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세포외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 EVs)는 세포 내에서 생성되어 세포 외부로 분비되는 30~1000 nm 크기의 소포체입니다. 이 소포체는 세포막으로 둘러 쌓여져 있으며, 내부에 mRNA, miRNA, DNA, protein 등 유전자 정보들이 포함되어, 면역 기능, 세포간 상호작용, 조직재생 및 암 형성 등 다양한 생명현상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EVs의 세포간 통신, 정보전달, 대사 물질 공급 등의 기능에 주목하여 다양한 질병의 진단, 치료, 예방, 예후 관리 등에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방사선 노출은 방사선 선량이나 노출 상태에 따라 암을 비롯하여 심혈관 질환, 백내장, 신경계 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방사선 치료를 받은 대다수의 암 환자에서 치료 이후에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방사선 노출에 의한 질환은 방사선 이외의 다른 원인과 복잡하게 얽혀 오랜 시간 후에 나타나기 때문에 발생 예측이 어렵고, 방사선 선량과의 상관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이를 해소할 새로운 질환 위험성 평가 지표 개발이 절실합니다.
본 연구에서는 20 ~ 5000 mGy 방사선에 노출된 정상 인체 혈액과 실험용 쥐에서 세포외소포체 분비량을 측정하여 방사선 노출 선량에 정비례하여 분비되는 것을 확인하였고, 바이오인포메틱스 기반 마이크로RNA(miRNA)* 서열 분석과 다양한 생화학, 세포생물학적 실험으로 혈관내피세포와 면역 세포 사이에서 세포외소포체 특정 miRNAs (miR-126-5p, miR-212-3p)에 의해 혈관 염증 초기 반응이 조절되는 것을 규명하였습니다. 또한, 방사선에 노출된 죽상동맥경화증 (atherosclerosis) 모델 쥐 (Ldlr-/- mouse)의 병리학적 분석을 통해 질환의 발생 위험과 세포외소포체 miR-126-5p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방사선 노출에 의한 EV의 혈액 내 분비량을 통해 방사선 피폭 흡수선량을 추정함과 동시에 피폭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심혈관 질환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생체지표 개발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방사선 치료 환자 대상의 후속 연구를 통해 이 가능성이 검증된다면 더욱 효과적인 방사선 치료의 전략 수립과 치료 환자 예후관리에 많은 기여를 할 것입니다.
▲ 방사선 노출에 의한 염증 초기 단계에서의 혈관 내피세포와 면역 세포 사이 정보 교환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연구를 수행한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생물선량평가팀은 방사선 인체 영향의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방사선 피폭 시 얼마나 많은 방사선에 노출되었는 지 알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 부서입니다.
생물선량평가팀은 방사선 생물학 및 저선량 방사선 분야에 전문가이신 성기문 박사님을 팀장으로 생리생화학 전공 박사연구원과 세포유전학 전문 임상병리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방사선 클리닉 및 진단검사학과 의사 선생님들과 함께 협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피폭 흡수 선량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넘어 방사선 노출에 의한 생물학적 영향을 더욱 정밀하게 규명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방사선 노출 선량에 따른 질환 발생 위험성 평가 정보 제공을 위해 일상 생활 속 매우 낮은 방사선의 영향에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다양한 피폭 재현 시스템을 이용하여 방사선의 안전하고 합리적 이용을 위한 과학적 실증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저선량 방사선 질환 위험성 평가 (adverse outcome pathway, AOP) 모델 구축 연구와 인공지능(AI)학습 기반의 자동화 기술 개발 연구를 통해 방사선 재난 시 빠르고 정확한 의료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일상생활 속 방사선 노출이 잦아지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높아진 방사선의 건강 영향 관심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제 노력을 통해 얻은 실험 결과가 단순히 연구 결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방사선 피폭 혹은 재난시 생존자의 안전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본 연구를 진행하면서 다채로운 생명공학 기술을 습득하였고, 나노 기술, 통계 분석까지 섭렵하는 등 새로운 지식의 확장과 끊임없는 연구 수련을 통해 저 스스로가 전문가로서 거듭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다가오는 주변의 모든 기회를 동원하여 본인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지나고 보니 모든 순간들이 배움의 기회였습니다. 생물학적 선량평가를 통한 위험성 평가 연구는 방사선 물리학, 방사선 생물학, 세포유전학, 혈액학, 동물학, 생화학 등 다양한 학문 영역을 포괄하는 분야입니다. 본인이 잘하는 분야에 익숙하다보니 다른 분야를 접목하는 것에 두려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한 분야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다양한 학문을 아우를 수 있는 융합적인 사고로 접근하다면 흥미로운 주제로 지속 연구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분야의 확장을 경험해 보고자 자리를 옮겼지만,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방사선 치료 환자 대상 후속 연구를 통해 보다 실용적으로 연구가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또한, 가능하다면 제가 학부와 박사과정에서 공부했던 한의과학 내용들과 접목시켜 확장해 보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해병대의 슬로건 “흘려라 피와 땀을, 즐겨라 고된 훈련을, 기뻐해라 해병이 되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이 논문을 마무리하면서 해병대를 전역한 기분이 듭니다. 본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피, 땀을 흘리며 보낸 고된 시간속에 전문적인 지식과 연구자로서의 미덕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혼자였다면 이룰 수 없는 결과를 함께 했기에 가능했던 건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팀장이라는 타이틀 뒤에서 가만 지켜볼 만한데도 그렇지 않고 늘 앞서 모범을 보이시는 성기문 박사님, 반복되는 실험의 고된 훈련(?)마저도 즐길 수 있게 도움을 주셨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제가 생물선량평가 팀원이서 너무 행복했다는 것, 그리고 제 곁에 부산대 윤부현 교수님을 비롯한 많은 연구자들이 함께 힘이 되어 주었다는 것, 그리고 어려움을 헤치고 나가면서 책임지고 잘 할 수 있게 도와준 사랑하는 어머니와 가족이 있었다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제가 연구자로서 자리 매김 할 수 있는 귀한 재산이라 생각하니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이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 더 나은 연구자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논문에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2022년 송년회
#Extracellular vesicle
# Radiation exposure
# miR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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