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헬스케어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최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일상 속에서 진단이 가능한 원격 의료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환자의 몸에 통합되어 생체 신호를 장기간 검출하는 부착형 혹은 삽입형 장치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기존의 전자 소자용 소재는 사람의 피부 조직보다 훨씬 단단하기 때문에, 부드럽고 굴곡진 형태의 피부 조직에 안정적으로 접착하는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단단한 기존의 전자 소자를 대신해서, 대부분이 물로 이루어진 부드러운 하이드로겔 소재를 생체 전자 소자(Bioelectronics)로 활용하는 연구들이 최근 보고되어 왔습니다. 여러 하이드로겔들이 개발되어 전자 소자로서 유의미한 성능들을 보였지만, 여전히 한계들이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하이드로겔이 다량의 물로 이루어진만큼 기계적으로 취약하며 외부 부하에 의해 쉽게 파손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주로 친수성 고분자로 이루어진 하이드로겔의 수분 팽윤성 특성으로 인해, 다량의 수분이 존재하는 우리 몸에 하이드로겔을 부착하면 수분 팽윤에 의해 하이드로겔이 초기의 특성들을 잃게 되어 장기 적용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본 연구는 기존 하이드로겔의 부드러운 특성은 유지하면서도, 외력을 견딜 수 있는 기계적으로 강한 하이드로겔 개발을 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저희는 친수성 고분자(Poly(vinyl alcohol), Poly(acrylic acid)), 탄닌산(Tannic acid), 기능화된 탄소나노튜브(Functionalized carbon nanotube)를 활용하여 본 하이드로겔 소재를 개발하였습니다. 탄닌산과 기능화된 탄소나노튜브는 소수성 부위와 친수성 부위를 모두 함유하고 있어, 친수성 고분자들과 잘 섞이면서도 소수성 상호작용으로 국소적으로도 뭉치는 나노구획구조(Nanoconfinement structure)를 발생시킵니다. 처음 원자현미경(Atomic force microscopy)을 통해 저희 하이드로겔 내부의 나노구획구조를 관찰하였을 때, 이전에 읽은 거미줄 모사 고분자에 관한 논문이 떠올랐었습니다. 자연계의 거미줄은 약한 수소결합만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베타 병풍들에 의한 나노구획구조로 효과적인 에너지 소산이 가능하여, 부드러우면서도 쉽게 끊어지지 않는 구조를 갖추게 됩니다. 이와 유사한 메커니즘으로 저희 하이드로겔도 부드러우면서도 쉽게 끊어지지 않는 성질을 가질 것이라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그리고 개발된 하이드로겔은 연조직과 유사한 영률(Young’s modulus)을 가지면서도 높은 인성(Toughness)을 나타내는 것을 검증하였습니다. 흥미롭게도, 수산기(OH)가 풍부한 탄닌산으로 인해 가역적인 수소결합의 증대로 자가치유도 매우 빠르게 일어나는 것도 검증하였습니다. 빠른 자가치유를 위해서는 고분자 사슬 유동성이 높아야하기 때문에, 기존의 자가치유성 고분자는 액체에 가까운 물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희 하이드로겔 내에는 나노구획구조가 존재하기 때문에, 높은 사슬 유동성을 가지면서도 탄성 고체의 성질을 띱니다. 또한, 탄닌산의 소수성 부위는 수분 차단 효과도 나타내어, 하이드로겔의 고질적인 문제인 수분 팽윤도 효과적으로 방지하게 됩니다. 본 하이드로겔은 이러한 다기능성으로 인해 인체에 장기간 안정적으로 부착될 수 있는 소재로서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논문은 저희 연구실의 첫 하이드로겔 관련 연구라, 시행착오들이 많았지만 그만큼 보람된 성과인 것 같습니다. 학위 과정 학생으로서 처음에는 연구실 내에서 생소한 분야의 연구를 주도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졌지만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가면서 연구자로서 성장하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의 서정목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의료용 전자소자, 바이오센서, 의료기기 등이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할 때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들을 수행중입니다. 이를 위해, 나노/마이크로 공정, 표면 개질 기술, 3D 프린팅, 고분자 소재 개발, 나노소자 기술, 동물 모델 검증 등의 다양한 공학적 접근법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여러 학문 분야가 융합된 연구들을 수행하는만큼, 저희 연구실은 다양한 전공 배경의 학생들로 구성되어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좋은 연구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서정목 교수님께서는 학생들과 자주 연구 논의를 하시고 피드백을 주시며, 우수한 연구 환경을 갖추도록 아낌없이 지원해주십니다. 또한, 연세대 내의 다양한 연구실들과도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어 다양한 분석 및 동물 실험을 수행하기에도 좋은 환경인 것 같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를 하는 방식에 대해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생체 전자 소자용 하이드로겔이 처음에 저에게는 생소한 분야였지만, 덕분에 더욱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실험하여 발전의 기회를 얻은 것 같습니다. 평소 다수의 관련 분야 논문들을 읽고 배경 지식을 쌓아, 제 연구에 대한 가설을 설정하고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큰 즐거움이었고 이것이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연구 과정 속에서 크고 작은 우여곡절들이 있었지만, 꾸준한 노력을 통해 논문이라는 성과물로 결실을 맺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희 연구실은 융합 연구를 수행중에 있는데, 융합 연구에는 소통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양한 시각이 종종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협업할 수 있는 소통 능력을 기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평소에 다양한 분야의 논문들을 자주 접하여 배경 지식들을 쌓는 것이 소통 능력 함양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이번 가을, 미국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의 Biomedical Engineering 과에 박사 과정 학생으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하이드로겔 소재 연구를 진행하면서 많은 의미있는 결과들을 얻었지만, 여전히 하이드로겔 기반의 생체 전자 소자를 상용화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대표적으로 하이드로겔 소재들은 기존의 전자 소재 공정법들과 호환이 어려워, 복잡한 미세 형태로 제작하거나 다른 전자 소자와 집적화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최근, 이를 극복하기 위해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하이드로겔 소재를 미세 전자 소자로서 제작하기 위한 연구가 전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중입니다. 저도 추후에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3D 프린팅 기술을 심도 있게 공부하여, 생체 전자 소자용 하이드로겔의 상용화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석사 학위 동안에는 하이드로겔을 진단용 소재로서 연구했다면, 박사 과정에는 치료용 소재로서도 연구를 수행해보고 싶습니다. 치료용 소재가 체내 이식되어 세포들과 만나게 되었을 때, 소재의 기계적(강성, 탄성계수, 점탄성) 및 전기적 특성들에 따라 우리 몸의 세포들은 다른 생물학적 활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이러한 소재와 세포 사이의 상호작용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임상적으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는 하이드로겔 소재의 설계 기준을 확립해보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학위 과정을 밟는 것은 길고 험난하지만, 늘 연구의 즐거움을 가르쳐주신 서정목 교수님 덕분에 즐겁게 연구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본 연구를 수행하는 동안 하이드로겔 소재에 대한 자문을 주신 하버드 메디컬스쿨의 신수련 교수님, 탄소나노튜브에 관한 고견을 주신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김대우 교수님, 동물모델 시험에 관한 큰 도움을 주신 진윤희 교수님께 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저희 연구실의 동료 및 후배들의 큰 도움들 덕에 이런 좋은 성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연구실의 동료 및 후배 학생들도 많은 훌륭한 연구 성과들을 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bioelectronics
# hydrogel
# wearable sensors
관련 링크
관련분야 연구자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
해당논문 저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