어느 경우에, 어떻게 달라지는지 더 깊이 있게 알고 싶었고, 이 경험과 궁금증이 현재의 연구자로서의 길로 인도하였습니다. 본교인 아주대학교 약학대학 이숙향교수님 임상약학연구실에서 RWD를 활용한 약물 사용의 효과 부작용 평가 연구를 진행하며 연구활동의 기초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숙향교수님과 신재규교수님의 가르침과 지도를 통해 연구자로서의 길을 의미있게 바라볼 수 있었고, 조금이나마 보건의료 향상에 임상적 및 학문적으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연구활동을 하며 약사로서 유의미한 근거를 창출할 수 있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 좋은 연구를 바탕으로 한 좋은 교육을 통해 훌륭한 약사들을 배출하는 일 또한 또 하나의 보람된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6년제 약대를 졸업한 약사들 중 대학원 진학을 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는 것은 아마도 실제 임상현장에서 환자를 직접 마주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약물역학 분야를 배운다는 것은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환자 개인 단위의 복약지도를 위한 과학적 근거를 양산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약물역학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통계 소프트웨어 (SAS, R), 의학통계, 그리고 의료데이터에 틈틈이 관심을 가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박사 과정 이후 미국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유학을 생각하시다면, 영어 공부를 미리 해두시고, 관심있는 연구분야 랩실의 채용 공고를 학교 사이트 혹은 공고 사이트를 통해 자주 살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혹여나, 영어가 부족할까 혹은 연구력이 부족할까 걱정하지 마시고, 주저없이 지원하시길 바랍니다. 묵묵히 그리고 성실히 연구자로서의 길을 잘 걸어오신다면, 본인의 생각보다 더 잘 하고 계실거고, 미래의 멘토도 그걸 알아봐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UCSF에서의 1년 박사 후 연구원의 경험을 마치고, 현재는 Stanford 의과대학 소속의 Urologic Cancer Epidemiology Lab에서 Benjamin I. Chung 교수님과 Marvin E. Langston 교수님의 지도를 받아 비뇨기계 암 분야의 약물역학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소속을 한 차례 옮긴 이유는 기존의 연구 분야였던 심혈관계 질환에서 암으로의 연구 분야를 확장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분야로의 확장을 통해 새로운 분야에서의 연구 기술을 습득해가고, 기존 분야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됨에 가치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훌륭한 멘토와 동료들과 함께 연구를 수행하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향후 희망 연구계획은 비뇨기계 암 분야의 임상약리학적 그리고 역학적 특성을 더욱 깊게 파고들며, 심혈관계 질환 분야와의 연결고리를 연구해나가며 약사로서 보건사회와 학계에 유의미한 발자취를 작게나마 남기는 일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여러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따뜻한 가르침과 예리한 시각으로 학자 및 연구자로서의 지향점과 방향성을 지도해주신 신재규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박사 후 연구원으로 해외 유학을 오기 전, 학부생 시절부터 박사과정 시절까지 아낌없는 가르침, 애정, 그리고 지도를 해주신 이숙향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달드리고 싶습니다. 따뜻한 조언과 지원을 해주시는 이범진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대학원 시절 함께 동거동락하며 힘이 되어 주었던 추은정선생님과 유현주박사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저의 곁에서 언제나 든든한 지지와 아낌없는 사랑을 주시는 부모님과 할머니, 오빠와 새언니, 갓태어난 조카 윤수, 그리고 친구들에게도 항상 사랑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끝으로, 제 연구를 소개할 기회를 만들어주닌 BRIC 및 한빛사 관계자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의미있는 좋은 연구로 다시 인사드리는 날이 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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