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염증성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은 장관 내 비정상적인 만성 염증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원인불명의 질환으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인 질환들입니다. 염증성장질환의 발병 기전은 매우 복잡하지만, 유럽이나 북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병율이 매우 낮았던 우리나라 및 일부 아시아 국가들의 IBD 발병률이 최근 급격히 증가한 것은 질병 발달에 있어서 ‘환경적 요인(environmental factor)’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줍니다. 환경적 요인 중에서도 서구화로 인한 급격한 식습관의 변화는 강력한 잠재적 요인 중 하나로, 식품 섭취는 장내 미생물총의 조성 변화를 유도하게 되므로 이들 요인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는 염증성장질환 발생 기전과 원인을 규명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본 연구의 시작은 고지방 및 설탕음료로 특징되어지는 서구식 식이(Western diet)를 장기간 섭취한 마우스에서 심각한 장 염증을 유발됨을 발견한 것으로부터 시작이 되었으며, 이때의 염증성 장 조직에서 발현이 가장 유의하게 증가한 유전자는 Tas1r3 (Taste 1 receptor member 3) 이였습니다. TAS1R3는 영양 분자(nutrient molecules)를 감지(sensing)하는 미각 수용체(taste receptor)로 본래 맛 인지에 중추적인 역할로 알려져 있었으나, 혀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인체 내 다른 기관에서 발견이 되었고, 대표적인 기관 중 하나가 소화관(gut) 입니다. 식이 리간드에 직접적으로 반응하고, 강력하게 활성화되는 gut-expressed TAS1R3가 장 염증을 촉진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가설 아래 본 연구가 진행이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서구화된 식단을 장기간 섭취하면 건강한 장내 미생물 군집을 염증을 일으키는 병원성 박테리아들의 군집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장 염증이 유발이 됩니다. 그러나, 미각 수용체 TAS1R3의 결핍은 숙주(host)의 장 내분비세포(enteroendocrine cell) 내 PPARγ 신호 전달 경로의 발현을 조절하여 장 내강 산소의 생체 이용률을 감소시키고, 병원성 박테리아의 확장을 방지하는 항상성 경로를 유지하였습니다. 이러한 관찰은 숙주와 장내미생물군 사이의 긴밀한 상호작용(cross-talk)이 식이(diet) 유도 질병 내 핵심 메커니즘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특히 IBD에서 이러한 화학 감지 미각 수용체 TAS1R3의 역할 및 이와 관련된 메커니즘에 대한 포괄적 이해는 장 질환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전략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바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영양생리학(Nutritional Physiology) 연구실에서 신동미 교수님의 지도하에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생물정보학적 분석방법을 적극 활용하여, 다양한 분야의 생명 현상들을 규명하고 있습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는, 전사체(transcriptome), 장내공생물체(gut microbiome), 대사체(metabolome)를 통합한 종합적 오믹스(multi-omics) 분석기법을 연구에 활용하여, 1) 식이(diet)와 관련한 현대인들이 겪고있는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질병들(비만, 장 염증, 뇌 인지 장애, 불안 장애, 불임/난임)의 통합 정보를 구축하고, 더 나아가, 2) 해당 질병의 분자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병인기전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달려왔던 길고 긴 시간 동안, 희로애락의 감정들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연구를 진행해오면서 참 많이 지치기도, 힘들기도 했지만, 연구 가설과 일치되는 실험 결과가 나왔을 때 느끼는 기쁨과 희열, 이러한 결과들이 응용되어 새로운 분야에 기여될 수 있다는 큰 보람이 과학 연구자의 길을 계속 걷도록 만드는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인체는 참 복잡하고 또 신비로워서 대략적으로는 아는게 많은 듯 해도 사실 모르는 게 더 많다고 느낄 때 많습니다. 앞으로도 밝혀내야 할 부분들이 무궁무진하기에, 과학은 나날이 발전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현상을 찾아내고 규명하고, 또 새로운 질문이 이어지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현상에 대한 지적인 호기심, 연구 자체를 즐기는 마음가짐, 그리고 걸림돌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이어나가는 끈기를 가지고 있다면 좋은 연구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본 연구를 진행하면서 사용했던 taste receptor KO(knock-out) 마우스에서 예상치 못했던 phenotype이 발견되어 그에 대한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도 꽤 흥미로운 포인트들이 많아 즐겁게 임하고 있으며, 각 분야의 전문가 분들과 협업을 통해 발전시켜나가고 있습니다. 마무리 단계에 와있는데, 모쪼록 잘 마무리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다른 무엇보다, 저의 지도교수님이신 신동미 교수님께서 이 글을 보시면 무척이나 기뻐하실 것 같아 뿌듯한 마음입니다. 교수님의 제자로 성장할 수 있어 참 행복했습니다. 본 연구를 진행하면서 많은 도움을 주었던 영양생리학 연구실 동료후배들에게도 감사인사를 전달합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저를 믿어주시고 지켜봐주시는 부모님과 오빠, 언제나 변함없는 사랑과 그 마음에 늘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주신 도움 잊지 않으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늘 베풀며 더 나아가겠습니다.
#Bioinformatics
# Medicine
# Molecular_Bi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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